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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음식이야기 13 로스트비프와 마시는 홍차 ‘high tea’
코리안위클리  2011/02/02, 06:09:08   
▲ 빅토리안 시대에는 파티 문화가 상류사회에서 각광을 받았다. ‘tea party’는 바로 이런 문화의 한 단편이고, ‘afternoon tea’는 주전 선수라 할 수 있었다.
영국 서민들이 하루를 마감하고 저녁식사 시간에 마시던 홍차문화

지난호에서 홍차가 영국 상류 사회의 문화 아이콘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간략하게 독자 여러분께 소개했다. 사실 기호품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가지는 무수히 많다. 그래서 이런 류의 음식 이야기에서 필자에게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어느 가지를 잡고 따라가서 어떤 이야기를 독자에게 전해 주는가 하는 것이다. 그래서 글을 적고 나면 미처 하지 못하고 남겨진 수 많은 다른 가지들 때문에 아쉬움이 동반된 미련이 언제나 마음에 남는다.
12번째 이야기로 본지에 ‘홍차 이야기’를 적고 나서도 이런 미련이 무척 크게 남았었다. 특히 영국 홍차 문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afternoon tea’에 관한 소개를 전혀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소위 말해서 빵을 팔면서 앙코 한 가지가 빠진 셈이다. 그 미진한 부분을 오늘 이 지면에 적고자 한다.

19세기 초반 영국 상류층에서
늦은 저녁 만찬 전 공복 채우기 위해
오후에 스넥과 즐겼던 ‘afternoon tea’

영국에서 ‘afternoon tea’를 처음 시작한 사람은 7대 베드포드 공작부인 안나 마리아로 알려져 있다. 통상적으로 기호품의 유행은 출발이 정확히 기록된 사례가 많지 않다. 역사에 있어서 ‘사건’ 아닌 ‘일반적인 사회 현상’은 정확한 연대가 기록되기에는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나 포괄적인 연대기로 추측을 할 뿐이다. 따라서 학자들은 ‘afternoon tea’의 시작을 19세기 초반으로 이야기한다.
빅토리안 시대에는 파티 문화가 상류사회에서 각광을 받았다. ‘tea party’는 바로 이런 문화의 한 단편이고, ‘afternoon tea’는 주전 선수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afternoon tea’가 주전 선수가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상당히 재미있다. 당시의 식사 문화를 보면 노동자, 평민, 중산층, 귀족 그리고 왕족들은 편가르기하듯 아주 판이하게 달랐다. 그중 상류층이라 할 수 있는 귀족과 왕족들은 저녁식사로 크고 성대한 만찬을 주로 즐겼다. 그런데 이 만찬이라 부르는 식사가 통상적으로 저녁 9시 전후로 이뤄졌다. 그래서 이 늦은 만찬까지 그 긴 공복을 무엇인가로 채워야 했었다.
이때 베드포드 공작부인 안나 마리아가 기발한 생각을 하게 됐다. 오후 3~4시경 우아한 영국 홍차와 더불어 간편한 스넥식 과자를 함께 곁들여 먹는 것이었다. 공작 부인의 ‘afternoon tea’는 초대받은 귀족 마나님들의 입을 통해서 삽시간에 상류층 사회로 퍼져 나갔다. 이러한 ‘afternoon tea’는 곧바로 상류층 사회에서 ‘tea party’라는 독특한 문화로 업그레이드 되어 마침내 ‘tea party etiquette’까지 생기게 된다. 영국의 ‘afternoon tea’는 이런 과정으로 생겨 났다.
그런데 상류층 사람들이 즐겼던 ‘ afternoon tea’와 달리 영국에서는 ‘high tea’라 부르는 조촐하지만 소박한 홍차 문화가 있었다. ‘high tea’는 홍차 문화가 서민사회로까지 저변이 확대된 19세기 후반 평민들의 홍차문화이다.

저녁 식사 명칭 중에서
‘supper’, ‘dinner’ 외에 ‘tea’는
‘high tea’에서 유래

‘high tea’는 오후 3~4시 경에 마시는 ‘afternoon tea’와 비교해 볼 때 모든 면에서 판이하게 다르다. 말그대로 ‘afternoon tea’는 상류층 계급이 즐겼던 간식에 가까운 영국식 홍차 문화였다(주1). 그러나 ‘high tea’는 일터에서 돌아온 서민들이 하루를 마감하고 마시는 저녁식사 시간의 홍차문화이다. 따라서 사실 홍차와 더불어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식사’라 불러야 함이 옳다.
영국 사람들이 먹는, 소위 말하는 ‘저녁’이라는 양식의 식사 명칭중 우리가 비교적 익숙한 ‘supper’, ‘dinner’ 라는 단어외에 ‘tea’라고 부르는 경우도 간혹 있다. 정말 보기드문 이러한 상황을 필자는 몇 번 겪어 보았다. 그런데 그 이유는 바로 이 ‘high tea’ 식사문화 때문이다(주2).
‘afternoon tea’와 ‘high tea’의 가장 큰 차이는 스넥 중심의 ‘afternoon tea’와는 달리 ‘high tea’에는 로스트 비프 혹은 로스트 포크와 같은 고기가 다른 음식과 함께 나온다. 힘든 일과를 마치고 온 서민들이 노동으로 소진된 피곤한 육신에 영양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류층 사람들이 즐기는 홍차문화 ‘afternoon tea’에서 고기가 나온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대재앙이다. 만약 그런 일이 실수로 발생했다면 그날로 그 귀족은 상류사회에서 바로 짐싸서 퇴출해야 할 치욕적인 무례를 범한 것이나 다름 없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특권층이 된다는 것은 많은 노력과 수고가 따른다.

(주1) 서민들이나 하류층 사람들도 19세기 후반 afternoon tea라 할 수 있는 홍차 문화가 있었지만 보편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차이가 있다.

(주2) 동일한 식사에 대해서 형식과 내용에 따라 다양한 이름이 존재한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국립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 출강하던 지난 1997년 영국으로 유학을 와서
음식문화 분야의 박사과정을 거치며 14년째 영국에 생활중.
현재 런던에서 외식산업 컨설턴트로서 Eating out trend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음식문화 월간지 ‘에센-ESSEN’에 유럽 음식문화 칼럼을 쓰고 있고
계간지 ‘한국 현대 문학관’에 영국의 유명 작가들을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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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식 음식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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