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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우중 대우회장 회견기
2002.12.26, 22:33:40   김용옥 추천수 : 0  |  조회수 : 2196
<도올기자가 만난 사람>`大宇진실`시간이 밝혀줄것

도올 김용옥, 김우중  최초인터뷰

나는 최근에 김우중 회장을 만났다. 왜 만났냐구?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그냥 만난 것이다. 그냥 서로 보고 싶어서 만난 것이다. 우리는 친구다. 약간의 나이 차이는 있지만 서로를 존경하고 서로를 아끼는 친구다. 친구가 곤경에 빠져있을 때, 그 친구를 도울 수만 있다면 도움의 손길을 뻗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김우중은 매우 외로운 사람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아무 전제없이, 날 한번 만나고 싶다는 전갈이 왔다. 난 홀로 보따리를 주섬주섬 챙겨서 동남아 지역의 한 국가 수도로 갔다. 내가 그를 만난 곳은 그 도시 동북쪽의 농촌지역에 자리잡은 별장식 저택이었다. 호수를 끼고 있는 저택은 아담해 보였다. 나는 그 도시의 국제공항에서 그곳으로 차를 몰고 가면서 여러 가지 상상을 했다. 김우중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건강은 괜찮은가?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고 외쳐대는 건장한 인간일까? 그렇지 않으면 염세에 빠져버린 초라한 객손일까? 그는 과연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차에서 내리자마자 나를 반기기 위해 현관을 맨발로 걸어 내려온 허이연 머리의 그를 꽉 껴안았을 때 나의 두 눈엔 왈칵 눈물이 솟아올랐다. 아무런 이유도 없었다. 왠지 나의 품에 안긴 그의 모습이 너무도 초라하게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왕년에 징기스칸이라고 자부하던 김우중 나는 그에게 도올서원에서 강의를 요청한 적이 있다.

그는 도올서원 재생들을 향해, 몽고의 사막에서 태어난 테무진이 병마로써 인류역사상 가장 큰 세계대제국을 건설했다고 한다면, 조선반도에서 태어난 김우중은 순수히 비즈니스를 통해 그 이상의 족적을 이 지구상에 남기고 있다고 호언했다. 그러한 표현이 낡아빠진 제국주의의 병폐를 답습한 것에 불과하다는 재생의 공격에 대해, 대우의 세계경영은 징기스칸의 일방적·무력적 제국주의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것이며 그것은 세계 모든 나라들의 실리와 자존을 존중하는 평화공존의 길이며, 기존의 서방의 어떠한 다국적기업과도 차별성을 갖는 새로운 모델이라고 디펜스를 펼쳤다.

대우의 세계경영이야말로 세계인의 존경을 받는 우리 민족의 미래라고 자신있게 외쳤다. 대우는 해체되기 직전인 1998년 말 기준으로 국내 40개 계열사와 396개의 해외현지법인을 거느린 초국적기업으로 당시 개도국의 다국적 기업 가운데 해외자산을 가장 많이 가진 회사였다. 18조 3천억원의 자본총계와 83조 8천억원의 자산, 62조 8천억원의 국내매출을 기록한 굴지의 대기업집단이었다. 그 대기업을 호령하던 김우중이 이제 외국 도시 교외의 어느 저택에 기탁한 떠돌이 나그네 신세가 되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그 모습 자체가 나에게는 우리 삶의 상전벽해의 무상함을 절감케 했던 것이다.

우선 기대했던 것보다는 건강이 그렇게 나쁘게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유난히 몸이 수척해 보였다.
“장유착증세가 있어 수술을 한번 받기는 했지만 지금은 그런 대로 견딜 만해요. 73킬로였는데 지금은 63킬로밖에 안 나가요. 허리도 29로 입어요.”
그러면서 그는 요즈음 중국차에 맛을 들였다고 했다.
“대만에 날 좋아하는 왕회장이 한 분 계신데, 그 분이 그렇게 차를 보내줘요. 그래서 그 분 말씀대로 차를 달여 먹는데 차향 속에서 오묘한 그 무엇이 느껴지더라구요.”

그와 함께 여러 번 여행을 해보았지만 그의 입에서 차향의 오묘함을 운운하는 그러한 심미적 언어가 발설된다는 것은 참으로 상상키 어려운 것이었다.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후딱 한끼 해치우거나, 햄버거에 찬물이나 꿀꺽꿀꺽 들이키고 마는 그의 일상성 속에는 도무지 어떠한 종류의 심미적 여백도 발견하기 어려웠다. 차 한 잔이라도 음미하면서 마시고 있는 그의 근황은 그의 삶의 한가함과 무료함을 잘 나타내주는 징표였다.
정신적인 고통이랄까? 치밀어 오르는 울화 같은 것, 그런 것들은 어떻게 삭혔습니까? 화병처럼 무서운 것이 없는 건데.

“솔직히 말해서 처음에는 화병으로 죽을 것 같았어요. 난 사람을 너무 쉽게 믿었어요. 지내놓고 보니까 사람의 마음처럼 알 수 없는 것이 없더군요. 정말 신비로운 것이 사람 마음이에요. 난 비즈니스는 잘 했었어도 정말 사람 마음은 너무 몰랐어요. 그러나 이젠 난 모든 욕심을 버렸어요. 이젠 원망도 하지 않고, 울화 같은 것도 느끼지 않아요. 그저 우리나라가 잘 되었으면 하고 바랄 뿐이에요.”

그것 참 좋은 말이군요. 이젠 초탈하셨군요. 그런데 잘 되었으면 하고 방관자처럼 바라보지만 말고, 저랑 빨리 귀국해서 우리나라가 잘 되도록 같이 일합시다.
“나보고 귀국하라구요? 글쎄올시다. 귀국? 귀국이 이미 사치가 되어버렸어요. 내가 지금 귀국해서 시시비비를 가리고 명예회복을 한다 한들 그게 뭔 소용이 있겠어요? 어차피 진실이라는 것은 시간이 밝혀주게 되어 있는 법, 이젠 내버려두는 수밖엔 없어요. 역사가 나의 진실을 알아주면 고마운 것이고, 그리고 설사 역사가 안 알아준다 해도 내가 밝힐 수는 없는 것이죠. 넘어서는 아니 될 선을 넘어버렸단 말이에요.”

그의 어조는 매우 냉소적이고 침통했다. 그러나 나는 집요하게 그를 괴롭혔다.
회장님! 당신은 그 누구보다도 한국역사의 중심에서 살아온 사람이 아닙니까? 한국역사를 떠나서는 한 순간도 김우중은 존재할 수가 없어요. 그러기 때문에 당신은 한국역사가 내리는 판결을 받아야 해요. 그 판결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사치가 아니라 치사한 거예요. 뭘 두려워합니까? 나랑 빨리 귀국합시다. 앞 뒤 잴 것도 없다구요.

“뭔가 그래도 원칙이 있어야지요. 평생을 일 순간도 개인의 영예나 이득을 생각하지 않고 대의를 위하여서만 죽으라고 열심히 일하고 살아온 나를 파렴치한 사기꾼으로 몬다? 해외로 재산을 도피시켰다구? 도대체 하늘에 물어보고 땅에 물어보라구요. 하늘 아래 부끄러운 자가 과연 누구인가? 모든 게 너무 일방적이라니깐. 옳고 그른 것을 원칙에 입각해서 분석적으로 따지는 게 아니라 그냥 일방적으로 매도해버린다니깐. 거기다 대고 내가 무슨 평가를 받아요? 역사의 평가? 쯧쯧…… 상줄 때는 있는 상, 없는 상 다 주는 사람들이 죽일 놈 할 때는 그냥 미친 듯이 죽일 놈으로만 휘몬단 말이에요. 생각하기만 해도 끔찍해요. 상을 주건 벌을 주건 어떤 합리적 과정이 있어야지요. 이 말 해놓고, 그 말대로 하라는 대로 다 따라서 했더니, 어느 날 갑자기 내가 파렴치한 나쁜 놈이 되어 있는 거예요. 정당한 기회조차 주지 않았어요. 김우중체포조? 그게 도대체 뭔 나라 망신입니까? 국가가 린치를 조장하다니요. 김우중이 어떻게 김우중 개인의 문제로 귀결될 수가 있겠습니까? 합리적인 절차를 밟아야지요.”

그는 격정에 휩싸였다. 그러나 나는 일단 잡아챈 고삐를 늦추질 않았다.
하늘 아래 부끄러움이 없는 회장님이니까 귀국하셔야지요. 우리 역사가 어떤 판결을 내려도 우리 민중은 회장님의 진실 편에 설 것입니다.
그는 분이 풀리지 않은 듯 계속 하던 말을 뇌까렸다.
“아 글쎄 김우중이 돈을 탐내다니요. 물 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가 물을 탐냅니까? 돈이란 건 나 같은 비즈니스맨에겐 변통의 대상일 뿐이라구요. 내가 무슨 구멍가게 점포를 벌린 사람도 아니구, 전인류를 상대로 산 사람인데 도대체 사적인 돈을 어디다 꿔박어 놓겠냐구요? 내가 고작 내 개인의 영리를 위해서 그렇게 치사한 짓이나 하고 산 놈이라면 벌써 화병에 뒈지고, 그 많은 사람들의 저주에 벼락맞아 뒈졌을 것입니다. 그건 김우중 개인에 대한 모독이 아니라 한국기업 전체에 대한 모독입니다. 아무리 기업인들이 돈에 얽매여 사는 사람들이긴 하지만 그렇게 치사하게 사는 놈들인 것처럼 매도해버리면 우리 역사가 쌓아 올린 한국기업의 윤리를 하루 아침에 영락시키는 것밖엔 되지 않아요. 지난 32년간 25만의 대우가족들이 뜨거운 사막과 차디찬 동토에서 오로지 국가경제의 발전을 위해 밤낮없이 피와 땀을 흘린 그 역사가 어떻게 김우중 개인을 위한 것이겠냐구요? 그리고 그 조직의 수장인 김우중이가 그토록 치사하게 사리를 위해 돈을 빼돌렸다? 도대체 이게 뭔 부끄러운 얘깁니까? 신문에 다 나오진 않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황량한 이국의 벌판에서 목숨을 잃었는지 아십니까? 그들이 왜 그렇게 목숨걸고 일했겠어요? 그것은 김우중을 보고 일한 것이 아니라, 김우중이 대우라는 공동체를 통하여 제시한 이념에 투철한 도덕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도덕성이 있었기 때문에만 그들은 자발적으로 도전하고, 창조하고, 희생할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토록 믿고 살았던 국가가 우리 전체를 파렴치한 도둑놈으로 몬 셈이에요. 도대체 제가 왜 돌아갑니까? 내가 도대체 왜 대한민국을 위하여 그토록 죽기 살기로 일했는지 생각해보면 한스러울 뿐입니다. 대한민국은 나에게 너무도 싸늘한 배신의 등을 돌렸어요.”

회장님, 마지막 말은 취소하십시오. 당신은 지금 한국역사를 손바닥에 놓고 운운할 처지가 아닙니다. 당신은 대한민국을 위하여 산 사람이 아니라 대한민국 속에서 산 사람이에요. 당신이 곧 대한민국이란 말이에요. 대한민국이 당신을 위해 주었으면 주었지, 당신이 대한민국을 위해 주었다는 말은 어불성설이에요. 당신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최대의 수혜자입니다. 대한민국 때문에 당신의 세계경영이 있을 수 있었지, 당신의 세계경영 때문에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란 말이에요. 대한민국이 당신을 배신했다구요? 당신이 정말 대한민국이 당신을 배신했다고 생각한다면 김우중 그대야말로 배신자입니다. 뭘 두려워합니까? 빨리 귀국해서 재판을 받으십시오!

세상이 변했다. 노무현시대의 막은 이미 올랐다. 노무현의 승리는 역사의 짙은 아이러니를 깔고 있다. 그 아이러니는 노무현의 승리가 애매한 승리가 아닌 완벽한 승리라는 사실에 있다. 그 누구도 승리할 수 있으리라고 예상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의 승리였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노무현의 승리는, 우리 사회의 이스태블리시먼트(establishment), 즉 기득권세력 전체가 거의 합심해서 그의 승리를 좌절시키려고 온갖 노력을 경주한 그러한 상황속에서 이루어진 승리였다는데 그 아이러니가 있는 것이다. 그 이스태블리시먼트의 핵심에는 TK세력, 그리고 TK세력과 동조하는 방대한 기득세력의 질서체계가 있다.

한 집안내에서도 이 기득세력과 젊은 신흥세력의 갈등은 여실하다. 이 기득세력은 대개 우리 사회에서 장(長)자리 한두번은 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지금은 약간 별 볼일 없이 밀려있지만 여전히 구악의 성세를 몸에 지니고 있으면서 부활의 기회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는 것이다. 설마, 설마했던 이들에게 노무현의 승리는 역사의 나락으로 떨어져 나가버리고 마는 깊은 좌절을 안겨주었을 것이 분명하다. 안정과 질서라는 명목아래 역사를 걱정하는 체 했던 이들 우국의 이스태블리시먼트는 결국 해방후 우리나라 역사에 있어서 박정희패러다임의 소산임이 분명하다. 바로 이 박정희패러다임의 핵심축에 대우와 김우중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분배보다는 성장을, 내실보다는 확장을, 안정보다는 발전을 추구해온 이 대우패러다임은 어차피 청산되었어야 할 운명에 있었던 우리 역사의 유물이었을까? 대우의 멸망의 원인이 무엇입니까?

“김대중정권의 신흥관료체제의 가치관과의 근원적인 갈등의 소산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나는 그 갈등의 고리가 그렇게 깊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질 못했습니다. 그리고 과거의 파워의 관성에 대한 너무도 막연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나는 그들을 믿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너무도 성급했습니다. 대우는 죽여야 할 그 무엇이 아니라 정리되어야 할 우리 한민족 역사의 진실이었다는 사실을 책임있게 바라볼 수 있는 전체적 안목이 부족했습니다. 그들은 넘어서는 아니 될 선을 넘어버리고 만 것입니다.”

<내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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