스포츠 경기에서는 치열하게 경쟁할수록 관중이 환호한다. 하지만 정말 큰 박수갈채를 받는 장면은 따로 있다.
넘어진 상대 선수를 일으켜 주는, 운동화 끈이 풀린 선수를 기다려주는 그런 모습이다. 페어플레이. 거기엔 인간애가 있다. 따뜻함이 있다.
남녀 관계도 그렇다. 사랑하면 다 주고 다 양보하고 다 이해할 것 같은데 이상하게 더 조급해지고 더 치사해지고 더 계산적이 된다.
30대 초반의 직장인 L씨는 남자친구가 있는데도 미팅에 나간다. 이 커플은 서로 열정적이던 첫 3개월 이후로는 관계가 제자리 걸음이다. 그런데 그녀는 왜 남친과 헤어지지 않을까? 만약을 위해서다.
그는 1년 사귀면서 검증된 사람이다. 그와 덜컥 헤어졌다가 좋은 남자를 못 만날 수도 있다. 그녀에게 남친은 일종의 보험인 셈이다. 스포츠로 말하면 그녀는 반칙을 하고 있다.
이렇게 사랑을 가장해서 더티 플레이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1. 먼저 고백했다고 무시하는 사람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먼저 사랑한다고 못난 게 아니다. 오히려 자기감정에 충실한 순수한 사람이다. 그런 사랑을 무시하고 먼저 고백했다는 이유로 받기만을 원하고 기다리게 하고 막 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2. 과거를 정리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내가 상대의 첫 남자, 첫 여자가 될 수는 없다. 나를 만나기 전에 있었던 상대의 연애사는 과거일 뿐이다. 과거를 잊기는 힘들다. 그래도 정리는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한다. 하지만 과거를 덕지덕지 달고 사는 너저분한 사람들도 있다.
3. 확신을 주지 않고 시간을 끄는 사람, 상대의 감정을 외면한 채 마냥 시간을 끄는 사람들이 있다.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하던가. 상대의 마음에 무관심한 사람, 당장 사랑에서 퇴출되어야 한다.
4. 사랑이라는 말로 강요하는 사람, 사랑은 나를 희생하는 것도 상대를 희생하는 것도 아니다. 내 방식대로 상대의 인생을 포장하는 것, 내 생각에 상대를 맞추는 것, 그것이야말로 나를 더 사랑하는 지독한 자기애이다. 그런 사람에게 상대는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도구일 뿐이다.
사랑하는 여인의 직장으로 자주 꽃을 보내는 남성이 있었다. 애인이 집으로 꽃바구니를 들고 오게 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직장으로 꽃을 보내는 이유를 물었다. “그녀의 동료들에게 그녀가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있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주변에서도 빛나는 존재가 되게 하는 것이야말로 더 크고 더 깊은 사랑이다. 사랑에도 페어플레이가 필요하다.
이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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