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사진)가 자신의 이라크전 참전 결정에 대해 하느님이 심판할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참전 희생자 부모 및 야당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블레어는 지난 3일 한 TV프로그램에 출연, 이라크전 참전 결정에 대해 신이 심판할 것이며 이라크 침략 결정을 내릴 때 신에게 기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난 2004년 아들이 바스라에서 전사한 로즈 젠틀은 “어떻게 블레어가 하느님을 믿는다고 할 수 있나”라며 “진정한 크리스천이라면 이 전쟁에 반대할 것이며 나는 그의 말에 정말로 역겨움을 느꼈다”고 밝혔다.
또다른 전사자의 아버지인 레그 키즈도, 블레어가 전체적인 전략실패의 도피수단으로 하느님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키즈는 특히 블레어의 말을 듣고는 지난해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도록 하느님이 계시했다는 말을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제2 야당인 자유민주당 당수인 멘지스 캠벨도 참전을 믿음에 따른 행동이라고 할 수 없고 사회적 중대성에 비춰볼 때 법적인 분석과 엄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군사행동에 관한 취지 설명도 결점 투성이라고 지적했다.
자유민주당의 에반 해리스 의원도 “특별히 종교적 민감성이 있는 중동지역 문제를 놓고 총리가 초자연적인 존재로부터 인도됐다고 한 것은 천박하고 경악할만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블레어의 측근들은, 이라크전 개시와 관련한 TV 회견에서 블레어가 “신의 축복이 함께 하길”이라는 구절을 쓰지 말도록 조언하는 등 하느님에 대한 언급을 피하도록 충고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