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현금 부자’는 1인당 평균 23억원을 보유하고 있고, `자산 부자’는 50억원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1일 월간 경제지 이코노플러스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의 40평 이상 보유자 5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46억8천만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부자’ 호칭을 들을만 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금액은 부동산·주식·저축 등을 합친 자산이다.
부자에 대한 이 같은 생각은 은행권의 10억원 이상 예치고객 현황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동아일보는 이날 국회 정무위 오제세(열린우리당) 의원이 국내에서 영업중인 14개 은행으로부터 보고 받아 집계한 데이터를 토대로, 한국의 현금 부자는 주로 강남권에 거주하면서 현금으로 23억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은행에 10억 원 이상의 돈을 넣어 둔 ‘현금 부자’는 전국적으로 1만2758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은행에 예치한 돈은 29조6671억 원으로 1인당 평균 23억2537만 원꼴이다.
통상적으로 부자들이 자산 포트폴리오 중 20% 이상을 현금성 자산으로 운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1인당 자산은 1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은행 장경훈 프라이빗뱅킹(PB) 영업추진팀장은 “부자들은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대체로 부동산 주식 채권 등에 분산 투자한다”며 “한 은행에 10억 원 이상 맡긴 부자의 총재산은 이보다 5배 정도 많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지역에 부자가 많을 것이라는 추정은 사실로 확인됐다. 전국 현금 부자의 31.9%는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에 살며 이들이 맡긴 돈은 전체의 34.1%였다.
통계청의 200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토대로 ‘부자 밀도’를 산출한 결과 인구 1만 명당 10억 원 이상 현금 부자는 서울이 8.3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구별로는 강남구 41.0명, 서초구 36.1명이었으며 강남권 외에는 중구(29.9명) 종로구(28.3명) 용산구(23.7명) 등 전통의 강북 부촌지역에 부자가 많이 살고 있다.
지방에서는 △부산 2.3명 △경기 2.1명 △대구 2.0명 △대전 1.8명 순으로 부자 밀도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