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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정갑식 음식칼럼니스트 글짜크기  |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27 나라를 구한 승리의 하사품 ‘크로아상’
코리안위클리  2011/09/07, 12:49:16   
▲ 터키 국기에 새겨진 초승달 모양의 크로아상은 터키 사람들에게 치욕을 안겨줬다. 승전국의 입장에서 보면 승리의 기쁨을 누려야 함이 당연지사겠지만 패전국의 입장에서 보면 두고 두고 승리의 기쁨을 먹거리로 즐기는 상대국의 얄미운 처사가 아닐 수 없다.
터키와의 전쟁에서 이긴 기념으로 터키 국기에서 따온 초승달 모양의 빵 제조

‘음식과 사람’이라는 제한된 부분만으로 볼 때, 유럽은 ‘빵의 문명’이란 토양에서 잘 성장한 대륙이라고 필자는 평가한다. 동일하게 아시아는 ‘쌀 중심의 밥 문명’ 위에서 성장한 대륙임이 상대적으로 명확해진다. 그 만큼 유럽인들에게 ‘빵’의 존재는 필사적 이다.
더구나 ‘빵’은 ‘기독교’라는 신앙의 뿌리를 형성하는 과정에서도 유럽인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으로 제자들과 함께 나눈 ‘빵’과 “나를 기억하라”라고 하신 그 사례는 서구 사람들에게 영원히 간직된 최고의 명장면이라 이야기 할 만하다. 따라서 ‘빵’은 단순한 먹거리 이상의 함축적인 의미와 신념의 철학으로 해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빵’과 ‘서양사람들’의 관계 이기도 하다. 영국에 살고 있는 독자 여러분들께서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빵’을 다시 살펴 본다면 ‘음식과 생활’에 대한 재미가 한층 더 새로울 것이다.
그렇다면 주변을 한 번 보자. 빵의 종류가 얼마나 다양한가. 영국 사람들의 식단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토스트에서부터 프랑스 사람들이 좋아하는 바케트에 이르기까지 정말 많다. 그리고 이 빵들이 다른 식재료들과 함께 어울려서 만들어 내는 먹거리 종류들 또한 다양하다. 그런데 이 많은 빵들의 모양들은 그냥 무덤덤하다. 그런데 이 무덤덤한 모양의 빵들 가운데에서도 유독 특이한 모양을 가진 빵들이 몇 종류 있다. 그 중 가장 특이한 얼굴을 가진 빵은 ‘크로아상’이다. 마치 초생달처럼 보이기도 하고, 아름다운 여인의 눈썹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리고 바삭바삭한 외피안에 부드럽게 구워져 있는 속살이 혀에 전해 주는 느낌은 아주 기분이 좋다.
크로아상이 다른 빵들과 달리 이렇게 독특한 생김새를 가진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바로 ‘크로아상’의 출생 비화와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크로아상은 현재 프랑스 빵의 대표 선수중 하나다. 따라서 프랑스 국적의 빵이라 생각 할 수 있지만 그 출생 지역은 프랑스가 아니라 오스트리아다. 프랑스 사람들의 가벼운 아침 식사로 환영받고 있지만 전통적인 프랑스 빵과는 구분이 확연하게 다르다. 즉 이국에서 건너온 먹거리가 프랑스에서 자리 잡은 사례라고 보면 된다.
불어로 ‘늘어나다, 커지다’란 의미를 가진 ‘크루아상’은 오스만 트루크가 남긴 패전의 전리품이라 할 수 있다. 터키 사람들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다음과 같은 불편한 이야기가 탄생의 줄거리이다.

프랑스 빵의 대표 선수로 알고 있는 크로아상의 출생 지역은
프랑스가 아니라 오스트리아다.
프랑스 사람들의 가벼운 아침 식사로 환영받고 있지만
전통적인 프랑스 빵과는 구분이 확연하게 다르다.
즉 이국에서 건너온 먹거리가 프랑스에 자리 잡은 사례다.

때는 바야흐로 17세기 말. 오스만 제국과 전쟁을 치르던 동유럽의 어느 도시에서 한명의 부지런한 제빵사가 이른 새벽에 빵을 굽고 있었다(주1). 이 제빵사는 주방 아래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자세히 들어 보니 터키군들이 지하로 터널을 파고 침입하려는 것이었다. 제빵사는 재빨리 이 사실을 사람들에 알려 터키군을 물리 칠 수 있었다. 미명의 새벽에 열심히 일하던 재빵사의 부지런함이 결국 나라를 구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후일 전쟁에서 승리한 후 이 제빵사는 나라를 구한 승리의 하사품으로 초승달 모양의 빵을 만들수 있는 권리를 획득 하였다.
이 초승달 모양의 빵은 터키 사람들에게 치욕을 안겨줬다. 터키 국기에 새겨진 초승달 모양 때문이다. 독자 여러분들께서 터키 국기를 자세히 살펴 보면, 크로아상과 똑같은 생김새의 초승달이 그려져 있음을 한 눈에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승전국의 입장에서 보면 승리의 기쁨을 누려야 함이 당연지사겠지만 패전국의 입장에서 보면 두고 두고 승리의 기쁨을 먹거리로 즐기는 상대국의 처사가 얼마나 얄미울까.
서양 사람들의 유머와 해학은 아주 놀라울 정도로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대통령과 수상 심지어 지엄하고 지존한 왕도 유머와 해학의 대상에 곧잘 오르내리곤 한다. ‘크로아상’의 탄생 또한 필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하고 즐겁게 읽어 주길 바라는 바이다. 웃음은 만병의 통치약 아니던가. 더구나 먹거리의 즐거움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바, “이놈 참 재미 있네…” 라는 표정으로 ‘크로아상’을 맞아 주면 좋겠다. 세상은 우리가 보는 눈으로 해석되지 않는가. 지금 이시간도 좋은 시간이기를 얼굴을 모르는 독자 여러분들께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주1) 이 사건의 발생 시점을 두고 두 가지의 미묘한 연대기가 있는데, 하나는 1683년 비엔나로 보는 관점이 있고, 또 하나는 1686년 부다페스트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는 주장이다. 그렇지만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라고 보는 시각이 좀더 우세하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국립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 출강하던 지난 1997년 영국으로 유학을 와서
음식문화 분야의 박사과정을 거치며 14년째 영국에 생활중.
현재 런던에서 외식산업 컨설턴트로서 Eating out trend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음식문화 월간지 ‘에센-ESSEN’에 유럽 음식문화 칼럼을 쓰고 있고
계간지 ‘한국 현대 문학관’에 영국의 유명 작가들을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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