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여성 의사들이 많아지면서 의사 직업의 권위와 영향력이 쇠퇴하고 있다고 영국 의료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왕립의과대학의 여성 학장이 말해 논란을 빚고 있다.
왕립의과대학의 500년 역사상 두번째 여성 학장이 된 캐럴 블랙은 영국에서 매년 배출되는 의사 중 60% 이상이 여성이며 앞으로 10년 안에 여의사가 남자 의사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랙 학장은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의 회견에서 여성들의 급속한 의사직 진출확대로 전통적으로 자부심 강한 백인 남성이 지배해오던 의사 직업의 위상이 위기에 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랙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성들이 지배했던 교직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그들은 더 이상 교직이 영향력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지 않을 것”이라면서 간호직도 같은 처지에 있다고 말했다.
물론 여성 의사들의 능력이나 기술은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많은 환자들이 여의사를 선호하지만, 여성 진출 확대로 의사직의 위상이 낮아지는 것과는 별개 문제라는 게 블랙 학장의 주장이다.
블랙 학장은 여의사의 선호과목이 “피부학이나 노인병 등이며 장시간 근무해야하는 심장병과나 소화기과는 아니다”고 말하고 장차 “심장병이나 소화기과 교수, 의학계 지도자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여의사들은 육아 부담 등으로 연구 활동과 정부위원회나 감독기구 참석, 정부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 모든 작업을 함께 해내기 어려워 결국 의사라는 직업의 위상을 약화시킨다는 것이 블랙 학장의 결론이다.
영국에서 특정 직종의 지도적 여성 인사가 여성 진출 확대의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신의학 전문의인 로버트 윈스턴경은 요즘 “영국 의과대학 졸업자의 60%가 여성인 것은 사실이나 걱정할 일은 아니며 의료계에 미친 여성의 영향력이 전적으로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다른 의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