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증명서' 이색 혼수품으로 부상
서른 두 살의 늦은 나이에 결혼에 골인한 여자 회사원 서 모 씨. 깨가 쏟아져도 모자랄 판에 수심이 얼굴에 가득하더니 두 달도 못돼 지난 10월 이혼을 결정해야 했다.
동정을 지켜온 신랑과 ‘밤 일’의 즐거움을 잔뜩 기대했던 서 씨. 하지만 신랑은 매번 본격적인 운동도 못해 보고 ‘하산’했다. 청천벽력. 결혼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제2의 인생을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남성의 성기능 때문에 발생하는 파경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남성증명서’가 유행처럼 번졌던 종합건강진단서를 밀어내고 새로운 이색 혼수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위 사람은 본원에서 실시한 남성 건강검진을 거친 건강한 남성임을 증명한다’는 내용이 곁들여진 증명서는 신부를 녹초가 되도록 즐겁게 해 줄 수 있다는 보증문서.
올 가을 결혼시즌을 맞아 서울 강남 일대의 비뇨기과를 중심으로 시작된 남성증명서 발급은 신세대 여성들의 인기를 얻으며 강을 넘어 강북으로, 수도권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남성 증명서를 획득하기 위해선 세 가지 검사를 필수적으로 통과해야 한다.
첫째 관문은 성기능. 발기력과 조루 여부와 남성 호르몬 수치 검사. 발기력은 팽창도ㆍ강직도ㆍ지속도를 체크한다. 평상 시보다 70% 이상 굵어져야 하고 딱딱한 막대를 100으로 봤을 때 70%보다 높아야 하며 최소 5분 동안 발기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조루 여부는 감각 정도를 판단하는 음경 진동각검사로 테스트한다.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수치는 2.36ng/㎖ 이상이어야 한다.
둘째 관문은 생식 능력. 정액의 양은 티스푼 한 개 정도인 3~5㏄. 1㏄당 정자 수는 3000만 마리를 넘겨야 한다. 이 가운데 운동성 있는 정자가 최소 30% 이상이어야 한다. 이 외에 음낭 좌측에 혈관이 뭉쳐져 있는 정계정맥류의 경우 30% 정도가 불임 환자이므로 이런 증상도 없어야 한다.
마지막 관문은 성병 유무. 요도염 전립선염 매독은 물론 에이즈항체 검사까지 망라해 아무리 기능이 좋아도 혼전 무분별한 성관계를 가진 남성은 탈락한다.
지난 9월 증명서 발급을 시작한 강남J비뇨기과의 박천진 원장은 “여성의 요구에 따라 병원에 오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을 보고 달라진 세태를 절감한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여성은 성을 당당히 누릴 대상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남성들도 건강한 성기능을 여성에 대한 기본 에티켓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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