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와 최민식이 <친절한 금자씨>에서 완벽 변신을 꾀했다.
‘장금이’의 따뜻하고 지혜로운 이미지로 한국은 물론 아시아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영애는 이 영화에서 ‘장금’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복수를 위해 13년 간 철두철미하게 계획을 세우는 동시에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포커 페이스를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감옥에 갇혀있는 전반부에서 그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따로 없을 만큼 박애주의자적인 모습을 선보인다. 지금껏 늘 보아온 이영애 특유의 따뜻하고 천사같은 이미지가 그대로 펼쳐진다.
그러나 후반부 이영애는 출소를 축하하는 목사에게 “너나 잘해!”라고 말하며 돌아선 것처럼 지금까지 ‘친절했던’ 그 모든 행동이 거짓이었다는 듯 180도 변신한 얼음같은 모습을 선보인다.
한편 이영애가 이렇듯 배우로서의 목마름을 시원하게 해소하는 동안 최민식은 앞뒤 돌아볼 것 없이 온전히 ‘망가져’ 줬다. 그는 천인공노할 악당으로 변신, 탐욕이 줄줄 흐르는 ‘인간 쓰레기’가 됐다. 최고의 배우가 자신이 주연도 아닌 영화에서 극악무도한 악당을 연기한 것부터 박수를 받을 일인데, 최민식은 관객이 민망할 정도로 안면몰수를 했다.
이러한 두 배우의 변신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친절한 금자씨>는 충분히 존재 가치가 있어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