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고등학생들의 성적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을 보이면서 대학들이 학생 선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4일 보도했다.
영국 고등학교 졸업생 가운데 대학진학시험(A-levels)에서 A학점을 받는 학생수는 26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응시생의 10% 이상이 전과목 ‘스트레이트 A’를 받고, 4명 중 1명은 적어도 한 과목 이상에서 A학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졸업자격시험에 낙제하는 학생은 3% 이하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학생들의 성적이 대폭 향상되자 대학들은 고민에 빠졌다.
너나할 것 없이 학점이 좋다 보니 정말 우수한 학생을 가려내기가 오히려 힘들어진 것이다.
전과목 A학점을 받고도 올해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 대학에 낙방한 학생이 1만 2천명이나 된다는 사실은 이 같은 상황을 잘 보여준다.
게다가 대학 입학처 관계자의 60%는 현행 대학진학시험이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워주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내달부터는 학생들의 사고력 진작과 변별력 확보를 위해 난이도 높은 주관식 문제와 A+학점제가 도입될 예정이지만 일부 대학은 국제 바칼로레아 제도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국제 바칼로레아란 전세계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국제학위 과정으로, 상당수 교육 관계자들은 이 제도가 보다 광범위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빌 라멜 혁신·대학·기술부 고등교육 담당 차관은 “현행 대학진학시험은 여전히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제도”라면서 “이 제도가 쓸모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금까지 이에 맞춰 공부해왔던 학생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