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does Brexit mean for the 48%
오늘 새벽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확인된 가장 큰 사실은 민주주의의 최대의 약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52 대 48로 가결된 투표는 사실상 영국을 반으로 갈라놓았습니다. 이 가결안에서 최대의 피해자는 결국엔 앞으로 80여 년을 살아갈 청년들이고 나머지 시민들 또한 불안한 안갯속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 총선선거의 재물로 이용된 총리의 투표결정의 뒷수습은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왔고 총리는 사퇴함으로 이 문제에서 빠지게 되었습니다.
대다수 노동계급의 영국인들이 찬성한 이 결정은 그들을 위한 선택이었지만 아마도 앞으로의 최대 피해자 역시 그들이 될 것입니다. 국립의료서비스, 줄어드는 일자리, 오르지 않는 임금들이 그들을 괴롭혔고, 타 유럽에서 쟁점이 되고있는 난민 문제는 우리의 주권과 국경을 회복하자는 일부 사회적 리더들에 의해 아주 좋은 정치적 선동구호로 이용되었습니다. 경기침체는 미약할 것이고 충분히 준비되어있다는 보증 없는 선거구호들이 쏟아졌고, 영국만이 아닌, 대부분의 나라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 사회적 문제들은 이민자, 난민, 외국인, 비영국인들에게 일방적으로 덮어 씌였습니다.
선거가 끝난 후 보수당수는 선거기간의 공약이었던 국립의료서비스에 대한 대대적 투자에 대해서도 의사소통의 문제였다 밝히며 자신은 그러한 주장을 한 적이 없다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미 모건 스탠리는 2000여 명 규모의 런던지사를 스코틀랜드로 이전하기로 마음먹었고, 유럽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던 다수의 프로젝트는 그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런던에만 거주하는 백만 명의 유럽 노동자들을 붙잡아둘 대책 또한 미비합니다. 아티클 50이 발동되면서 이러한 문제들은 2년 길게는 7~8년의 기간 동안 잠잠하겠지만, 파운드는 전과같이 회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또 탈퇴가 유럽연합 내에서도 공식합의된다면 파운드는 다시 한 번 추락하겠지요.
반대로, 이들 노동자를 영국인들이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반기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들의 바람처럼 임금 또한 오르겠지요. 하지만 역사적으로 살펴볼 때 임금의 인상은 결과적으로 물가의 상승과 평행적으로 진행되어왔습니다. 결국, 이들을 지탱한 것은 부족하나마 꾸준히 상승한 사회안전망이라 할 수 있는 복지제도였습니다.
선거와 투표결과를 보면서 가장 착잡했던 것은, 당장 닥쳐올 경제적 문제들보다도, 사회 문화적 영역에서의 후퇴입니다. 영국독립당의 대표는 이 투표를 가리켜 ‘평범한 이들의 위대한 독립’이라 명명했습니다. 무엇으로부터의 독립일까요?
피해의식, 과거 식민시대의 영광(부끄러운 영광), 타자에 대한 혐오; 이번 선거에서 이용되고 선동된 이 모든 요소는 20세기의 파시즘의 전제조건이었습니다. 1945년 이후 쌓아 올린 유럽의 노력은 이러한 측면에서 절대로 진일보하였다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들의 노력은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다 같이 잘살아보자는 공공의지가 아닌 더 숭고한 인류 가치관들의 이행이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예견한 데로, 이는 아마 가까이로는 스코틀랜드의 독립투표, 프랑스 대선, 이탈리아의 총선, 타 유럽국가들의 갈등을 부추기고, 멀게는 미국의 대선에도 영향을 줄 것입니다. 민주주의적 결과에 불복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우리가 선진국이라 칭하는 영국의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은 소수의 인식이 다수를 선동하고 지배하는 철저한 정치적 프레임으로 이용되어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과론적으로 나머지 48퍼센트의 국민의 뜻은 더는 반영되지 못합니다. 우리가 이룩한 한 표의 힘은 위대하지만, 대의민주주의는 중앙정부에 가까워질수록 항상 존재하게 마련인 다수의 다름을 포용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다수결의 함정에 빠져 가려진 수많은 다른 목소리들과 개개인의 정체성일 것입니다.
6월24일 케임브리지에서
서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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