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고등교육기관에 개설된 일본학 관련 강좌가 한국학보다 4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내 최상위권 6개 대학에 개설된 일본학 강좌의 교수 및 학생수도 한국학의 3배였다. 국제사회에 ‘한국 알리기’와 지한인맥 구축을 목표로 한국학 진흥과 문화교류사업을 벌이는 정부 ‘문화외교’의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이런 탓에 독도나 동해표기 문제 등 한일 간 분쟁 발생 때 국제사회 여론 주도층이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3일 한국국제교류재단(Korea Foundation·KF)에 따르면 2004년 말 기준으로 외국의 초급대학 이상 고등교육기관에 개설된 한국어(학) 강좌는 미국 121곳을 비롯해 60개국 661개 대학이었다. 반면 일본어(학) 강좌는 103개국 2341개 대학에 개설돼 있다. 또 일본은 독립법인인 ‘일본국제교류기금(Japan Foundation·JF)’을 통해 이들 강좌 지원비로 KF(37억여원)보다 14배나 많은 연간 530억여원을 투입, 국제사회에 일본 언어와 역사, 문화를 알리고 있다.
KF는 해외 한국학·한국어 진흥과 지한 인맥 구축을 위해 1993년 외무부(현 외교통상부) 산하 비정부 특수법인으로 설립됐다. 특히 미국 대학순위 1위인 하버드대의 일본학 교수진(강사·초빙교수 포함)은 30명, 학생수(석·박사과정 포함)는 170명으로 한국학 교수진(3명)과 학생수(64명)에 비해 각각 10배와 3배 정도 많았다. 미국의 최상위권 6개 대학에 개설된 일본학 과정 교수진과 학생수는 한국의 3배 이상이었다.
KF 관계자는 “개설강좌 수가 일본학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경우 학생수 부족과 운영 계획 미비로 한때 3년간 한국학 강좌가 중단되는 등 실질적 강좌 지원내용은 일본과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 세계 학자가 참석하는 ‘전미 아시아협회(AAS) 연례 학술대회’(1995∼2004년)에서 다뤄진 사안도 일본 관련(JF지원)은 모두 428차례로 한국 관련(KF지원·91차례)보다 4배가량 많았다.
동북아시대위원회 문정인 위원장은 “일본은 지일인맥 구축과 자국 논리 전파를 위해 국제교류사업에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며 “우리도 한국 알리기와 지한파 육성을 위해 치밀한 대책과 효과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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