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택시비 등 1억4천만원 써
영국 정가가 마이클 마틴 하원의장(사진 왼쪽)의 독직논란으로 들끓고 있다. 공적 비용으로 청구한 의정활동비를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측근에 의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의정활동비의 적정한 청구와 사용을 관리·감독해야 할 하원의장이 편법을 일삼았다면서 마틴 의장의 사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25일 데일리 텔레그래프, BBC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마틴 의장은 부인이 장을 보는데 이용한 택시비를 의정활동비로 청구하고, 지역구에 마련한 주택 구입, 유지 비용도 ‘국민의 혈세’로 충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틴 의장은 2004년 5월부터 부인 메리가 장을 보는데 이용한 택시비 약 4280파운드(약 800만원)와 지역구인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마련한 주택 구입, 유지 비용으로 지난 6년간 7만5000파운드(약 1억4000만원)의 의정활동비를 사용했다.
마틴 의장은 또 공무로 쌓인 항공 마일리지를 가족이 사용토록 했고, 세금으로 운영되는 리무진 서비스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원의장이 경질된 전례가 없는 만큼 그가 스스로 사임하는 게 바람직한 해결책이지만 본인은 아직까지 꿋꿋이 버티고 있다.
마틴 의장은 25일 “의회가 내게 책임을 안겼고 나는 의회가 달리 결정할 때까지는 주어진 책무를 수행할 것이다. 그러는 것이 의회의 명예를 위해서도 좋은 것”이라고 말해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영국납세자연맹의 책임자인 마크 월러스는 “하원의 행동을 감독해야 할 위치에 있는 의장은 청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