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칼럼니스트정갑식 음식칼럼니스트 글짜크기  |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12 유럽 상류문화의 아이콘 ‘홍차’
코리안위클리  2011/01/19, 06:09:20   
▲ 영국의 산업화로 부를 획득한 새로운 중산층이 사회 주류 시민으로 편입되면서 귀족과 상류사회에서만 마시던 홍차 문화가 중류층과 서민층에까지 파고 들었다.
17세기 중반 문화아이콘으로 자리잡아
산업화 영향 서민들도 즐겨

유럽에서 독일의 맥주, 프랑스의 와인과 함께 홍차는 섬나라 영국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음료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독일의 맥주, 프랑스의 와인과는 달리 홍차가 영국의 상징이라 이야기 하기에는 그 역사가 상대적으로 대륙의 두 음료와 비교해 볼 때 그리 길지 않다.
오늘날 영국인들이 하루에 최소 7잔 이상 마신다고 하는 이 홍차가 아침 식사 테이블에서 맥주를 밀어내고 대중의 음료로 자리를 차지한 때가 겨우 19세기 후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에서 가장 늦게 동양의 음다 문화인 차를 받아들인 이 섬나라가 기호품의 역사에서 ‘영국 홍차’라는 문화적 지위를 획득하게 된 이유들을 이해하게 될 때 우리가 홍차를 좀 더 올바르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차’는 커피, 초콜릿, 담배와 함께 17세기 중반을 전후로 다소의 시차를 두고 혜성처럼 유럽 상류 사회에 그 모습을 나타냈다. 그중 커피와 홍차의 파워는 단연 막강하여 왕족과 귀족들의 마음을 사로 잡아 이들이 품위있게 즐겨야 할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기호품의 절대 가치는 그 희소성에 근거를 두고 있지만, 시간은 언제나 대중의 편으로 이들을 끌어들인다. 대륙의 국가들은 증가하는 국내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하여 식민지에 서둘러 커피 농장을 만들었다. 그러나 섬나라 영국은 이들과는 달리 식민지에 차 농장을 개척하여 다량의 차를 값싸게 본국으로 들여오게 됐다. 영국에서 ‘홍차의 대중화’에 결정적인 전환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빅토리아 여왕이 보위에 오른 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힘차게 뻗어나간 대영제국화는 부를 획득한 새로운 중산층을 사회의 주류 시민으로 단숨에 편입시켰다. 그에 따라서 귀족과 상류사회에서만 마시던 홍차가 중류층에게 까지 퍼지게 되었고, 마침내 서민들도 홍차를 마시게 되었다.
오늘날 영국 홍차의 가장 큰 특징인 밀크와 설탕을 함께 넣어 마시는 영국식 홍차 음용 방식이 자리잡게 된 것도 바로 이 시기이다. ‘영국 홍차 - English Tea’가 ‘Victorian Tea’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젠트리 계급으로 의회에 진출한 청교도 집단은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이데올로기적 음료가 절실히 필요했다. 특히 17세기 후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사회적으로 만연된 폭음과 과음은 영국의회에서 해결해야 할 정도로 매우 심각한 사회,정치적 문제였다. 따라서 알콜의 고질적인 병폐를 해결하고 청교도적 사회 프레임을 수행할 수 있는 물질적 매체가 필요했다. 커피와 더불어 ‘차’는 이러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최적의 음료였다.

“홍차는 투통과 어지럼증에 도움을 주며,
짜증을 없애 주고, 피로와 소화에 도움이 되고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좋다. 두뇌를 가볍게 하고,
기억력을 강화시키며, 정신을 깨어있게 한다”

사교의 장으로 사람들이 이용하던 커피하우스가 17세기 말경 런던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초기 비즈니스 업무에 관련된 사람들만 모였던 차별화된 여러 종류의 커피하우스는 차츰 정치, 문화, 예술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애용하면서 공공의 장소로 그 기능이 확대됐다.
커피하우스는 왕족과 상류사회의 음료였던 차가 대중의 생활속으로 들어 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다소 과장된 통계이지만 당시 런던에 약 3000개의 커피하우스가 있었다고 한다.
영국에서 ‘차 문화’가 퍼져 나갈 당시 유럽에는 인간의 이성과 합리적인 사고를 중시하던 계몽주의 철학이 시대의 가치로 인정을 받던 시기이기도 하다. 사람의 중앙신경체계를 자극하여 항상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 ‘차 음용 문화’는 영국의 계산된 사회의 요구를 잘 수행했다.
“홍차는 투통과 어지럼증에 도움을 주며, 짜증을 없애 주고, 피로와 소화에 도움이 되고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좋다. 두뇌를 가볍게 하고, 기억력을 강화시키며, 정신을 깨어있게 한다” 당시 차를 홍보하는 광고내용이 이 모든 내용을 잘 설명해 준다.
영국 이전에 유럽에서 ‘차’를 가장 먼저 받아들여 유행시킨 국가는 네덜란드이다. 그러나 네덜란드에서 ‘차’가 대중의 음료로 정착하지 못한 이유는 단순하게 추론이 가능하지만, 영국에서 ‘차’가 커피를 누르고 대중의 음료로 정착한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영국에서 문화라는 범주 안에서 먹고 마시는 행위는 참으로 다양(multi)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영국의 매력이고 잠재력이기도 하다.

참고) 상기 칼럼은 필자가 서울문화사의 음식문화 월간지 ‘에센-ESSEN’ 2010년 3월호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국립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 출강하던 지난 1997년 영국으로 유학을 와서
음식문화 분야의 박사과정을 거치며 14년째 영국에 생활중.
현재 런던에서 외식산업 컨설턴트로서 Eating out trend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음식문화 월간지 ‘에센-ESSEN’에 유럽 음식문화 칼럼을 쓰고 있고
계간지 ‘한국 현대 문학관’에 영국의 유명 작가들을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 코리안위클리(http://www.koweekly.co.uk),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성자
정갑식 음식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14 향신료 찾아 지구 한바퀴 2011.02.16
세계사 바꾸어 놓은 대서양 항로 개척의 일등공신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13 로스트비프와 마시는 홍차 ‘high tea’ 2011.02.02
영국 서민들이 하루를 마감하고 저녁식사 시간에 마시던 홍차문화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12 유럽 상류문화의 아이콘 ‘홍차’ 2011.01.19
17세기 중반 문화아이콘으로 자리잡아 … 산업화 영향 서민들도 즐겨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11 칠면조 요리가 크리스마스 식탁에 오르기까지 2011.01.05
16세기 신대륙에서 유럽에 전해져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10 아일랜드의 눈물 - ‘감자’ 2010.12.15
식민치하 영국에 품은 마음속 응어리 지금도 여전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31일 서머타임 시작
제 22대 국선 재외선거 신고·..
영국 차보험료 사상 최고 기록
영국 투자 부동산에 대한 세금..
넷플릭스의 웨스트 엔드 진출 의..
‘한식 전파 프로젝트’를 시작합..
영국,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당..
영국 2월 집값 상승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