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4일 기준금리를 3%에서 57년래 최저인 2%로 인하했다. BOE는 영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깊은 침체로 향하고 있다는 진단에 따라 지난달 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이달에 다시 1% 포인트 인하함으로써 잇따라 공격적인 금리 인하 정책을 취했다. 2.0%의 금리는 1951년 11월 이래 최저 수준이다. BOE는 성명에서 “기업 환경이 훨씬 더 악화됐고, 경기 하락이 속도를 더하고 있다”며 “소비 지출과 기업 투자가 정체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금리 발표를 앞두고 영국 경제 상황의 악화를 시사하는 악성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됐다. 영국 최대 모기지 업체인 핼리 팩스는 11월 주택 가격이 2.6% 하락했다고 4일 발표했다. 이 같은 하락폭은 1990년대 주택 시장 붕괴 이래 월간 하락폭으로는 최대치다. 영국의 주택 가격은 연율 14.9%까지 급락한 상태다. 자동차제조자 딜러협회는 11월 신차 판매가 무려 36.8%나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것은 거의 30년 만에 최악의 폭락세다. 영국 정부는 내년 경제 성장이 1% 이상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경기 악화에 따라 앞으로 수개월 동안 금리가 더 떨어져 1%나 제로까지 갈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회계·컨설팅업체 언스트 앤드 영 아이템 클럽의 경제학자 헤탈 메타는 이번 인하는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처방”이라며 환영했다. 영국산업연맹(CBI)은 은행들이 기업과 다른 고객들에게 금리 인하의 혜택을 전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