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화려한 조명 아래 흥미로운 이야기가 여수에서 펼쳐진다. 바로 오는 12일부터 약 3개월간 열릴 2012여수세계박람회(이하 여수엑스포)다.
여수엑스포는 올해 주목할 만한 세계적 이벤트로 이미 관심대상이었다. 여행자들의 '바이블'로 꼽히는 세계적 여행안내서 '론리플래닛'은 여수엑스포 관람을 '2012년 꼭 해야 할 일'로 꼽았다. 미국 CNN 문화여행 프로그램인 'CNNgo'는 올해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여수엑스포를 들었다.
세계 104개국이 참가해 꾸민 국제관과 국내 최대 아쿠아리움, 세계에서 가장 큰 소리를 내는 파이프오르간 등 80여 개 특화시설들이 바다와 관련된 전시를 선보인다. 화려한 공연 역시 엑스포기간 매일 90여 회, 총 8,000여 회나 진행된다. 여수엑스포조직위원회는 엑스포 기간 외국인 55만 명을 포함해 약 800만 명이 엑스포를 관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88서울올림픽, 2002한ㆍ일월드컵에 이어 세계의 눈과 귀가 다시 한국 여수를 향하고 있다.
여수엑스포의 모든 시설을 둘러보려면 하루, 이틀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제대로 즐길 계획이라면 우선순위를 정해 장기간에 걸쳐 관람계획을 세우는 것이 효과적이다.
여수엑스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주요 특화시설들이다. 빅오 쇼, 스카이타워, 디지털갤러리, 아쿠아리움 등인데 일단 빼놓지 말아야 할 것들이다.
이 중에서도 빅오 쇼가 특별하다. 이는 현란한 멀티미디어 쇼다. 여수엑스포의 상징적 조형물인 디오(The O)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디오는 지름 47m 규모의 대형 원형구조물이다.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테두리에서 조명, 레이저, 화염, 물 등이 뿜어져 나온다. 동시에 테두리가 회전하기도 한다. 원형구조물 안쪽으로 물을 뿜어 거대한 워터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프로젝터를 쏘면 마치 홀로그램처럼 입체적인 영상이 만들어진다. 소녀가 날아다니고 배가 떠다니는 등 영상이 화려하다. 디오 주변 물속에 설치된 초대형 분수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유명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호텔 분수 쇼 못지않게 웅장하다. 디오를 포함한 모든 공연을 합친 것이 바로 빅오 쇼다. 조직위원회가 여수엑스포에서 가장 공들인 콘텐츠다.
디오는 세계적 무대미술가인 영국의 마크 피셔가 설계했다. 쇼의 기획과 연출은 프랑스월드컵 개·폐막식과 에펠탑 뉴미디어쇼 등을 연출한 ECA2사가 맡았다. 빅오 쇼는 엑스포기간 매일 밤 9시부터 시작된다. 디오를 배경으로 한 해상무대에서는 매일 다양한 공연이 진행된다. 특히 창작공연 '바다의 소녀'는 수중 연출, 무술, 현대무용, 뮤지컬요소가 고루 갖추어진 초대형 창작극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 것으로 보인다. 고요한 어촌마을에 혼란이 일어나 마을 사람들이 타락의 길에 접어들지만 한 소녀의 사랑으로 결국 평화를 되찾는다는 내용이다. 무대가 물속에 가라앉았다, 떠올랐다 한다. 마치 바다에서 공연하는 것처럼 보인다.
67m 높이의 스카이타워도 흥미롭다. 쓸모 없는 시멘트 저장고를 이용해 만든 전망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엑스포장은 물론 오동도와 여수 앞 바다가 이곳에서 다 보인다. 외벽에 설치된 파이프오르간이 볼거리다. 월드기네스가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큰 소리를 내는 파이프 오르간'이다. 소리가 6km 밖에서도 들린단다. 엑스포기간 타워 광장에서 연주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디지털갤러리는 첨단 IT 기술을 보여주는 시설이다. 두 개의 국제관 건물을 연결하는 천장에 가로 218m, 세로 30m 규모로 설치된 거대한 LED화면이다. 이것 만드는데 60인치 LED TV 6,324대가 들어갔다. 여기에 다양한 바다생물과 심청전 등의 영상이 상영된다. 압도적 규모 때문에 영상이 실감난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관람객이 직접 사진을 전송할 수 있는 것도 재미있다. 줄 서지 않고 걸어가며 이용할 수 있어 관람객들이 좋아할만하다.
아쿠아리움은 여수엑스포 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지난 5일 여수 일대 지역 주민들을 초청해 진행한 예행연습에서 예약률 1위를 기록했던 곳이다. 서울 63씨월드보다 6배, 코엑스 아쿠아리움보다 3배나 큰 규모다.
3,000톤 규모의 돔형 수조와 원통형 수조는 아시아 최대다. 수조 안에 관람객이 걸을 수 있는 터널도 있다. 아쿠아리움에는 약 280여종, 총 3만3,000마리의 해양생물이 전시되는데 러시아에서 들여와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흰고래 '벨루가' 3마리는 벌써부터 관심대상이다. 4m이상 자라며 물방울 고리 만들기 등을 할 수 있단다.
전시관 중에는 특히주제관, 한국관은 들러볼 만하다. 주제관은 세계 최초로 바다 위에 설치된 전시관이다. 남극기지, 우즈홀 해양연구소 등의 연구활동 모습, 팔라우, 골드코스트, 산토리니 등 5대양 연안의 아름다운 풍경 등을 영상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해양포유류인 듀공을 앞세워 디지털 영상과 공연을 결합해 보여주는 하이퍼미디어쇼가 아주 볼만하다.
한국관에는 높이 15m, 지름 30m, 둘레 95m의 세계 최대 규모의 반구형 돔 스크린이 설치된다. 이를 통해 산호와 해초, 고래와 가오리, 물고기 떼 군무 등 깊은 바다 속 광경이 생생하게 연출된다. 한국 바다의 역사와 무녀의 연기,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강강술래 퍼포먼스도 진행된다. 한국관 역시 세계 최초로 탄소 배출 없는 수소 전지 시스템을 적용한 친환경 건축물이다. 외관은 태극 문양과 전통 창호 무늬로 장식했다.
이 외에 해양문명도시관은 실제 크기의 난파선을 전시했다. 기후환경관은 남극 환경을 체험하는 공간이 이색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