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의 발상지인 영국에서 무려 186년이 지나고 나서야 여성 조정 선수들이 남성 선수들과 동등한 위치에 서게 됐다. 매년 ‘보트 레이스(The Boat Race)’라는 라이벌전을 펼치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과 옥스퍼드 대학은 오는 2015년부터 여자부 조정 경기를 남자부와 같은 조건 아래서 진행하겠다고 8일 밝혔다. 1829년 시작된 두 학교의 라이벌전은 수십만명의 관중이 몰려드는 영국의 주요 행사다. 특히 남자부 대회는 200개 국가 이상에 중계되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보트 레이스’ 주최 측은 이날 남자부와 여자부 경기를 같은 날, 같은 코스에서 열겠다고 발표했다. 자금 지원에도 차이를 두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여자부도 3년 후부터는 푸트니에서 모크 호수에 이르는 7.2km 구간에서 노를 젓게 된다. 여자부 대회는 지난 35년간 템스강 헨리 지역의 2km 구간에서 열렸으며, 남자 경기의 부수적 대회로 인식돼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조정은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이었으나 여자부 경기는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 처음 시작되는 등 그간 양성평등이 뒤처진 스포츠 분야 중 하나로 꼽혔다. 올림픽 4관왕인 영국 조정선수 매튜 핀센트는 ‘보트 레이스’ 주최 측의 이번 결정이 스포츠 분야의 양성평등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환영했다. 핀센트 선수는 “여자 조정 선수들은 항상 남자 선수들보다 뒤떨어지는 지원을 받았다”며 “경기장에 올 때는 직접 차를 몰아야 했고 장비 대금과 경기 참가 비용도 각자 충당했다”고 말했다. 이전보다 코스가 4배 가까이 길어진 경기 조건은 여자 선수들에게 큰 도전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보트 레이스’의 로버트 길레스피 회장은 “남자부와 조금도 달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완벽하게 동등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의지”라고 말했다.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