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중동특사로 활동 중인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가 지난 10년간의 총리 재직 시절 신앙이 큰 힘이 됐지만 ‘종교 환자(nutter)’라는 비아냥을 우려해 이를 숨겨왔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26일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에 따르면 블레어 전 총리는 25일 방송된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독실한 영국성공회 신자이지만 “신앙심 깊은 정치인들은 구석에서 기도만 하다가 ‘신께서 답을 주셨다’며 일처리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일반적 인식”이라면서 그동안 공개석상에서 신앙심을 감춰온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블레어 전 총리는 “인격과 중용이 요구되는 총리 직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다”면서 자신은 이라크 파병과 같이 어려운 결정에 직면했을 때 신앙을 통해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종교적 열정을 가진 것이 잘못됐다고는 생각지 않으며, 오히려 그 반대”라면서 “신앙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준다”고 강조했다.
블레어 전 총리의 신앙심은 그를 보좌했던 각료들 사이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블레어 전 총리의 공보수석이었던 앨러스터 캠벨은 그가 해외 출장지에서도 주일 예배에 꼬박꼬박 참석했다고 밝혔으며, 북아일랜드 담당장관을 역임했던 피터 만델슨 EU 통상담당 집행위원도 블레어 전 총리가 항상 성경책을 들고 다닐만큼 독실한 신자였다고 회고했다.
한편 존 허튼 영국 사업·기업·규제개혁부 장관은 영국 스카이뉴스 TV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정치인들이 표를 의식해 자신의 신앙을 공개하지 못하는 풍조를 개탄하면서 “정치인들이 자신의 신앙을 밝혔을 때 ‘기독교 환자’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그의 신앙과 존엄성을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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