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영국 유학생, 워킹홀리데이 참가자, 주재원 가족 등 다양한 비자 카테고리를 거치며 영국에 장기 체류한 이들에게 가장 유용하고 확실한 영주권 취득 경로는 단연 ‘10년 거주 영주권(10-Year Long Residence)’이었다. 그러나 2026년 현재, 영국의 이민 정책은 순이민자 대폭 감축이라는 명확한 정치적 목표 아래 거대한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10년 거주 영주권 제도의 전면 폐지와 심사 기준의 극단적인 강화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불가피하게 해외에 6개월 이상 체류했던 지원자들의 거주 연속성 심사까지 맞물리면서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준비가 요구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영주권 제도의 변화 전망과 팬데믹 장기 체류 소명 방법, 그리고 최근 이민국의 심사 경향을 상세히 짚어본다.
① 10년 거주 영주권 폐지 전망과 ‘기여 기반 영주권’ 도입
최근 영국 정부(Home Office)는 현행 영주권 제도를 전면 개편하는 ‘기여 기반 영주권(Earned Settlement)’ 모델 도입을 공식적으로 추진 중이다. 2025년 백서 발간과 2026년 초 공청회를 거쳐 연내 본격 시행을 앞둔 이 제도의 핵심은 영주권을 ‘시간이 지나면 얻는 권리’에서 ‘영국 사회에 대한 기여도를 평가해 부여하는 권리’로 바꾸는 것이다.
가장 충격적인 변화는 일반 취업 비자 등의 영주권 취득 기본 요건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두 배 연장하고, 그에 따라 기존에 존재하던 별도의 ‘10년 합산 거주 영주권(Long Residence)’ 루트를 완전히 폐지한다는 점이다.
현행 10년 거주 영주권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 비자(Student Visa), 언어 연수, 졸업생 비자(Graduate Visa), 워킹홀리데이 비자(YMS) 등 그 자체로는 영주권으로 이어지지 않는 ‘비정착 목적의 단기 체류 비자’ 기간을 모두 합산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어 중고등학교 유학부터 대학 진학, 졸업생 비자, 취업 비자로 이어지는 10년의 궤적만으로 영주권 신청이 가능했다.
하지만 기여 기반 영주권 체제로 전환되면 이러한 단순 체류 비자의 합산은 더 이상 인정되지 않는다. 앞으로는 오직 ‘영주권으로 이어지는 정착 비자(Settlement Route)’에 머문 기간만이 인정되며, 지원자의 납세 기록, 높은 소득(£50,270 이상 등), 부족 직군 종사 여부 등에 따라 10년의 심사 기간이 단축되거나 범칙금, 정부 보조금 수급 이력 등에 따라 늘어나는 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과거 학생 비자나 졸업생 비자 등으로 영국에 오래 머물며 10년 요건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거주자라면, 개정안이 완전히 발효되어 법안이 소급 적용되기 전에 신속하게 신청을 마무리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②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6개월 이상 해외 체류 시 준비 방법
10년 거주 영주권을 신청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은 단연 ‘지속적 거주(Continuous Residence)’의 증명이다. 이민법 개정에 따라 출입국 규정은 시기별로 다르게 적용되는데, 영주권 심사를 준비할 때 이 기준을 정확히 숙지해야 한다.
● 2024년 4월 11일 이전의 체류 기간: 한 번 출국 시 184일(약 6개월) 이상 연속으로 영국을 비우지 않아야 하며, 10년 전체 기간을 통틀어 총 해외 체류일이 548일(18개월)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 2024년 4월 11일 이후의 체류 기간: 548일 총합 제한은 사라진 대신, 어느 12개월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그 안에서 총 180일을 초과하여 해외에 머물 수 없다는 ‘롤링(Rolling) 12개월’ 규정이 적용된다.
가장 큰 문제는 2020년~2022년 사이 팬데믹 기간에 항공편 결항, 국경 봉쇄, 자가격리 의무 등으로 본의 아니게 184일 이상 체류한 경우다. 원칙적으로 한 번에 184일 이상을 비우면 거주의 연속성이 단절된 것으로 보아 10년의 시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지만, 내무부는 전 세계적 팬데믹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심사관의 ‘재량(Discretion)’으로 예외를 허용하고 있다. 단, 심사관의 예외 인정은 “코로나 때문에 무서워서 들어오지 못했다”는 주관적 이유만으로는 절대 발동되지 않는다. 장기 체류가 본인의 의지가 아닌 불가항력적인 외부 통제 요인 때문이었음을 물샐틈없이 입증해야 한다. 다음의 증빙 서류들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 항공 및 이동 통제 증빙: 당초 6개월 이내에 영국으로 돌아가려 예약했으나 항공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항된 E-티켓 및 안내 메일.
● 공식 국가 정책 문서: 당시 한국 혹은 체류 국가가 발령한 해외 출국 금지 조치, 입국자 의무 격리 조치에 대한 보건부 공식 문서나 대사관 공지사항(영문 번역 공증 필수).
● 의료 기록: 본인이나 동거 가족이 확진되어 이동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거나,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어 장거리 비행을 금한다는 의사의 공식 소견서.
● 복귀 의지 입증: 학업이나 업무를 이어가기 위해 영국의 대학, 소속 직장, 주택 임대인 등과 주고받은 이메일 기록. (영국으로 돌아오려는 지속적인 시도와 의지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모든 서류는 날짜순으로 타임라인을 명확히 정리한 상세 사유서(Cover Letter)와 함께 제출되어야 하며,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③ 최근 영주권 심사 경향 및 주의사항 (2026년 기준)
제도의 전면 개편을 앞두고 막차를 타려는 지원자가 폭증함에 따라, 2026년 현재 영국 이민국의 심사 기조는 역사상 가장 엄격하고 무관용(Unforgiving)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첫째, 체류 자격의 틈(Gap in Lawful Leave)에 대한 철저한 검증 = 비자를 연장하거나 다른 비자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단 하루라도 이전 비자가 만료된 상태로 머무른 ‘오버스스테이(Overstay)’기록이 있다면 치명적이다. 과거에는 경미한 며칠의 차이를 유연하게 넘어가기도 했지만, 현재는 3C 조항(비자 만료 전 합법적으로 연장을 신청해 결과 대기 중인 상태)이 정확히 적용되었는지 엄격히 심사하여 단 하루의 공백이라도 발견되면 10년의 연속성을 즉시 취소시킨다.
둘째, 출입국 일수 계산의 오차 없는 디지털화 = 종이 여권에 찍힌 스탬프에 의존하던 시대는 끝났다. 영국 국경 통제 시스템이 전면 디지털화(eVisa 등)되면서 신청자의 분 단위 출입국 기록이 내무부 시스템과 정확히 교차 검증된다. 본인이 기억하는 출입국 날짜와 실제 기록이 단 하루라도 어긋나 184일 또는 548일 한도를 초과할 경우 예외 없이 거절된다. 확신이 없다면 내무부에 ‘SAR(Subject Access Request)’를 신청해 본인의 공식 출입국 기록을 사전에 발급받아 대조해 봐야 한다.
셋째, 엄격해진 성품(Good Character) 및 재정 요건 심사 = 중범죄뿐만 아니라 과속 카메라 적발, 신호 위반, 휴대폰 사용 등 반복적인 교통 법규 위반 기록도 ‘사회적 통합 및 품행 요건’ 위반으로 간주될 수 있다. 또한 국민보건서비스(NHS) 병원비 미납 기록, 세금(HMRC) 체납 여부 등 정부 기관과 연관된 모든 금융 및 신용 기록이 심사 기준에 포함된다.
넷째, 영어 능력 요구 조건의 상향 예고 = 기여 기반 영주권의 기준이 본격 적용되면 기존 CEFR B1(중급) 수준이었던 영주권 영어 요구 조건이 B2(상급, A-Level 수준)로 높아지게 된다. 현재 과도기 규정을 적용받더라도 이민국의 정책 변경 속도가 빠르므로, 가급적 미리 높은 등급의 영어 성적을 확보해 두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길이다.
결론적으로. 10년 거주 영주권은 이민국은 올해 가을부터 폐지를 고려하고 있어, 현재 완전한 폐지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폭풍 전야’의 제도다. 장기간에 걸쳐 복잡한 비자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거나 팬데믹 장기 체류라는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면, 자의적 해석에 의존해 신청을 강행하기보다는 이민법 전문기관을 통해 꼼꼼한 진단으로 모든 맹점을 완벽히 소명하고 신속하게 접수하는 것이 10년의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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