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의 주택수당 부당청구 스캔들로 중도 사퇴한 마이클 마틴 영국 하원의장의 뒤를 이어 존 버커우(46 사진) 보수야당 의원이 157대 의장에 선출됐다.
영국 하원은 22일 하원 의장에 출마한 10명의 후보로부터 10분씩 연설을 들은 뒤 3차례 비밀투표를 통해 버커우 의원을 하원 의장으로 선출했다.
버커우 의원은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후순위자를 탈락시켜 가며 진행된 투표에서 322표를 얻어 271표를 얻은 같은 당 조지 영(67) 의원을 눌렀다.
그의 당선은 여당 의원들의 지지까지 이끌어낸 야당 의원이라는 점에서 뿐만 아니라 쟁쟁한 여야 중진 의원들을 물리쳤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지역구에서 학교를 다니며 10대 때부터 일찌감치 정치에 관심을 가졌던 버커우는 에섹스 대학 재학시절 전국 보수학생 연합 의장을 맡으면서 정치적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1997년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버커우 신임 의장은 당선인사를 통해 “하원이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며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평하게 의장 업무를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앞길이 평탄하지만은 않겠지만 탁월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하원을 이끌어달라”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영국 하원은 최근 주택수당을 무분별하게 청구한 관행이 언론에 폭로되면서 20여명의 의원들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부당 청구액을 반납하는 등 큰 파문을 겪었다.
마틴 의장은 일부 야당의원들이 주택수당 스캔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그에 대한 불신임안을 추진하자 사퇴를 전격 발표해 314년만에 처음으로 중도에 사퇴한 하원의장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