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칼럼니스트 글짜크기  | 
유럽 도시 산책 3 소박한 패셔니스타 그녀, 밀라노 (3)
코리안위클리  2012/02/08, 07:16:33   
▲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그려져 있는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교회와 스포르체스코 성 가는 길목에서 만날 수 있는 노란 트람
화려함과 소박함 사이에서 삶에 대한 깨달음 느끼게 하는 역설적인 도시

도시는 사람과 같다. 사람을 만날 대 첫인상으로 전부를 알 수 없듯이 도시를 만날 때도 첫인상이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이 도시의 모든 모습이라 할 수 없다. 밀라노도 마찬가지. 만일 당신이 두오모 광장의 첫인상을 밀라노의 모습으로 가지고 있다면, 밀라노를 자주 만나면서 당신이 느끼는 인상은 점차적으로 화려하고 멋진 패셔니스타에서 소박하고 인간적이면서 여유로운 또 다른 한 인간의 삶과 그 공간임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 “소박하다”는 사실과 “패셔니스타”라는 인상은 서로 역설적이기까지 하지만, 그 어느 인간이, 그리고 그 어느 도시가 역설적이지 않다는 말인가. 어쩌면 매력적인 사람일수록, 매력적인 도시일수록 이러한 역설성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밀라노는 정말 만날수록 매력적인 도시가 분명하다.
화려한 두오모의 옆골목, 마치 허리품에 달린 작은 비상금 주머니와 같은 길목(Via Santa Radegonda)을 따라가면 점심시간마다 젊은 친구들이 바글거리며 줄 서 있는 작은 가게를 하나 발견할 수 있다. 밀라노의 명물 맛집 중 하나인 판쩨로띠 루이니Panzerotti Luini다. 원래 이탈리아 중남부 지역 음식인 이 판쩨로띠는 마치 깔쪼네 피자처럼 안에 모짜렐라 치즈가 녹아들어 있는 반달모양의 빵이다. 1940년 후반에 Agostino Luini라는 사람이 이곳에 가게를 열면서 들어왔다고 전해지는데 화려한 밀라노 두오모의 옆구리를 감상하면서 은은하게 즐길수 있는 매력적인 먹거리가 아닐수 없다.
루이니에서 잠시 요기를 끝냈다면, 이제 다시 화려함을 즐길 시간. 길목을 따라 갤러리아를 둘러 더 시내로 들어가면 밀라노 문화예술의 산물인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을 만나게 된다.
외부는 매우 단순하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이런게 정말 오페라 하우스구나’라고 감탄할만큼 화려함을 자랑하며 진정으로 역설적인 건물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듯하다.
라 스칼라 극장은 원래는 Teatro Regio Ducale라는 이름의 오페라 하우스로 시작했으나, 1776년 2월에 있던 화재로 소실되어 1778년 8월 3일 다시 재건되어 오픈했다. 전통적으로 12월 7일 성 암브로시아(밀라노의 수호 성인)날에 시즌이 시작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오페라 하우스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은 공연 작품의 레퍼토리와 출연 배우 및 가수들의 캐스팅도 상상을 초월할만큼 화려함을 자랑한다. 밀라노라는 아가씨는 단순히 겉이 번지르르한 화려함이 아니라, 정말로 깊은 문화적 내실을 지닌 내공의 도시임을 다시한번 이 극장을 통해 느낄수 있을 것이다.

▲ 밀라노 문화예술의 산물인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 밀라노 문화예술의 산물인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스칼라의 매력에 빠져나왔다면, 이제는 다시 중앙우체국을 지나 Chiesa di Santa Maria delle Grazie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교회)로 가보기로 한다. 이곳이 그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그려져 있는 곳이다. 최후의 만찬이 그려져 있는 식당 벽은 지금은 워낙 방문객들이 많아서 보존을 이유로 제한된 인원만 일정한 시간 동안 출입시키는 관계로 예약하지 않으면 매우 보기 힘든 걸작이 되었다. 복원작업이 끝나면서 지금은 선명한 색감의 명작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의외로 눈에 띄게 화려하지 않은 교회 안에 두오모의 감동을 압도할만한 명작이 숨어있고 또 보기조차 힘들다는 사실이 아이러니 하지만 어쩌면 그림을 그려 넣을 위치까지 생각하는 다빈치의 천재성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 얼마나 역설적이면서도 설레임 가득한 매력인다.
최후의 만찬을 충분히 즐기고 나왔다면, 이젠 한번쯤 이 도시의 커피를 즐겨볼 시간이다. 교회 앞 Corso Magenta 길의 끝으로 가면, Biffi라는 카페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1847년부터 밀라노의 크리스마스 케익 Panettone를 최초로 만든 곳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이름의 카페가 갤러리아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에도 있으나(둘이 연관된 곳인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지만) 바에 서서 에스프레소나 카푸치노를 마시는 밀라노식 카페문화를 즐기기에 전혀 흠잡을 데 없는 장소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곳은 또 밀라노의 주요 관광 지역과는 살짝 거리가 있는 곳이라 이 도시 사람들의 일상을 관람하는 카페 기행도 할 수 있어 더 매력적이다. 굳이 케익까지 맛볼 필요는 없지만 커피가 이곳의 삶이자 생활이며 또 역사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바에서 즐기는 에스프레소는 이 도시의 삶을 경험하는 데에 가장 필수적인 경험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이제는 스포르체스코 성(Castello Sforzesco)의 방향으로 이동할 차례이다. 둔탁한 빨간색 벽돌의 성은 규모만으로도 이곳 밀라노가 얼마나 강성했고 또 부유했던 도시인지 알려준다. 또한 성 내부에 있는 12개의 작은 박물관과 뒷편 공원은 성의 웅장함 뿐만 아니라 이 도시의 여유로움을 직접 느껴볼수 있는 공간이다.
더욱 주목하라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 성까지 이동하는 길목이다. 중간중간 소박한 피자나 파니니, 아이스크림 가게들을 만나면서 이곳 도시의 삶을 혀끝으로 느껴보는 것도 참 행복한 일이다. 화려한 몬테 나폴리오네나 두오모를 간직한 도시가 간직한 이 길목에서 이러한 사람냄새를 풍기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역설적이고 또 그래서 더 깊이 빠져들게 한다.
이 성까지 가는 길에 종종 만날수 있는 노란색 옛 트람도 참으로 타 볼만한 경험이다. 특히 내부의 목조 인테리어는 철이나 플라스틱 느낌보다 나무가 얼마나 사람을 편안하게 생각에 잠기게 하는지 느끼게 해 준다.
여행은 사람을 느끼고 만나는 과정의 일환이다. 그 여행을 통해 도시를 얼마나 알 수 있을까. 그리고 그렇게 느낀 도시의 삶이 얼마나 진정성을 가질수 있을까. 그 대답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다만, 문화와 그것을 품고 있는 공간은 첫인상과 자주보는 인상을 통해 우리에게 수많은 다양함을 느끼게 해줌으로서 여행하는 사람 나름의 인식을 통해 삶의 진실을 투영하게 해준다. 그것이 여행의 매력이자 목적이 아닐까 싶다.
밀라노는 그런 면에서 참 의미있는 도시인 듯하다. 화려함과 소박함, 그 두 가지가 자신만의 공간과 매력을 통해 드러나고 있으니, 그 사이에서 만나게 되는 삶에 대한 깨달음은 역설적이면서도 또한 분명하기까지 하다. 정말 어찌 여행만으로 도시를 다 말할 수 있고, 경험할 수 있을까. 마치 우리가 평생지기 친구도 다 알 수 없는 것처럼, 그렇게 밀라노를 만나보고 알게 된 것만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글쓴이 박 서 재
plibrary@daum.net

워릭대학교 Theatre Studies 박사과정
University of Bristol (MA/Mphil)
유럽 17개국, 100여개 도시
이벤트·축제 방문 리서치
다수 공연작품 연출·조연출·스태프 참여

ⓒ 코리안위클리(http://www.koweekly.co.uk),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성자
워릭대학교 박사과정    기사 더보기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유럽 도시 산책 5 한때 사랑에 빠졌던 항구의 여인, 니스 (2) 2012.03.07
이탈리아 문화가 공존하는 이국적인 지중해 도시
유럽 도시 산책 4 한때 사랑에 빠졌던 항구의 여인, 니스 (1) 2012.02.22
오랜 역사와 젊음을 동시에 느낄수 있는 지중해의 아름다운 미항
유럽 도시 산책 3 소박한 패셔니스타 그녀, 밀라노 (3) 2012.02.08
화려함과 소박함 사이에서 삶에 대한 깨달음 느끼게 하는 역설적인 도시
유럽 도시 산책 2 소박한 패셔니스타 그녀, 밀라노(2) 2012.01.25
밀라노의 핵심적인 문화 교차로 ‘두오모 광장과 성당’ 밀라노의 관문인 밀라노 중앙역에 서 내려 노란색 3호선을 타고 두오모(Duomo)역에 내렸다면, 당신은 가...
유럽 도시 산책 1 소박한 패셔니스타 그녀, 밀라노 (1) 2012.01.11
삶의 치열함·자본의 화려함 벗어나 여유로운 행복 느끼게 하는 도시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31일 서머타임 시작
제 22대 국선 재외선거 신고·..
영국 차보험료 사상 최고 기록
넷플릭스의 웨스트 엔드 진출 의..
영국 투자 부동산에 대한 세금..
영국,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
‘한식 전파 프로젝트’를 시작합..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당..
영국 2월 집값 상승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