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정의했던 공연 중 하나가 끝난 지 7년 만에, 2023년 6월 웨스트 엔드로 돌아옵니다. 많은 정권들이 동상을 쓰러뜨리는 것으로 끝이 나곤 하죠. 그래서 벤 엘튼의 퀸 뮤지컬 <위윌락유>와 함께 한 10년 이상 동안, 웨스트 엔드의 도미니언 극장 입구에 있었던 거대한 황금색 프레디 머큐리 동상은 런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극장 랜드마크였습니다.
2014년 <위윌락유>가 12년 만에 문을 닫았을 때 뮤지컬 극장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더라도 그 실종은 놓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작품의 폐막은 단순한 하나의 쇼 이상의 끝을 상징적으로 느끼게 했습니다. 그것은 또한 초기 주크박스 뮤지컬 시대라고 부를 수 있는 것에 대한 일종의 막을 내리는 의식같은 것이었죠.
물론 <맘마미아!>같이 파괴할 수 없는 예외를 남기긴 했었지만.
유명한 예술가의 히트곡 가사에서 터무니없는 줄거리가 추론된 뮤지컬은 더 진지하고 자전적인 작별을 위해 도도의 길을 그렇게 떠났습니다. We Will Rock You가 갔을 때, 마치 주문이 깨진 것처럼 느껴졌구요. 퀸의 시대는 지나갔고, 시간은 끝났습니다. 물론, 다시 돌아올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기 어려워 보였는데, 화려한 부활을 한 셈입니다.
그 외에도 2023년의 웨스트 엔드는 뮤지컬 <42번가>, <크레이지 포 유>, 로저스와 해머스타인의 <오클라호마!>,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사랑의 측면>, 그리고 그의 2011년 버전 <오즈의 마법사>등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물론 오래된 쇼의 부활이라 새로운 것은 아니며, 10년 전에 마지막으로 본 쇼는 6개월 전에 무대에 올랐던 쇼보다 더 부활할 가능성이 높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인데, 원래 공연 산업에서의 수익은 한 번 본 사람들이 다시 극장을 찾으면서 생겨나는 이치니까요.
어떻게 보면 올해의 결정적인 웨스트 엔드 뮤지컬 신작 발표는 이미 작년에 나왔습니다, 브로드웨이 블록 버스터 가 2024년에 프린스 에드워드 극장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지난 2년안에 발표된 뮤지컬들인 <신데렐라>, <겨울왕국>, <백 투 더 퓨처>, <물랭 루즈!>가 상위권 다툼을 이어가는 동안 런던의 상업 극장들은 상당히 큰 규모의 작품들에 집중한 것도 사실입니다. 팬데믹 이후 다시 일어서는 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 다시 극장에 불이 들어오는 것처럼 보이는 브로드웨이와는 확실히 비교되는 점입니다.
양국의 프로듀서들의 입장이 사뭇 달랐기 때문인데요, 물론 경제적으로 거의 파탄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거대한 리스크를 무릅쓰고 꿈틀대던 영국 프로듀서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브로드웨이의 프로듀서들은 지갑을 닫고 한동안 공연계를 떠났었죠.)
이 때문에 영국 프로듀서들과 극장주들은 예년과 달리 상반기부터 좌석을 채워 손실을 채워야하는 다급한 숙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의 작품들이 반복해 돌아오는 트랜드를 만든 것이 아닐까 판단됩니다.
그렇다고 신작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브로드웨이에서 큰 호평을 받지는 못했지만 다시 런던에서 관객을 모으려는 <에인 투 프라우드>와 <미세스 다웃파이어>가 있고, 팬데믹으로 한동안 중단되었다가 지난달 국립극장에서 선보인 뮤지컬 <하늘 끝에 서다>가 2023년 올리비에상에서 최우수 신작 뮤지컬을 포함해 가장 많은 8개 부분에 후보로 지명되었죠. 현재 미들급 정도의 체력을 소화하기엔 다소 소심하게 웨스트 엔드에 소개될 것으로 알려진 <시간 여행자의 아내>도 또한 올 가을 오프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2022년보다 2023년에 더 많은 뮤지컬이 오픈 되고 있으며, 이런 작품들의 성행이 아마도 웨스트 엔드 공연 시장 회복의 청신호를 구성할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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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관객들의 직원 학대 문제가 발생된 에든버러 플레이하우스 극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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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 내고 들어왔으니 모든 게 권리”라는 주장
영국 공연 산업계 대표들이 모여 관객들의 무례한 행동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존중 캠페인 Respect Campaign’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는 소식입니다. 영국 일간지에 오를 정도의 뉴스는 아니지만 최근 문화계에서는 우려할만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지난 2월초 에든버러의 플레이하우스 극장에서 관객이 공연장 안내 직원을 폭행하고 침을 뱉는 행위가 보고되었기 때문입니다.
공연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팬데믹 이후 극장들이 재 개장한 이후 관객들의 행동이 악화되었으며, 직원들이 출근하는 것을 ‘두렵게’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과거에는 소수의 매우 고립된 사고가 있었지만, 이제는 수위가 더 높아지거나 빈도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사과하도록 요구 받을 때 가장 흔한 대답은 ‘자신의 그런 행동에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이죠. 왜냐하면 자신들은 ‘티켓 값을 지불했고 그래서 원하는 것을 할 자격이 있다’는 태도를 견지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발생한 에든버러 플레이하우스의 사건은 새로운 예술감독 체제에서 3,000석 공연장을 운영한 지 5년이 지나는 동안 가장 높은 수위이며 직원들이 정신적 치료를 받아야 할 수준으로 경고 됨에 따라 영국 공연 업계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는 영국 극장 협회/런던 극장 협회가 가만있기엔 어려웠을 듯합니다.
두 기관은 최근 전략적으로 합병되었고 공동 대표인 하나 에섹스(Hannah Essex)는 점점 과격해지는 관객들의 행동을 순화하기위한 조치(Growing Issue)의 필요성에서 실질적인 캠페인 논의가 시작된 배경입니다. 당장 해소되지 않는다면 더이상 이런 환경에서 근무할 지원자들이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이런 운동은 딱히 공연계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닌 듯 합니다. 공항이나 병원, 레스토랑, 백화점, 주차장, 은행 등등 우리 사회 모든 곳에서 직원에 대한 더 심한 방식의 무례한 행위는 영국을 넘어 전세계에서 발견되고 있으니까요.
이것은 사회 전반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용납될 수 없으며 이것을 경험하는 극장과 조직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로부터 압박이 온다고 사회가 말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서비스를 받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해당 업계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되네요.
얼마전 한국 출장길에서 만난 은행 창구에 붙은 안내글이 그랬고, 공항 심사대에 붙어있는 ‘직원에게 친절해 달라’는 공지도 같은 맥락입니다. 아무튼 영국은 캠페인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ILOVESTAGE 김준영 프로듀서
junyoung.kim@ilovest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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