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0년 동안 한국의 기온 상승이 세계 평균보다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온난화 속도도 지구 평균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만기 기상청장은 8일 브리핑을 갖고 지구 온난화로 인한 최근 한국의 기후변화 분석과 이에 대한 대책을 밝혔다. 이 청장은 “올해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평년의 12.4도보다 0.5도 이상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열대야와 집중호우, 심각한 가뭄, 황사 빈발 등 이상기온현상이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올여름은 지금까지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됐던 1998년보다 더 더울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청장은 브리핑에서 “영국 기상청은 올해가 세계적으로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며 “세계 평균기온은 평년기온인 14도보다 0.54도 이상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겨울철 한파는 감소하고 대설 피해는 증가할 것”이라며 “올 겨울은 80년 전에 비해 약 한달 짧아졌고, 2030~2040년대에 가면 15일 더 짧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황사발생 일수는 서울의 경우 1980년대 3.9일, 90년대 7.7일, 2000년 이후 12.8일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그 강도도 세져 봄철 황사 피해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또 하루 80㎜ 이상 집중호우 발생빈도가 50년 전(1954~1963년) 연평균 23.5일에서 1995~1996년에는 36.7일로 1.7배 증가했다며 여름철 열대야 일수는 1920년대 2.3일에서 2000년 이후 9.4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는 가뭄이 심각해질 가능성은 높지만 서리 및 냉해 피해는 감소할 수 있다”며 “서리 발생일수는 80년 전에 비해 20일가량 줄었다”고 덧붙였다.
이청장은 이같은 이상 기상현상의 근거로 ▲겨울철 한파 감소 및 대설 강도 확대 ▲봄철 황사 빈발과 가뭄 가능성 증가 ▲여름철 집중호우 강도 심화와 열대야 등 폭염 발생 증가 ▲가을철 초대형 태풍 피해 가능성 증가와 서리 및 냉해 감소 등을 제시했다.
이 같은 기후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재해비용도 폭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최근 10년간(1996∼2005년) 세계 자연재해 피해액은 1960년대에 비해 557% 증가한데 비해 같은 기간 한국의 자연재해 피해액은 1조670억 원에서 18조1814억 원으로 1603% 증가해 세계 평균보다 3배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청장은 “온난화가 가져올 기후변화에 대비해 중장기적으로 한반도 입체 관측 시스템을 구축하고 집중호우 등에 대한 예측 능력을 높이는 한편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 작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날 ‘우리나라 최근 10년 기후 특성’도 발표했다. 최근 10년동안(1996~2005년) 우리나라 15개 지점 평균기온은 14.1도로 평년(1971~2000년) 대비 0.6도 상승했으며, 봄과 겨울의 평균기온이 0.7도로 상승폭이 가장 컸다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15개 지점 평균 연 강수량은 최근 10년동안 1458.7㎜로 평년 대비 약 10% 증가했고, 여름의 평균 연 강수량은 18%로 증가폭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교기간 가운데 1996~2000년이 중복돼 정확성에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평균기온과 평균 연 강수량이 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