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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 산책 5 한때 사랑에 빠졌던 항구의 여인, 니스 (2)
코리안위클리  2012/03/07, 07:34:30   
▲ Colline du Chateau ‘성터의 언덕’ 요새에서 바라본 니스. 한때 전쟁의 긴장감이 맴돌던 이 자리는 이제 관광객들에게 니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보여주는 최고의 전망대로 탈바꿈했다.
이탈리아 문화가 공존하는 이국적인 지중해 도시

니스의 역사는 고대 그리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흔히 Nice의 단어 스펠링만 보고 이 도시가 예쁘고 좋아서 이 이름을 딴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를 많이 하지만, 사실 이 이름은 루브르 박물관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승리의 여신’ 니케아에서 비롯됐다. 간혹 그 때문에 터키에 있는 이즈니크와 혼동해서 니케아 공의회의 니케아로 알고 계시는 분도 있지만 지금은 이즈니크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니스와는 전혀 무관한 곳이다.
니스는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기고 지중해의 여유로움을 즐기는 것 이외에 역사의 흔적을 따라가는 여정도 매우 흥미로운 곳이다.
우선 ‘성터의 언덕’이라 불리는 Colline du Chateau는 구도심가를 끼고 가파른 언덕에 만들어진 요새의 흔적을 오랫동안 담고 지중해를 바라보고 있는 니스의 가장 필수적인 랜드마크다. 의외로 높은 곳에 있어서 처음부터 걷기를 포기하는 사람도 꽤 많지만, 이곳에서 눈을 정화해 본 경험이 없다면, 프랑스에서 지중해를 겪어봤다고 감히 말할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일찌감치 항구와 지중해의 요새로 발전한 이 도시는 높은 위치에서 멀리 지중해 너머 카르타고와 같은 적국의 배들이 침투해 오는 것을 감시하는 망루가 필요했고 지금 이 언덕이 당시 그런 역할을 감당했다. 아직도 언덕 안쪽에 자리잡은 공원터에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 흔적들이 남아 있어 사람들로 하여금 그때의 역사를 다시 환기시켜 주고 있다. 망루 자리에 서서 지중해를 바라보면, 적의 침입에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던 초병의 역설적인 운명이 느껴질지도 모른다.
한때 전쟁의 긴장감이 맴돌던 이 자리는 이제 관광객들에게 니스의 항구와 푸르른 지중해, 주홍빛 구도심가의 지붕들이 어우러진 풍경을 한눈에 보여주는 최고의 전망대로 탈바꿈했다.
언덕에서 지중해를 등지고 내려오면 이제 본격적으로 니스의 구도심가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 오면, 일단 이곳의 정체성을 혼동하게 되는데 한때 이탈리아 제노바 연맹이던 역사 탓인지 이곳저곳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혼재된 느낌을 받는다. 낡고 빛바랜 건물과 곳곳의 이탈리아 음식점, 젤라또 가게나 프랑스 사람들 같지 않게 유쾌하고 유난히 흥겨운 분위기가 낯설다. 이제는 다양한 기념품 가게가 즐비한 니스의 대표 관광 상품의 메카 로서 왁자지껄한 분위기와 매주 열리는 골동품이나 먹거리 시장, 또는 야시장 등이 함께 공존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두 나라의 문화가 혼재된 삶의 모습은 역사적인 관계 뿐 아니라 지리적으로도 서로 가까운 영향이 지속되어 왔기 때문인 듯하다. 실제로 니스의 음식은 프랑스 보다는 전반적으로 지중해 문화에 가까워 프랑스 안에서는 니수아즈(Nicois) 음식으로 구분한다.
구도심가 곳곳에 남겨진 역사의 흔적들은 마치 바다로 떠나 소식 없는 님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항구의 아낙 같은 서정성을 전해준다. 낡고 빛바랜 색색의 벽면, 왁자지껄하고 유쾌하지만 지중해의 바닷내음이 뒤섞여 마냥 즐겁지 않은 밤의 조명, 잠시라도 한가해졌을 때 멍하니 바라보는 케밥가게 아저씨의 눈빛 등이 화려하고 역사 깊은 니스를 더욱 매력적인 도시로 느끼게 하는 열쇠인 것 같다.
다시 마세나(Massena)광장으로 나와 니스 기차역으로 올라가는 길에 이르면 여기가 프랑스라는 느낌을 만날 수 있다. 장 메데신 거리(Ave. Jean Medecin)한복판에 있는 노트르담 성당과 군데군데 있는 빵집, 노천카페가 프랑스의 지중해 도시를 만난 반가움을 전해준다. 역사와 혼재된 문화, 그리고 그 사이에서 피어난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들은 화려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오래됨이라는 미학의 코드을 덧입고 아직도 사랑하는 연인을 기다리는 한 항구의 여인네처럼 수많은 사람들을 기다리면서 지중해를 끼고 그렇게 그곳에서 머무르고 있다.

글쓴이 박 서 재
plibrary@daum.net

워릭대학교 Theatre Studies 박사과정
University of Bristol (MA/Mphil)
유럽 17개국, 100여개 도시
이벤트·축제 방문 리서치
다수 공연작품 연출·조연출·스태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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