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참수 사건을 계기로 한국이 ‘국제테러리즘’이라는 새로운 위험에 직면하게 됐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넷판이 23일 밝혔다.
신문은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 참수 계기로 국제적 목표 재음미(Killing makes Korea review international aims)’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 주둔 연합군에 가담하는 데 따른 새로운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김선일씨 참수 사건은 국제테러리즘을 겪어 보지 못하고 역사적으로 ‘섬나라 세계관(insular worldview)’을 지녀 ‘은둔의 나라’(Hermit Kingdom)라고 불렸던 한국에게 충격과 슬픔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보호국인 미국’에 대한 충실성에 따라 이라크에 군대를 보냈다면서 이라크전 참가는 국제문제에서 더 큰 역할을 맡으려는 한국의 야망을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 건설업체들은 한국군의 이라크 파견 대가로 이라크에서 계약을 따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신문은 많은 한국민들이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과 한국 정부에 대한 미국의 압력을 비난하고 있지만 김씨 사망 이후 테러리즘에 굴복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라크 파병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정치평론가 심재훈씨의 말을 인용, “한국은 에너지 수요의 70%를 중동에서 조달하기 때문에 이 지역 안정에 전략적 이해를 갖고 있다”면서 “그동안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던 중동 문제가 마침내 우리 안방의 문제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일 한국이 ‘은둔의 나라’ 이상이 되고자 한다면 자국민들이 외국에서 테러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