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정폭력으로 숨진 ‘베이비 P’ 사건과 관련, 영국 법원이 22일 P의 엄마(27)에게 아들의 죽음을 초래하고 방조한 혐의를 인정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17개월된 유아인 ‘베이비 P’는 50군데 이상 심한 상처를 입고 피로 얼룩진 침대에서 2007년 8월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그는 갈비뼈가 8곳이나 부러지고, 머리카락은 깎여 나갔으며, 손톱은 빠지고 이빨을 삼키는 등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심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특히 사회복지사, 경찰, 보건 관계자 등이 사망 전 8개월간 60차례나 집을 방문했지만 유아의 학대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나 영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법원은 이날 주도적인 폭력을 행사한 엄마의 동거남(32)에게는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 남자는 2살짜리 여아를 성폭행한 혐의도 추가로 드러나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들 커플과 함께 거주했던 남자(37)에게는 폭력을 방조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이 선고됐다.
당초 경찰은 이들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려 했으나 사망에 이른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했다.
영국 형사법원의 스티븐 크래머 판사는 “집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몰랐다는 엄마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그녀는 동거남과의 관계 때문에 어린 아들을 소홀히 대했다”고 지적했다.
크래머 판사는 “공포스런 환경에서 P가 죽기 전에 얼마나 끔찍한 고통을 당했을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으로 런던 북부 헤링게이 지방정부는 어린이 담당자 등 5명을 해고했으며 보건 당국은 2명의 의사에 대해 업무정지 조치를 내렸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