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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등록금 벌려고 외국 나가는 모정
코리안위클리  2007/09/27, 04:45:53   

지난 2일 오후 홍콩의 카노사(Canossa)병원에서 한국인 윤모(31)씨가 건강한 딸 아이를 낳았다.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윤씨 옆에서 중년의 한국 여성이 미역국이 담긴 보온병을 손에 쥔 채 “순산이야, 공주님이네!”를 연발하며 기뻐했다. 땀에 절은 윤씨가 “한국에서 여기까지 오신 ‘아주머니’ 덕분”이라며 고마워했다. ‘아주머니’ 김모(48)씨는 윤씨 시어머니도 친정어머니도 아니다. 서울YWCA 소개로 산후조리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산후조리사다. “큰 딸 대학원 등록금과 아들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추석을 앞두고 비행기를 타고 홍콩까지 날아왔다.

1년에 1000만원이 넘나드는 자녀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산후조리사 자격으로 해외에 나가는 40~50대 어머니가 늘고 있다. ‘소 팔아 등록금을 댄다’는 우골탑에 빗대어 나이든 어머니가 학비를 벌기 위해 파출부와 식당 종업원 등의 일을 한다는 ‘모골탑’이란 말도 나왔지만 이제 ‘기러기 모골탑’이란 말까지 생기게 됐다.
추석을 나흘 앞둔 21일에도 김씨는 윤씨 집에서 아기와 산모를 돌봤다. 아기 분유를 타 먹이고 트림도 시키며 목욕물 온도를 정확하게 맞춰 아기 목욕도 시킨다. 산모 젖이 잘 나오게 미역국도 끓이고 산모 가슴 마사지도 틈틈이 한다.
김씨는 지난 2003년부터 서울YWCA에서 산후조리사 과정을 이수하고 국내에서 신생아 돌보는 일을 시작했다. 남편이 회사에 다녀서 어려운 형편은 아니었지만 당시 큰 딸 대학 등록금과 고등학생 아들 과외비 부담을 견딜 수 없었다.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 9시간씩 한 달 꼬박 아기를 돌봤지만 수입은 90여만원. 대학 등록금과 사교육비를 대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김씨는 결국 2005년 해외로 눈을 돌렸다. 한국식으로 산후 조리를 원하는 해외 교포나 유학·주재원으로 외국에 나가 있는 산모를 위해 ‘돌봄 노동’을 하면 수입이 더 짭짤하기 때문이다.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3개월 정도 일하는 게 보통인데, 2주에 한 번 쉬고 거의 매일 아기는 물론 산모까지 돌보는 등 일은 고되지만 한달 260만~290만원 목돈을 만진다. 두 달만 해도 한 학기 등록금을 벌고도 남는다.
지금까지 미국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 LA 등에서 산후조리 일을 해 온 김씨는 “외국에 있는 한인 산모들은 지역 한인 모임에서 교포나 조선족 아줌마를 소개 받아 산후 조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제대로 미역국을 끓일 줄 알고 우리 식으로 아기 트림과 목욕도 시키는 진짜 한국 아줌마가 선호된다”고 말했다.
산후조리사 자격증에 정기적으로 병역 검사까지 받는 ‘토박이 산후조리사’가 외국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라고 한다. 김씨는 “큰 딸 대학원 학비와 아들 등록금을 벌고, 노후대책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해외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산후조리사 신모(48)씨도 지난 2005년부터 서울YWCA를 통해 해외에서 아기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첫째 아들 대학 등록금과 현재 고1인 둘째 아들의 과외비를 벌기 위해서다. 신씨는 “작은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 월급만으로는 한 달에 60만원 정도 들어가는 둘째 과외비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씨는 “미국은 물론 독일, 영국 등 유럽에 있는 한인들도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자식들이 모두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이 일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YWCA 여성능력개발부 고혜승 차장은 “1994년 처음 해외로 산후조리사를 파견했는데 당시만 해도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신청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자녀 교육비 때문에 가는 분들이 더 많다”고 밝혔다. 고 차장은 “지난해부터는 워낙 많이 신청을 해서 면접을 강화했지만 신청 인원은 계속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YWCA를 통하지 않고 일반 산후조리원이나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 해외로 가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YWCA 집계에 따르면, 해외 산후조리사 파견 건수는 2004년 60건에서, 2005년 89건, 2006년 171건으로 꾸준히 늘었고 올해 8월말까지만 198건이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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