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역 어느 사회에서나 언론은 그 문화의 중심측에서 사회를 이끌어가고 그 사회 구성원에게 정보를 제공하며 사건을 공유할 수 있게 전달하는 중요한 매체 역할을 한다.
이곳 우리 영국 한인 사회에도 몇 개의 주간신문이 있어서 아쉽게나마 일주일에 한번씩 목마른 자의 갈증을 풀어 주듯 좋은 정보 전달 창구가 되고 있다.
우리 한인 공동체와 관련된 게시물이나 기관 공지사항, 일부이긴하지만 인사 동정까지 유익하게 얻고 있고 한국으로부터의 뉴스나 사건보도, 현재 영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가 뉴스를 놓친 사람들에게 늦게나마 이해할 기회도 준다.
현재 영국에 자리잡고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자의든 타의든 인생의 중요한 한 부분을 영국이라는 한 지역에서 보내고 있다. 한국 사람으로 한국과 동떨어져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놓치고 살고 있고 그렇다고 문화나 언어의 차이 때문에 영국 사회에 완전히 동화되어 살지도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방인’으로 우리 고유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있어 선두에 서서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주는데 신문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하겠다.
아래의 몇 가지는 평소 필자가 코리안 위클리를 읽으며 더 나아가 런던의 교민 신문들을 읽으며 느꼈던 부분이다 .
첫째, 가까운 이웃의 파리 교민지 ‘파리지성’이나 ‘오니바’ 등 몇몇의 신문을 보면 신문의 외적 모양에서는 런던 교민지에 비해 종이의 질이나 인쇄상태는 훨씬 조악하나 내용 면에서는 신문의 색깔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일례로 교민들의 동정과 주제에 대한 토론, 잘못된 업체나 사회에 대한 비판을 실어 현실적이고 그 사회에 관계된 관련 글이 많이 실려 있다. 이 점은 런던 교민지에서는 아쉽게도 보기 쉽지 않은 부분이다.
둘째로, 런던을 중심으로 한인 사회가 형성되어 있지만 조금만 멀리 보면 잉글랜드, 웨일즈, 스코틀랜드 그리고 북아일랜드까지 크고 작은 한인 공동체가 산재해 있다. 그 공동체 중에는 여러 한인 신문이 존재하는 줄 모르고 특정 신문의 상업적 측면의 편파적인 내용만을 접하는 지역이 많이 있어 의외로 놀란 적이 있다. 이를 위해 각 지역의 대표에게 매주 한부씩 신문을 우편으로 보내주는 등 소외된 지역에 더 관심을 갖고 정보를 함께 나누길 바란다.
셋째, 교민, 상사직원, 유학생 또는 종교적인 목적으로 체류하는 사람, 장기 체류자, 잠깐 머물다 가는 사람들 이렇게 다양하게 구성된 사회이니만큼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세심하게 각 계층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하겠다.
넷째, 여기에 더 욕심을 부린다면 현재 한인이 많이 살고 있는 우리 지역에 우리 교민의 권익을 위하여 우리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필요하다면 권리 요구도 해야 한다. 이 사회에 보탬이 될 수도 있는 봉사활동이나 문화사절로서의 역할까지 앞장서주길 신문사에 기대하는건 너무 큰 욕심일까?
한 눈 팔지 않고 한길만을 걸어오며 어려운 고비와 우여곡절 끝에 제호 600호에 이르렀다 하니 이 자리를 빌어 힘찬 박수를 보낸다.
고여있는 물 보다는 시원하고 오랫동안 흘러내릴 수 있는 강물이 되어 또 그 강물이 모여 정보의 바다가 될 수 있게끔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더욱 발전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훌륭한 교민지로서 앞으로의 활동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김선희
써니투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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