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10여 명 온·오프라인 독자 참여
치열한 예술혼과 따뜻한 인간성 나눈 감동의 시간
재영한인여성회(코윈UK, 회장 이미선)가 지난 20일 한인종합회관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소설가 김주혜 작가를 초청해 두 번째 장편소설 《밤새들의 도시(City of Night Birds)》 북토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김 작가와 코윈UK가 함께하는 두 번째 북토크로,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진행됐다. 주말 오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한인회관 현장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청중과 회원 3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으며, 온라인(Zoom)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서도 전 세계 80여 명의 독자들이 참여해 뜨거운 열기를 더했다.
이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런던의 한인 독자들을 위해 귀한 발걸음을 해준 김주혜 작가님께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세계적 거장의 반열에 오른 작가의 목소리를 통해 신작의 깊은 작품 세계를 온전히 공감하고 이해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북토크에서 김 작가는 온·오프 라인으로 참석한 독자들을 향해 “외롭고 고단한 집필의 여정을 끝까지 버티게 해주는 유일한 이정표이자 원동력이 독자”라며 깊은 감사를 표하는 것으로 대화의 문을 열었다.
데뷔작 《작은 땅의 야수들》로 러시아 최고 권위의 ‘톨스토이문학상(야스나야 폴랴나상)’을 수상한 김 작가는 이번 신작 《밤새들의 도시》를 통해 자신의 본질인 ‘예술’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펼쳐 보였다.
특히 이날 북토크에서는 “김 작가에게 있어 글이란 무엇이고 예술이란 무엇일까?”라는 온라인 관객의 깊이 있는 질문에 김 작가는 “단순한 탐미적 추구를 떠나 인간이 무엇인지를 탐구하고 표현하며 우리를 더욱 인간적으로 만드는 것이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예술의 본질적인 정의를 내렸다.
그는 이어 “문학은 인간의 진상과 이상을 제시하는 미적 표현이다. 그리고 그 내용과 형식이 하나 되었을 때 진정한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라는 확고한 신념을 밝혔다.
이러한 그의 문학관은 실제 창작 과정의 치열함과도 연결되었다. 작가에게 글을 쓰는 일은 ‘매 순간 자신의 피를 뽑아내는 것과 같은 처절한 고통이다. 작품을 탈고할 때마다 며칠씩 앓아누울 정도로 모든 영혼을 쏟아붓는다’는 고백을 통해 거장의 숭고한 장인 정신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이어 추락한 인간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으로 ‘사랑’을 꼽은 김 작가는, 실제 자신의 어머니가 보내준 조건 없는 칭찬과 헌신적인 사랑이 숱한 시련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당당한 예술가로 서게 한 버팀목이었다고 고백하여 어머니 청중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나아가 힘겨운 이민의 세월을 꿋꿋이 이겨내고 각자의 삶을 아름답게 일구어낸 재영 한인들을 향해 보낸 찬사는, 낮에는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밤이 되어서야 비로소 나만의 날개를 펴는 이 시대 모든 평범한 ‘밤새’들을 향한 가장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
행사의 대미는 디지털 매체 홍수 속 자녀 독서 교육에 대한 청중의 질문이 장식했다.
김 작가는 “백 마디 말보다 부모가 일상 속에서 먼저 책을 펼쳐 들고 읽는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유일한 정답”이라는 지혜로운 조언을 건네 장내의 깊은 공감과 박수를 이끌어냈다.
출간 즉시 《보그》, 《하퍼스 바자》 등 세계적 매체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주목받고 있는 《밤새들의 도시》 북토크는 온·오프라인 참석자들의 뜨거운 질의응답과 기념 촬영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는 어둠 속에서도 끝내 침묵하지 않고 자신만의 노래를 부르는 소설 속 밤새들처럼, 우리 역시 삶의 소음 속에서 저마다의 품위와 생명력을 지켜내기를 바라는 작가의 간절한 염원이 독자들의 가슴 깊이 스며든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기사 및 사진 제공 : 코윈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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