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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6 스포츠 상품이란? (3) 하이베리(Highbury)
코리안위클리  2012/05/16, 07:10:56   
▲ 하이베리에서의 마지막 골을 성공시킨 앙리는 경기장 잔디에 키스를 하는 감동적인 세레모니로 많은 팬들의 가슴을 적셨다.

스포츠 유머 : 로칼 더비 경기인 아스날과 토트넘의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경기가 과열해지면서 흥분한 양 팀의 팬들은 서로 술병을 집어 던졌다. 이에 한 젊은이가 겁에 질려있자 옆에 있던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가 그를 이렇게 위로했다 “이봐 젊은이, 너무 걱정 말게. 2차 세계대전 공습 때도 지금과 같았지. 병 위에 자네 이름이 쓰여있지 않는 이상 자네가 맞는 일은 없을 거네” 그러자 젊은이는 “제가 걱정하는 게 바로 그거라고요! 제 이름이 조니 워커(Johnny Walker)랍니다!”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장소인 경기장은 스포츠 상품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오늘날의 경기장은 단순히 경기를 관람하는 장소에서 벗어나 레스토랑, 바, 휴식공간, 박물관, 호텔, 그리고 고급관람석 등이 존재하는 복합 예능 공간으로 바뀌었다. 현대적인 경기장을 논하기 앞서 오늘은 아직도 많은 팬들한테 그리움을 선사하는 추억의 경기장으로 떠나고자 한다.

 아스날 FC의 기원은 1886년 Royal Arsenal (참고: Woolwich에 위치한 영국군을 위한 군수산업 공장 및 연구소)의 노동자들에 의해 Dial Square라는 이름으로 시작한다. 그 후 클럽의 이름은 Royal Arsenal 그리고 Woolwich Arsenal로 연이어 바뀌게 된다. 하지만 다른 클럽들과 비교해 고립된 지역에 위치한 아스날은 많은 관중을 동원하는데 실패하게 되며 이는 클럽의 재정상태를 악화시켜 결국 1910년 파산하게 된다. 새롭게 클럽을 인수한 사업가 노리스(Norris)는 1913년 북 런던의 하이베리(Highbury)로 팀을 이전시키게 되며 아스날 스타디움을 짓게 된다 (참고: 이 후 지명 등의 이유로 이 구장은 하이베리란 애칭으로 불리게 된다).

1930년대 들어 당시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멋진 축구장인 Villa Park (참고: Aston Villa FC의 홈구장) 같은 구장을 런던에 만들기 위해 하이베리는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가게 된다. 1932년 하이베리 근처의 지하철역 이름이 Gillespie Road에서 아스날로 바뀌게 되는데 런던 지하철역 중에서 축구클럽의 이름을 딴 역은 아스날이 유일하다. 2차 세계대전 중에 하이베리에는 ARP(Air Raid Precautions; 참고: 적군의 공중공습으로부터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가 들어서게 되며 나치 독일의 폭격으로 구장의 일부가 파괴된다. 이로 인해 아스날은 하이베리가 다시 재 개장하는 1946년까지 지역 라이벌인 토트넘(Tottenham Hotspur)의 홈구장인 White Hart Lane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TV중계가 이루어졌으며 대한민국이 처음 참가한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전범국가인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이 초청되지 않은 가운데, 하이베리에서는 축구경기가 열리기도 했다. 또한 이 곳에서는 크리켓, 야구경기뿐만이 아니라 1966년 전설적인 복서인 무하마드 알리의 세계 헤비급 챔피언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지난 칼럼에도 언급했던 힐스브로 참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90년대 초반의 Taylor Report에 의해 영국의 축구장들은 모든 관중에게 좌석이 만들어지는 구조로 바뀐다. 이에 주로 경기당 6만의 관중을 동원했으며 1935년 선덜랜드와의 경기에서 최대 73,295명을 수용했던 하이베리는 단지 38,419명 규모의 작은 구장으로 변하게 된다. 이로 인해 1990-2000년대 좋은 성적을 거둔 아스날 입장에서는 관중수입의 급감으로 재정적 부담을 느끼게 되나 하이베리 주변이 주택단지로 이루어져 있어 경기장 확대공사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또한 하이베리는 다른 축구장의 피치(pitch)에 비해 작은(100×67 미터; 참고: 모든 축구장의 피치크기는 같지 않다. 2008년 EPL 경기장 피치의 평균 규격은 104x68 미터였다) 규모의 구장이다. 이러한 약점들로 인해 하이베리는 잉글랜드에서 열린 유로 96 경기장에서 제외됐으며 심지어 아스날의 챔피언스리그 홈경기가 웸블리 경기장에서 펼쳐지기도 했다. 결국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아스날은 새 구장을 짓게 되는 결정을 내린다.

하이베리는 아스날의 찬란한 역사가 이루어졌던 생생한 현장이었다. 콤팩트한 경기장에서 벵거감독의 아스날은 완벽에 가까운 패싱 게임을 선보였으며 2003/04 시즌에는 전무후무한 38경기 무패(26승 12무, 승점 90) 우승 신화를 이루었다. 아스날의 하이베리 마지막 경기는 2006년 5월 7일 위건 (Wigan Athletic)을 상대로 펼쳐진 가운데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팀의 상징색인 빨강과 흰색의 ‘I was there’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당시 아스날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기 위해 라이벌 토트넘과 치열한 순위경쟁에 있었는데, 2-1로 뒤져있던 아스날은 팀 역사상 최다 골(227골) 보유자인 ‘킹’ 티에리 앙리(Thierry Henry)의 해트트릭으로 승리하며 팀에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선물한다. 이날 경기에는 여러 아스날의 전설들이 초대된 가운데 하이베리를 기리는 이벤트가 벌어졌으며, 그리고 마침내 하이베리의 카운트 다운을 알리는 시계가 00:00:00을 가리키는 순간 하늘에서는 빨강과 흰색의 폭죽이 터지면서 아스날은 93년 영광의 시절을 같이 보낸 하이베리에 눈물과 함께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개장 기념 겸 자신의 은퇴 경기에서 나선 데니스 베르캄프. 이 날 경기는 베르캄프의 옛 소속팀 아약스와 아스날의 경기로 치러졌다.

▲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개장 기념 겸 자신의 은퇴 경기에서 나선 데니스 베르캄프. 이 날 경기는 베르캄프의 옛 소속팀 아약스와 아스날의 경기로 치러졌다.

 
오늘의 퀴즈
1) 아스날의 애칭은 무엇일까?
2) 2008년 아스날 팬 투표 결과 팀 역사상 가장 훌륭한 선수로 앙리가 뽑혔다. 2등을 차지한 선수는 누구?
3) 비롯 같은 경기수는 아니지만, 아스날의 2003/04시즌 무패 우승 기록 전에 이를 기록한 클럽이 하나 더 있었다. 이 클럽은 누구인가?

정답)
1) The Gunners.
2) 사상 최고의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불렸던 네덜란드 출신의 데니스 베르캄프 (Dennis Bergkamp).
3) Preston North End FC. 1888년 시작된 잉글랜드 축구리그에서 이 팀은 1888/89 시즌에 리그(22경기)와 FA컵(5경기)에서 무패 우승을 기록했다. 프레스톤은 다음해 리그 우승을 2연패 하는 등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국내성적 기준으로 5번째로 성공적인 기록을 가진 팀이나, 그 후로 리그우승을 하지 못했으며 가장 최근의 우승 기록은 1938년 FA컵이다. 프레스톤은 현재 3부 리그 격인 League One 소속이다. 한편 아스날은 무패 기록을 다음 시즌까지 이어가 49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했으나 2004년 10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0-2로 지며 기록행진에 마침표를 찍는다.

글쓴이 이 정 우
jaythecolumnist@yahoo.co.uk
www.facebook.com/lovehardieyoung

Birkbeck 경영학 박사과정 중
University of Sheffield, MSc (Sport & Recreation Management)
SOAS, BA (Politics)

SM Entertainment 해외사업부, 스포츠 포탈 사이트 근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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