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로 값을 매긴 원화 가치가 지난해에 세계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8년 중 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2007년 말 936.1원에서 2008년 말 1259.5원으로 지난 한해 동안 25.7% 하락했다. 한은이 조사한 주요 21개국 통화 가운데 아이슬란드 크로나(-48.1%)와 영국 파운드(-26.4%)에 이어 세번째로 큰 하락폭이다. 원화 가치의 하락폭이 유독 컸던 것은 우리 경제의 체질에 견줘 금융시장의 개방도가 지나치게 높은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외화 차입의 급증으로 국제 금융불안에 (원화가) 취약한 모습을 노출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무분별하게 영미식 금융시스템을 쫓아가려 했던 것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일본 엔(23.9%)이나 중국 위안(7.1%), 스위스 프랑(6%)은 오히려 올랐으며, 타이 밧(-2.8%)과 말레이시아 링깃(-4.2%) 등 외환위기를 겪었던 나라들의 통화 가치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브라질 레알(-24.5%), 멕시코 페소(-21.2%), 캐나다 달러(-18.1%) 등 남미계와 영미식 금융시스템을 채택한 나라들의 절하율이 컸다. 지난해 말 외환당국이 개입해 환율을 의도적으로 낮춘 것을 고려하면 실제 원화 가치 절하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07년 말 대비 23일 현재 각국 통화가치 절하율을 계산해 보면, 사실상 국가부도가 난 아이슬란드가 49%였으며 그다음은 한국(-32.7%)이다.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