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 명절 중 하나인 춘분절 연휴 첫날인 20일 서울의 유명 백화점, 남대문시장, 명동 쇼핑상가 등은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일본인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최근 계속된 엔화 강세 탓에 자국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된 이들은 좋은 물건을 조금이라도 더 찾아내려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의 롯데백화점 앞에는 개점시간 30분 전부터 수십 명의 일본인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처음 한국을 찾았다는 나츠기 야기(25.여.회사원) 씨는 “한국이 물건도 싸고 볼거리가 많다는 친구들의 권유로 오게 됐다”며 “이것저것 마음에 드는 물건들이 많은데 최대한 많이 사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고가의 명품매장에 일본인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며 “핸드백 매장에서는 관광객들의 `사재기’를 막으려고 1인당 구매량을 제한할 정도”라고 말했다. 남대문 시장과 명동 거리도 엔고와 휴일을 즐기는 일본인들로 넘쳐났다. 연휴를 맞아 부인과 함께 관광을 왔다는 야노 노리야(71) 씨는 “환율 덕분에 관광에 부담이 적다”면서 “한국말이 서툴러 통역 가이드를 써야 하긴 하지만 싼 값에 물건도 사고 맛있는 것도 먹으니까 너무 좋다”며 환히 웃었다. 서울 도심의 숙박시설들도 `춘분절 특수’를 누리고 있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관계자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빈 객실이 하나도 없을 정도다”라며 “손님 중 일본인 비율이 40%나 되는데 이는 평소보다 13% 포인트 정도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남대문 시장에서 모자를 파는 김모(41) 씨도 “요새 일본인 손님들이 많아져 매출이 50~60%가량 늘었는데 오늘은 특히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고, 명동의 한 음식점 주인은 “춘분절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특수를 만끽하는 심정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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