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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음식이야기 11 칠면조 요리가 크리스마스 식탁에 오르기까지
코리안위클리  2011/01/05, 05:35:39   
▲17세기 후반 영국과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 음식으로 칠면조 대신 거위를 사용했다.
16세기 신대륙에서 유럽에 전해져
도입 초기 고급 음식에서 대량 사육 후 대중화

눈이 오는 크리스마스를 화이트 크리스마스라고 한다. 크리스마스 때 눈이 와야 한다는 우리의 신념은 아마도 어릴 때부터 굳어진 하나의 희망사항이다. 그 희망사항이 신념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흰수염을 멋나게 기른 산타 할아버지가 코가 빨간 루돌프 사슴이 끄는 설매를 타고 잠자는 머리 맡에 몰래 선물을 두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전날 하얗게 내리는 함박눈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들 좋아한다. 온천지를 하얗게 덮어 버리는 함박눈은 크리스마스라는 축제의 완성도를 최고의 절정으로 끌어 올리기에 충분하고도 남는다.
그렇다면 기독교 문화권의 서구 사회에서 연중 최대의 축제라 할 수 있는 이 크리스마스라는 무대에 등장하는 주연과 조연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아기 예수님, 교회 종소리, 산타 할아버지, 크리스마스 트리, 이쁘게 포장된 선물 박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노래, 오손도손 정겨운 가족들 모습, 식탁위의 칠면조 요리 한 마리 등등의 모습들이 연상될 것이다.
이렇게도 대단한 축제에 왜 하필이면 그 많은 요리중 ‘칠면조’ 요리가 등장할까. 서구 사회에서 한 해의 대미를 장식하는 크리스마스 축제에 칠면조 요리가 등장하게 된 연유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기로 한다.
칠면조는 먹거리의 분류상으로 보면 꿩, 닭, 오리, 거위, 공작, 비둘기 등과 함께 가금류에 해당하는 동물이다. 이 칠면조는 신대륙에서 16세기에 유럽으로 건너왔다는 것이 일반적인 정설이나 학자들에 따라 다른 이야기가 몇 가지 더 있다. 더구나 신대륙에서 건너온 이 칠면조가 영어로 ‘turkey’라는 단어로 표기가 되니 이 또한 혼란스럽기 그지 없다.
음식의 역사나 유래는 이처럼 복잡하고 어렵다. 유럽으로 건너온 칠면조가 크리스마스 축제 음식으로 모든 사람들의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왜냐하면 모든 식재료가 다 그러하듯이 칠면조가 유럽인의 식탁에 음식으로 선보인 초기만 하더라도 아주 고급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칠면조 요리는 부자들만이 먹을 수 있는 값비싼 식재료였다. 오늘날 영국에서만 연간 1000만 마리의 칠면조가 식재료로 요리가 되는 현실과 비교해 볼 때 정말 격세지감이라 할 수 있다.
영국인들에게 칠면조 요리가 없는 크리스마스를 상상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영국에서 칠면조 요리가 보통사람들의 음식으로 대중화 되기까지는 19세기 후반 대량으로 사육하기 시작한 후 20세기 초반이 훨씬 지난 다음에서야 가능했다.

칠면조는 한 마리만 요리를 해도 여러 사람이 배불리 먹을 수 있을 만큼
양이 많아 축제 음식으로는 정말 제격이었다. 따라서 신대륙으로 건너온
청교도들에게 있어서 추수 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축제 때에 모국인
영국에서 즐겨 먹었던 거위 요리 대신에 칠면조를 축제 음식으로 애용하기
시작한 것은 여러모로 편익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칠면조 요리 이전에 크리스마스 축제 요리로 식탁에 오른 고기는 무엇이 있었을까. 우리 모두가 쉽게 상상을 할 수 있는 소, 돼지에서부터 거위, 꿩, 닭, 공작, 비둘기 심지어 토끼와 사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범주의 동물들이 테이블에 올랐다. 그러나 이들 중 가장 보편적인 동물이라 할 수 있는 닭은 오늘날과 달리 비싼 가금류였다. 더구나 닭은 달걀을 낳기 때문에 가치가 높았다. 소 또한 우유를 생산하기 때문에 중요한 동물로 간주되어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서민들이 먹었던 축제의 메인 요리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거위다. 오늘날 영국과 유럽의 공원과 호수 연못에서 볼 수 있는 거위는 17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크리스마스 축제 음식으로 가장 일반적인 요리로 부동의 자리를 차지 했었다. 간혹 부자들은 백조와 공작을 먹기도 했다.
신대륙의 상황은 유럽과는 아주 많이 달랐다. 신대륙에서 야생의 칠면조는 아주 흔한 가금류과의 식재료였기 때문이다. 청교도들이 신대륙에서 추수감사절 음식으로 칠면조 요리를 먹었던 것은 어쩌면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다.
야생의 들판에서 뒤뚱뒤뚱 걸어 다니는 칠면조는 꿩처럼 날지도 못하고, 닭처럼 몸통이 작아 빠르게 도망가지도 못하니 사냥하기도 정말 식은 죽 먹기처럼 쉬웠다. 게다가 칠면조는 한 마리만 요리를 해도 여러 사람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을 만큼 양 또한 많았으니 축제 음식으로는 정말 제격이었다. 따라서 신대륙으로 건너온 청교도들에게 있어서 추수 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축제 때에 모국인 영국에서 즐겨 먹었던 거위 요리 대신에 칠면조를 축제 음식으로 애용하기 시작한 것은 여러모로 편익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청교도 이래로 미국에서 추수 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축제로 인하여 죽은 칠면조는 하늘의 별 보다도 더 많았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러한 이유로 백악관에서는 매년 두 마리의 칠면조를 방사하는 전통이 있다.
약 2천년 전에 아기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대속하기 위하여 이 땅에 오셨다. 그리고 로마 사람들은 이날을 축하하기 위하여 12월 25일을 예수님 탄생 축하일로 정하였다(주1).
그러나 종교의 유무를 떠나 크리스마스는 이제 전세계인들의 축제가 되었으며, 이 크리스마스를 경축하여 즐기는 방식들은 각국에 따라 다양하다. 그러나 오늘날 보편적으로 알려진 ‘크리스마스 축제 문화’는 필자와 여러분들이 살고 있는 이곳 영국이 미친 영향이 절대적으로 지대하다(주2).


(주1) 예수님 탄생일이 정확히 언제인지 알려진 기록은 없다. 여기에 대한 많은 물음들은 주변의 목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주2) 크리스마스 카드, 크리스마스 트리 이 모든 것들이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산물들이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국립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 출강하던 지난 1997년 영국으로 유학을 와서
음식문화 분야의 박사과정을 거치며 14년째 영국에 생활중.
현재 런던에서 외식산업 컨설턴트로서 Eating out trend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음식문화 월간지 ‘에센-ESSEN’에 유럽 음식문화 칼럼을 쓰고 있고
계간지 ‘한국 현대 문학관’에 영국의 유명 작가들을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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