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중앙은행(BOE)이 경기침체 이후 유동성 확대를 위해 펼쳐온 양적 완화 정책을 중단키로 했다. BOE는 4일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경기 부양을 위한 양적 완화 정책을 더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지난해 3월이후 유지해온 기준금리 0.5%를 11개월 연속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BOE는 지난해 3월부터 모두 2천억 파운드의 돈을 찍어 시중 은행으로부터 정부 채권을 구입하거나 대기업의 채권을 구입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자금을 경기부양에 쏟아부어 왔다. 영국중앙은행은 “이미 2천억 파운드를 투입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유동성 공급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돈의 흐름을 정밀 모니터해 추가 유동성 공급이 필요할 경우 돈을 풀겠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는 최근 치솟고 있는 물가에 대한 우려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의 제이슨 심슨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이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히 높게 나타나면서 시중에 자금을 더 풀 경우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2.9%로 상승했으며 1월에는 3%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 6분기 연속 침체를 거듭하다가 지난해 4분기에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이 0.1% 성장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성장률이 미미하고 1월에 한파로 산업활동이 위축돼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태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기준금리가 상반기에는 0.5%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