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파산자’는 1인당 평균 6.6장의 카드를 발급받아 11.5개의 금융기관(개인 채권자 포함)으로부터 1억1101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카드 돌려막기’로 버텨왔으며 채무 변제가 불확실하다고 느낀 시점으로부터 불과 5.7개월만에 파산했다. 또 기혼 파산자의 36.6%가 이혼·별거 등 ‘가족 해체’를 경험했다. 파산자의 절반은 30세 이상 40세 미만 경제활동 인구로 20대 파산자가 늘어나는 등 파산자 연령이 낮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신문>이 2002년 5월부터 2004년 6월까지 완전 면책자를 포함, 파산자 306명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
파산 유형별로는 신청인 본인파산이 전체 파산자 중 246명(80.4%)을 차지했다. 부부파산자가 47명(15.4%), 부모와 자녀 등이 함께 파산하는 가족파산도 12명(3.9%)이나 됐다. 파산 이유는 실직·질환·사고 등으로 분류된 ‘사고형 파산’이 101명(33%)으로 가장 많았다. 사기·카드 대여·보증채무 등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한 파산이 83명(27.1%), 저소득·사업부진 등 ‘생계형 파산’이 64명(20.9%)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다단계에 관계된 파산자가 25명(8.1%)에 절반정도가 20대인 것으로 나타나 청년 고실업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령별로는 30대가 138명(45.1%)으로 가장 많았고, 40대 71명(23.2%), 20대 60명(19.6%)으로 경제활동이 왕성한 30·40대가 두꺼운 층을 이뤘다.
파산자의 과거 5년간 경력 기록에 따르면 사무직 종사자가 161명(52.6%)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1998년 10만건을 돌파한 후 봉급생활자가 파산자의 절반에 달하는 일본과 유사한 비율로 불황이 비교적 안정적인 급여 소득층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