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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드 인 코리아 ‘캐나다는 한국이다’
코리안위클리  2007/08/23, 04:54:36   
이야기 1
가게에서 계산대를 닦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
계산기 기기가 일제 상표 ‘샤프’를 달고 있어서 당연히 일본 물건이라 생각했다.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해도 별반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에는 중국에서 만든 일본 전자제품도 많으니까.
‘메이든 인 코리아’라는 표시를 보고 내가 짧게 환호하며 반색한 것은 중뿔나게 애국심이 많아서가 아니다. 물론 한국 사람이 외국에서 한국 제품을 만나는 것을 반갑게 여겨야겠지만, 그보다는 ‘메이드 인 코리아’가 주는 물건에 대한 신뢰 때문이었다.
이민을 와서 이 같은 경험을 여러 번 했다. 이사 온 집에 설치된 미국 상표 ‘메이 테그’의 마이크로 오븐도 메이든 인 코리아였다. 일본 상표 ‘산요’를 붙인 텔레비전도 마찬가지였다. 물건에 적힌 메이드 인 코리아를 볼 때마다 나는 희열을 느꼈다. ‘음, 좋은 물건 샀군’ 하는 희열이다.
5년 전 캐나다로 이주해온 이후 이 같은 일을 자주 겪었다. 옷가게 운영으로 밥벌이를 하는 나는 여성들이 입은 옷에 대해 남들보다 조금 민감한 편이다. 잘 차려 입은 한국 여성에게 “그 옷 참 예쁘네요. 어디서 사셨어요?”라고 물으면 열 가운데 아홉은 이렇게 대답한다.
“한국 물건이에요”
이 말에는 ‘품질과 디자인이 뛰어나고 비싸다’라는 자랑이 들어 있다.
우리 가게를 드나드는 손님들도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해 한 마디씩 거든다.
“메이드 인 코리아 없니?”
“없는데, 그건 왜 찾니?”
“한국 물건 비싸서 우리 가게에서는 팔 수가 없어”
“그러지 말고 좀 갖다 놔라”
한국제 하면 왠지 모르게 어설프고, 믿을 수 없고, 그래서 기피하던 시절이 불과 몇 년 전이었던가. 미국산 나이키 운동화와 일제 워크맨에, 속된 말로 ‘환장’하던 때가 기억에 삼삼하다.
상전벽해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가 이렇게 각광 받을 줄은 몰랐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가 메이드 인 코리아에 환호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주로 중국제를 취급하는 도매상에서 가끔 이런 말을 한다. “한국 제품이 좀 있는데, 가져갈래?” 여기서 한국 제품이란 품질 좋고 값은 조금 비싼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 말을 하는 사람은 중국 사람이다.
나도 우리 손님들에게 말한다.
“이거 조금 달라 보이지 않니? 한국 제품인데 …”

이야기 2
“캐나다는 한국이다”
이 말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믿는 사람이 없다고 해서 캐나다가 한국이 아닌 것은 아니다. 단지 한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그 땅이 대한민국 영토에 법적으로 부속되어 있지 않고, 하여 그 땅 이름이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갖지 않은 것만 빼면 캐나다는 한국이다. 최소한 이민 1세 한국 사람에게는 그렇다는 말이다.
왜 그런가? 이곳 한국 사람들은 한국말을 하면서 산다. 한국말로 소통하다 보니, 한국말을 하는 한국 사람들하고만 어울리게 마련이다. 한국 사람이 아닌 사람들과는 밥벌이를 위한 접촉 외에는 거의 교류가 없다. 어디에고 예외는 있다. 그러나 예외는 어디까지나 말뜻 그대로 예외일 뿐 대세에는 지장을 주지 않는다.
식사는 당연히 한국식이다. 밥이 주식이고, 주말 아침에 가끔씩 빵을 먹고 라면을 끓이기도 한다. 한국에서처럼….  
바깥에 나가 밥을 사먹어도 거의 한국 식당에서 먹는다. 양식도 가끔은 먹지만 가뭄에 콩 날 만큼 드문 일이다. 한국에서처럼….  
한국 사람들의 인터넷 시작 페이지는 거개가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한국의 포털 사이트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 뉴스를 읽게 되고, 한국 사이트에 접촉해 한국 네티즌으로 한 목소리를 내려고도 한다.
인터넷으로 영화도 보고 드라마도 본다. 텔레비전에서는 캐나다 방송이 나오지만 컴퓨터 모니터에서는 한국 방송이 나온다. 텔레비전보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다. 캐나다의 국기인 하키 중계방송은 안 봐도, 한국 국가대표의 축구 시합은 기를 쓰고 찾아 본다.
이곳의 10~20대 젊은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한국 연예인이 단연 인기이다. 가까이 있는 비욘세보다 멀리 있는 아이비한테 관심이 더 많다. ‘프렌즈’보다 ‘거침없이 하이킥’을 훨씬 더 재미나게 본다.
교회는 어떻고? 물론 외국인 교회에 나가는 극소수의 한국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한국 교회에 나간다. 사찰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한국 교회에 모여, 한국 교우들과 더불어 한국말로 기도하고, 한국 성가를 부른다. 물론 성직자들도 모두 한국 분들이다.
중고교, 대학 동창회는 또 어떤가? 나는 한국에서 동창회라는 곳에 한 번도 나간 적이 없었다. 그런데 캐나다에 이민와서는 대학 교우회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한다. 4년 동안 같은 캠퍼스를 공유한 한국 사람들이어서, 그만큼 편하게 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한국 사람들은 모이기만 하면 노래를 즐겨 부른다. 왠만한 한국 가정에는 노래방 기계가 설치되어 있다. 노래 못하는 사람이 없으며, 권해서 사양하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
사진을 찍어도 한국 사진관에서, 머리를 깎아도 한국 미장원에서, 관광을 가도 한국 여행사를 통해서 간다. 한국인을 상대하는 변호사, 회계사, 가정의, 부동산 중개인 또한 99%가 한국인이다. 식품도 물론 한국 식품점에서 산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영어를 쓰지만 집에서는 한국말 하기를 ‘강요’ 당한다. 한국에서는 자녀가 집에서 영어로 말하면 더 기뻐할 것이다.
예를 들자면 한도 끝도 없다. 캐나다 한인 동포의 삶이 이러한데 캐나다가 한국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이야기 3
“앵꺼라”
평소에 자주 가던 의류 도매 회사에 들렀더니 젊은 중국인 사장 알렉스가 ‘하와유’ 대신에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앵꺼라? 새로 나온 인사말인가? 고개를 갸웃하고 있는데, 그는 한 마디 더 붙였다.
“앵꺼라. 머쓴 일이냐?”
아하! 알겠다. 이 친구가 한국 드라마 ‘주몽’에 빠져 있다더니….
그의 말은 바로 ‘앉거라, 무슨 일이냐’다. 드라마 ‘주몽’의 금와왕이 주몽이나 대소 왕자를 맞을 때 했던 말이다. 그러니까 알렉스는 ‘앉거라. 무슨 일이냐’를 오래 된 한국식 인사로 알았던 모양이다. 자막으로 그렇게 번역되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늦기는 했지만 캐나다 토론토에도 이른바 한류 바람이 이렇게 드세다. 재작년부터 중국 사람들은 만나기만 하면 ‘대장금’을 재미나게 보았다고 말했다.
어느 의류회사의 20대 중국 여성은 “장동건을 너무 좋아한다. 단 한 번만이라도 봤으면 원이 없겠다”고 했다. 가수 비가 토론토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발을 구르며 좋아했다. 물론 취소되어 실망도 그만큼 컸지만….
비의 중국인 팬들은 취소된 그럴 듯한 이유까지 스스로 만들어냈다. ‘버지니아 참사 때문에 한국의 팝스타가 보복 당할지도 몰라서…’
‘버지니아가 있는 미국에서는 버젓이 공연하는데, 왜 캐나다에서 그걸 걱정해?’라고 나는 말하지 못했다. ‘비 오빠’를 위해 저토록 갸륵한 이유까지 만들어냈는데 ‘표가 팔리지 않아서’라고 찬물을 끼얹을 필요는 없었다.
캐나다 토론토의 중국인 커뮤니티에서 한국의 대중문화는 대세 가운데 하나로 뿌리를 내렸다.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텔레비전 방송에서 주말 황금시간대는 한국 드라마가 차지했다. 내가 아는 어느 중국인 부부는 다른 집에서 모임을 갖다가도 드라마를 보기 위해 황급히 집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피치 못할 경우에는 집에 전화를 걸어 딸에게 녹화를 부탁한다.
한국 드라마에 중독된 그들은 한국 식당을 찾는다. 토론토 한국 식당 대부분은, 영어 메뉴는 없어도 중국 메뉴는 갖추어놓고 있다. 감자탕이 특히 인기이다. 식당 바깥에는 이런 사인이 많이 붙어있다.
‘猪 骨 湯’ (저골탕(감자탕): 돼지뼈로 만든 탕 편집자 주)
어느 한국 식당 주인은 말했다. “한국 사람들은 넷이 오면 찌개를 3인분 시켜 공기밥 하나를 추가하는데, 중국 사람들은 넷이 와서 6인분을 시킨다. 그 사람들 덕에 장사가 좀 된다. 음식은 한번 ‘필이 꽂히면’ 헤어 나올 수가 없다. 이 같은 추세가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다. 대중문화와 한류는 이렇게 무섭다.          

한인네트워크  

글쓴이 성우제 씨는 13년 동안 시사주간지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가 2002년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을 갔다. 2006년 12월 산문집 <느리게 가는 버스>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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