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화 폭락으로 런던에 값싼 고급제품을 사려는 외국인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지가 24일 보도했다.
살인적인 고물가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시 가운데 하나라는 명성은 파운드화 폭락으로 이제 옛 얘기가 됐다는 것이다.
독일인들은 독일제 포르쉐 자동차를 사기 위해 몰려들고 있고, 이집트인들은 주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중동인들은 해롯 백화점에서 상대적으로 값이 크게 내린 사치품들을 사들이고 있다.
애스턴 마틴 DBS 스포츠카를 영국에서 사면 유럽대륙에서 살 때보다 6만유로(약 1억700만원)이나 더 싸다.
핸들이 왼쪽에 달린 대륙식 독일제 포르쉐 자동차를 런던에서 사서 도버해협을 건너 다시 독일로 되가져가도 독일에서 살 때보다 더 싸다.
런던 수입차 판매업체인 임포트 마크의 라지 베디 이사는 “독일인들은 우리에게서 독일제 차를 사서 독일로 되돌아가는데, 이게 더 싸게 먹힌다”면서 “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런던의 고급차 딜러 HR 오웬도 파운드화가 급락한 이후 지난 3개월간 외국인들의 고급차 매수가 급속히 늘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영국에서 낸 부가세 환급을 대행해주는 글로벌 리펀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국인들의 영국내 쇼핑 금액이 전년동월비 55% 증가했다.
중동지역 관광객들의 쇼핑액수가 1년사이 배 가까이 늘어난 93% 증가세를 기록하며 전체 외국인 쇼핑금액의 45%를 차지했다.
중국 관광객들은 지출이 146% 폭증하면서 그 뒤를 이었다.
런던의 부동산도 가격이 급락하면서 해외에서 입질이 늘고 있다.
파운드당 엔화 값이 2007년 9월에 비해 배로 뛰면서 일본인들은 300만파운드짜리 집을 지금은 그 절반 값에 살 수 있게 됐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