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도 경기 불황에 기업이 정규직 채용을 회피하면서 비정규직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영국 국가통계청(ONS)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정규직은 2147만명으로 지난해보다 59만5000명이 줄어든 반면 비정규직은 51만명이 늘어나 753만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92만7000명은 정규직을 희망하지만 정규직 자리를 구할 수 없어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38% 늘어난 수치다. 이같은 상황은 기업들이 경기불황을 이겨나가기 위한 방법 가운데 하나로 감원 하는 대신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주요 기업들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휴가를 연장하기를 권하고 있다. 이달 초 영국 최대 통신업체인 브리티시텔레컴(BT)은 만여명의 직원들에게 75% 임금삭감안을 받아들일 경우 최대 1년의 휴가를 제공하기로 했다. 브리티시항공 역시 직원들에게 일정기간동안 비정규직으로 일하거나 무급으로 일할 것을 요청했다. 뿐만 아니라 혼다, 포드, JCB 등의 제조업체들도 직원들에게 근무시간을 줄이도록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더 많은 기업들이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직원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경제경영센터(CEBR)의 벤자민 윌리엄슨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고용주들이 경기침체를 이겨내기 위해 능력있는 직원들을 내보내면 추후 경기가 회복됐을 때 인력부족에 시달린다는 것을 이전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임금삭감은 향후 소비지출을 줄이면서 경제회복을 더디게 만들 것”이며 “모기지 대출을 안고있는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