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사회에 충격을 준 ‘13세 아빠’ 알피에 패튼의 보도를 둘러싸고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의 선정성이 다시 비판을 받고 있다.
영국 내 발행부수 1위인 신문 더 선은 지난 13일자 지면에서 13세 알피에와 15세 챈들러 스테드먼이 딸을 낳았다며 아직 앳된 표정의 10대 소년 알피에와 신생아가 함께 있는 사진을 실었다.
더 선은 알피에와 신생아의 사진, 동영상을 게재하는 조건으로 알피에의 가족에게 최대 2만5천파운드(약 5천만원)를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의 기자는 9일 이스트본 병원에서 신생아가 태어난 직후 병원을 방문해 사진을 찍었다.
그 후 최소한 15개 TV 방송사들이 10대 아빠 알피에와 신생아 딸의 사연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독점 촬영하기 위해 피 튀기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방송사는 촬영권을 따내기 위해 8만파운드 정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식통들은 알피에의 사연을 특종 보도한 더 선이 당초 이메일을 통해 제안한 2만5천파운드 계약금 약속을 깨고 현재 1만파운드만 주겠다고 가격을 낮춰 가족과 분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알피에의 아버지 데니스는 13일 유명한 홍보전문가 맥스 클리퍼드를 고용해 본격적으로 언론사와 돈 협상을 벌이고 있어 아들를 이용해 돈벌이를 한다는 비난에 휘말려 있는 상황이다.
클리퍼드는 “멀리 호주의 언론을 비롯해 전 세계 언론들이 알피에의 사연을 취재하기 위해 몰려들자 데니스가 나에게 문의를 해왔다”며 “신문이 돈을 번다면 이야기 주인공인 당사자도 그 돈의 일부를 벌어야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알피에가 자신의 이야기를 판매함으로써 최대 50만파운드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보회사를 운영하는 필 홀은 “앞으로 신생아가 돌이 됐을 때, 학교에 처음 입학할 때 등 언론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이야기들이 많다”며 “10대 커플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최대 50만파운드는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스펙테이터의 기자 수전 힐은 “언론이 최소한의 양심, 공중의식, 도덕성을 갖고 있다면 그런 이야기들을 돈 주고 사지는 않을 것”이라고 개탄하며 선정적 이야기를 독점 보도하기 위해 거액을 지불하는 타블로이드 신문의 ‘체크북 저널리즘’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