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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주재원 글짜크기  | 
미디어플레이어 1 시청료 아깝지 않은 BBC
코리안위클리  2011/02/09, 06:40:51   
▲ 미디어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이윤 추구에 치중하지 않고 정치적으로도 독립적인 공공서비스방송이 반드시 필요하다.
수 백 개의 유료 채널이 존재하는 오늘날, 왜 BBC와 같은 공영방송이 필요한가?

영국은 흔히 BBC로 대표되는 공영방송의 전통이 강한 나라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사실 영국에서의 ‘공영방송’은 정확하게 ‘공공서비스방송 (Public Service Broadcasting)’이라고 표현해야 옳다. 현재 영국에서의 공공서비스방송은 BBC1, BBC2, ITV, Channel 4, Five 등 지상파 5개 방송과 S4C와 Teletext 등을 포함한다. BBC는 국민들이 납부한 시청료로 운영되지만 나머지 방송사들은 광고를 주요 수입원으로 운영된다. 그럼에도 이들 방송사들을 통틀어 공공서비스방송이라고 일컫는 이유는 소유 개념에 근거한 공공성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할 때 보편적 공익을 위해 일조해야 하는 의무를 지니는 방송이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미디어 규제기구인 Ofcom의 ‘공공서비스방송 보고서’에도 영국에서의 공공서비스방송은 기업의 이윤을 위해 존재하기보다는 영국의 사회 구성원들의 보편적이고 불편부당한 시청권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공공서비스방송에 대한 정부기관이나 시민단체들의 평가 초점은 “기업으로서의 지상파 방송이 경제적 측면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얼마나 많은 이윤을 남기는가”에 맞추어진 것이 아니라 “공공서비스로서의 방송 제작 환경을 갖추고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는가”에 집중되어 있다.

영국의 방송 역사를 돌이켜볼 때, 공공서비스방송은 영국 미디어의 진보를 이루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먼 과거의 일은 차치하더라도 최근의 이슈였던 방송의 디지털화와 인터넷 환경에서의 미디어 경쟁에 대한 부분만 놓고 봐도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영국에서 방송의 디지털화와 웹 환경에서의 텔레비전에 대한 고민은 공공서비스방송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특히 BBC는 디지털 기술을 장려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해왔으며, 지난 5년간 신규 디지털 채널 4개와 라디오스테이션 수십여 개를 만들었다. BBC는 2004년 자사 웹사이트 제작에 약 7000만 파운드를 투자했으며,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위한 인터랙티브 TV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해오고 있다.

BBC가 세계적인 방송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영국의 공공서비스방송 친화적인 환경에 기인한다. 영국의 방송규제 정책이 기본적으로 ‘방송은 공적인 서비스의 일부’라는 대전제로부터 출발하고 있지만, 시장주의 경제체제 시스템에서 분명 상업 텔레비전 채널들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정책적, 경제적 지원 없이 공공서비스방송의 존재 여부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오히려 공공서비스방송의 질적 수준의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BBC의 경우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주요 정책에 기반을 둔다.

첫째, 안정된 경제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시장 경제에서 확실한 자금 조달 창구가 없으면 경쟁력 있는 공공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없다. 특히 디지털 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자본이 뉴미디어 산업에 몰리고 있는 추세이지만, 공공서비스방송에 지원되는 공적 자금은 확실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BBC는 일 년에 31억 파운드 (2009년 기준)의 예산을 지원 받고 있는데, 이것의 75%가 국민들의 시청료(license fee)로 충당된다. 영국 국민들은 공공 서비스 방송의 시청을 위해 1년에 145.50파운드(2011년 1월 기준)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시청료로 납부하고 있다. 높은 시청료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으로 인해 BBC의 위상이 흔들릴 법도 하지만, 2008년 4월에 Ofcom이 실시한 시청자 조사에서 ‘영국에서의 공공 서비스 방송은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무려 78%에 달하는 응답자가 ‘그렇다’라고 답변한 사실은 결국 무한 미디어 경쟁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채널과 프로그램을 취사선택하여 시청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 경쟁 체제를 조율하고 자본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공서비스방송의 필요성에는 동의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현재 미디어 시장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기존 공공서비스방송의 존폐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미디어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도 여전히
공공서비스방송의 위치는 보장되어야 하며, 보다 나은 공익을 위해
경제적, 정치적 독립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둘째, 다채널/다매체 시대에도 확실한 지위를 보장하며 정치적 독립을 보장한다. 현재 영국에서 제공되는 모든 형태의 다채널방송 사업자들은 BBC를 비롯한 공공서비스방송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법적으로 명시되어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채널사업자 면허를 박탈당하게 된다. 따라서 향후 무수하게 쏟아져 나올 채널사업자 경쟁 구도에서도 BBC의 위치는 흔들림 없이 보장되며, 이는 공공서비스방송이 안정적인 방송 제작 환경을 제공하여 더 나아가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또한 정치적 권력으로부터의 독립도 보장하고 있다. BBC는 2005년을 기해 기존의 경영위원회를 폐지하고 감독, 수신료 운영, 공공서비스 의무조항을 관할하는 ‘BBC 트러스트(Trust: 여기에서 트러스트는 법률적인 의미에서의 신탁회사와는 다른 것으로, 특수한 기업의 지배와 규제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단위로 구상한 새로운 개념)’를 설립하여 시청자들의 의견을 더욱 많이 반영하는 경영체제로 변모하였다.

‘BBC트러스트’는 공식적으로 공익의 수호자임을 명기하고 있고, 이에 걸맞게 각 지역대표 및 사회적으로 존경 받는 인사 10인으로 구성하여 공익을 구현하도록 하고 있다. 관습법적 전통이 강해 비록 여왕이 트러스트 위원을 임명하는 형식을 취하지만, 사장 선출을 비롯한 규제·감독 권한은 완전히 독립적으로 행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03년 이라크전 당시 BBC 사장이었던 그렉 다이크(Greg Dyke)가 토니 블레어 총리의 BBC에 대한 정치적 압력행사를 비판하고 첨예하게 대립하다가 결국 사장직에서 물러나게 되자 약 6천여 명의 BBC 직원들이 정부를 비난하는 시위에 참가하면서 BBC의 정치적 독립을 요구한 사건은 BBC의 정치적 독립성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가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오늘날의 미디어 시장은 디지털 다채널 시대를 맞이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미디어의 다양성과 공정 경쟁의 이유로 기존 공공서비스방송의 존폐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나 영국의 Ofcom이 밝힌 바처럼 미디어의 다양성은 채널 수의 다양성과는 전혀 무관하며 오히려 지역적 다양성, 문화적 다양성 등을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이윤 추구에 치중하지 않고, 정치적으로도 독립적인 공공서비스방송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러한 사회적 요구는 BBC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기반이다. 공영방송의 가장 든든한 배후세력은 거물급 재벌이나 정치 권력이 아닌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임을 BBC의 사례를 통해 배워야 할 것이다.

글쓴이 주 재 원
          (LSE,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
           mediakorea@hotmail.com

약력 : - 부산·포항 극동방송/CBS 영화·문화관련 프로그램 진행 
         - 중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출강 
         - 언론중재위원회·방송진흥위원회·한국콘텐츠진흥원·방송협회 영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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