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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고의 건축을 만나다 19 베를린 필하모니 콘서트 홀 / 핀란디아 홀
코리안위클리  2009/12/09, 22:21:32   
▲부정형의 오각형으로 이루어진 베를린 필하모니 콘서트 홀의 외관은 마치 텐트를 친 것과 같은 모습이다.
‘오케스트라의 고향’ 베를린 필하모니 콘서트 홀

음악이 생활과 사교의 한 부분으로 깊게 뿌리내린 유럽에서 콘서트홀은 무엇보다 중요한 공공건물로 여겨진다. 여러 콘서트 홀 중에서 최고를 꼽는다면 1963년에 베를린의 티어가르텐에 건립된 ‘필하모니 콘서트 홀’이다.
본래의 콘서트 홀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폭격으로 무너졌다. 베를린 시민들은 무너진 콘서트 홀의 복구를 통하여 자존심을 회복하려 했고, 1956년에 현상설계를 실시했다. 당시 62세의 독일 건축가 한스 샤룬의 안이 당선되었는데, 그는 기존의 콘서트 홀과는 전혀 다른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겉에서 보았을 때 부정형의 오각형으로 이루어진 외관은 마치 텐트를 친 것과 같은 모습이다. 이러한 독특한 형태의 특징은 내부 객석의 배치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콘서트 홀은 물론이고 유럽의 모든 공연장은 변하지 않은 구성방식이 존재했다. 맨 앞에 무대를 만들고 계단식으로 객석을 배치하는 것이다. 이 경우 가장 좋은 자리 혹은 앞 자리는 왕족과 귀족들이 앉는다. 민주주의가 정착한 이후부터는 이러한 계급상의 위계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좋은 자리는 일반 서민들의 차지가 아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스 샤룬은 무대를 한 가운데 배치하고 객석이 원형으로 무대를 감싸는 디자인을 통하여 전통적인 공연장의 위계를 벗어 던졌다.
샤룬의 생각은 콘서트 홀의 중심에 ‘음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거리에서 악사가 연주를 하면, 자연스럽게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를 중심으로 모이는 것처럼. 샤룬의 파격적인 제안은 보수적인 전문가들로부터 엄청난 반대에 부딪혔는데, 베를린 필 하모니의 지휘자인 카라얀이 샤룬의 디자인이 지닌 위대함을 알고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카라얀은 샤룬이 제안한 콘서트홀이 오케스트라를 감상하는데 가장 훌륭한 공간임을 역설했다. 카라얀의 주장처럼 2,400여 석의 객석은 모두가 가시권 안에 들어옴과 더불어서 동일한 수준의 음향이 전달된다. 결국 베를린 필하모니 콘서트 홀은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최고의 공간을 창조했다.


‘새로운 음악도시의 중심’ 헬싱키 핀란디아 홀

▲핀란디아 홀은 백색의 화강암과 이탈리아산 대리석을 주재료로 사용했는데, 호수를 배경으로 한 폭의 병풍처럼 단아하게 서있다. 핀란드 특유의 화련하고 섬세한 곡선을 사용한 내부는 정교한 수공예적 감성을 드러낸다.
▲핀란디아 홀은 백색의 화강암과 이탈리아산 대리석을 주재료로 사용했는데, 호수를 배경으로 한 폭의 병풍처럼 단아하게 서있다. 핀란드 특유의 화련하고 섬세한 곡선을 사용한 내부는 정교한 수공예적 감성을 드러낸다.
 
베를린 필하모니 콘서트 홀이 완공되고 7년이 지난 1971년에 또 하나의 유럽을 대표하는 콘서트 홀이 등장했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 세워진 ‘핀란디아 홀’이다.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부상했지만 핀란드는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오랫동안 암울한 시기를 보냈다. 12세기 중반부터 약 650년 동안 스웨덴의 지배를 받았고, 곧 이어서 19세기 초부터는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다. 1917년이 되어서 비로소 공화국으로 독립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 헬싱키 중앙광장 주변을 새로운 중심으로 재개발하는 계획을 진행했고, 핀란디아 홀은 그 핵심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당시 최고 수준의 연주를 자랑했던 헬싱키 필하모니가 전용 극장이 없어서 공연을 할 때마다 장비를 옮겼다는 사실은 웃지 못할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핀란드만의 독특한 자연환경과 재료를 통하여 지역주의 건축의 선구자로 부상한 알바 알토가 디자인을 맡았다. 국제 회의장의 기능까지 갖춘 핀란디아 홀은 백색의 화강암과 이탈리아산 대리석을 주재료로 사용했는데, 호수를 배경으로 한 폭의 병풍처럼 단아하게 서있다. 백색의 대리석과 어우러진 호수와 주변의 나무는 간결하면서도 건축과 자연이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새로운 헬싱키의 도약을 알리는 상징으로 여기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할까. 외부와는 다르게 내부의 경우 알토 특유의 유기적인 디자인이 두드러진다. 콘크리트, 벽돌, 나무 등 모든 재료를 자유자재로 다루었던 알토는 내부에서 핀란드 특유의 화려하고 섬세한 곡선을 벽과 천장에 지속적으로 사용했다. 이를 통하여 단순 명료한 외관과는 다르게 정교한 수공예적 감성을 드러낸다.
유로화를 사용하기 전에 핀란디아 홀은 핀란드 지폐에 사용될 정도로 핀란드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현재 핀란디아 홀 주변으로는 헬싱키 음악센터를 포함하여 다양한 음악시설이 지속적으로 건립 중이다. 머지 않아서 이곳은 헬싱키는 물론이고, 유럽을 대표하는 음악도시로 자리잡을 것임에 틀림없다.

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정경대학 튜터)
          archtocity@chol.com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유럽의 발견>(2009 발간 예정)

활동 : 현재 디자인과 강의를 하며
         도시계획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조선일보, SKY-HD와 다큐멘타리를 제작했고
         KBS, SBS의 디자인 프로그램 자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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