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자선의 손길이 줄어들까 걱정했던 구세군이 올해 거리의 자선냄비로 32억여원을 모아 목표를 달성했다.
구세군은 지난달 1일부터 성탄절 전날인 24일 자정까지 전국 270여 곳에 설치해 운영한 자선냄비의 모금액이 32억1천590만원에 이르러 작년 모금액 30억9천만원은 물론 올해 목표액 32억원을 넘겼다고 29일 발표했다.
구세군 측은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설치해 연말까지 운영하는 자선냄비의 모금액까지 더하면 33억1천700만여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로써 구세군은 1928년 자선냄비 모금을 시작한 이래 모금액이 전년보다 늘어나는 전통을 올해도 지켜갔다
. 작년은 모금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모금 기간을 하루 더 늘려 성탄절에도 자선냄비를 운영하기도 했다.
구세군 관계자는 “경기가 갑자기 어려워져 모금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을지 조마조마했다”면서 “모금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거액을 쾌척한 여러 기업과 온 국민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구세군은 자선냄비로 모금한 돈을 정해놓은 계획에 따라 내년 중 집행할 예정이며 내년 1월에는 2008년도 모금 결산을 일간지에 공고할 예정이다.
자선냄비 모금액은 극빈층과 어려운 이웃, 긴급 구호 등에 사용한다고 구세군 관계자는 전했다.
자선냄비는 1891년 겨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배 한 척이 난파해 난민이 생기자 한 구세군 사관이 ‘이 솥을 끓게 합시다’는 글을 붙인 큰 솥을 거리에 내걸어 모금한 것이 계기가 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28년 당시 한국 구세군 사령관이었던 박준섭 사관에 의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