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는 경제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영국의 주택가격이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집과 같은 실물자산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는 상식이 어긋나고 있는 것이다.
금리를 올려도 영국 집값이 상승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수요와 공급 사이의 불균형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란은행(BoE)이 지난 8월 3일 대출기준 금리를 4.75%로 인상한 뒤 영국의 평균 수준의 주택값은 2.3% 상승했다.
금리를 올리면 기회비용과 대출이자 부담이 늘어 집값은 하락하기 마련이지만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금리를 더 올려도 이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런던 소재 어니스트 앤 영 ITEM 클럽의 이코노미스트, 피터 스펜서는 “5.5%의 금리는 경기를 둔화시키기에 충분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아니다”며 “부동산 시장은 상승세가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이 금리와 집값이 같이 움직이는 것은 주택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1989~2005년 사이 영국의 주택공급량은 연 평균 14만8000가구로 영국 정부가 추정한 연 평균 수요(20만9000가구)에 크게 못 미쳤다.
공급량이 가장 많았던 2003년(20만3000가구)에 조차 연 평균 수요를 밑돌았다. 영국 정부는 오는 2026년까지 연 평균 20만9000가구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 규제로 영국 전역의 주택공급은 감소한 반면 6000만 영국인들은 금리 부담은 늘었지만 집을 찾아 헤매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04년 8월 이후 주택 재고는 11.2% 줄었다.
런던 소재 스탠다드 챠터드의 이코노미스트, 가빈 레드냅은 “주택공급이 늘지 않았으나 수요는 증가했다”며 “이것이 미국과 달리 영국 주택시장이 지탱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