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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세상 읽기 8 넬슨 만델라 동상, 세계로 향하는 메시지
코리안위클리  2012/06/13, 05:23:37   
▲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넬슨 만델라 동상이 세워진 팔라먼트 광장. 이 광장 주변에는 이미 아브라함 링컨, 윈스턴 처칠 그리고 몇몇 영국을 대표하는 수상들의 동상이 세워져서 명실공히 영국 정치 1번지로써의 상징성을 강하게 드러낸다.

국적 및 인종 초월하여 전 세계가 존경하는 살아 있는 인물 선정 … 런던의 격 높여

“먼 훗날 우리는 모두 잊혀질 것이다. 그러나 만델라는 세계에 진실을 가르친 인물로 기억될 것이다” 
- 켄 리빙스턴 -

런던은 다양한 고전 및 현대 건축물이 조화를 이룸으로써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할 뿐만 아니라, 수많은 행사와 이벤트가 1년 내내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런던에는 이 같은 사실과는 별개로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시내 구석 구석에 보물처럼 자리한 ‘동상’이다.
역사적으로 유럽 대부분의 도시들이 저마다 개성 있는 동상을 간직하고 있지만 런던처럼 다양한 인물의 동상을 세우고 나름의 이야기 거리를 만드는 경우는 흔치 않다. 왕, 수상, 정치인, 전쟁 영웅은 기본이고, 과학자, 철학자, 예술가, 시인, 소설가, 화가, 배우, 가수, 운동 선수 등 그야말로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인물을 대상으로 한다. 동상의 위치도 공원, 광장, 역 주변, 거리를 중심으로 도심 곳곳에 자리한다. 그런가 하면 국적도 딱히 영국으로 제한하지 않고 의미를 갖거나 교훈을 주는 전 세계 인물을 대상으로 하기에 그야말로 다문화의 상징인 런던과 너무나 잘 부합된다.

정치 1번지에 우뚝 선 넬슨 만델라

최근 런던에 건립된 동상 중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것은 팔라먼트 광장의 넬슨 만델라 동상이다. 본래 팔라먼트 광장은 사람들이 모이고 행사를 개최하기 위한 보편적인 광장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한 것이 아니라, 주변의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한 기능적 목적으로 계획되었다. 그렇지만 국회의사당과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안쪽에 위치하므로 장소가 갖는 중요성만큼은 런던의 상징인 트라팔가 광장에 버금가거나 오히려 능가한다고 할 수 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공공공간 디자인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런던 시는 이처럼 기능적 목적으로만 여겨졌던 팔라먼트 광장의 잠재적 가능성과 역할에 크게 주목했다. 따라서 런던 시는 몇 단계에 걸친 팔라먼트 개발 계획안을 수립했고, 현재 실행 중이다.
팔라먼트 광장에는 물리적 개발과는 별개로 한 가지 더 주목할 만한 변화가 생겼다. 바로 지난 2007년에 세계 인권 운동의 상징적 존재인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넬슨 만델라 동상을 건립한 것이다. 팔라먼트 광장 주변에는 이미 아브라함 링컨, 윈스턴 처칠 그리고 몇몇 영국을 대표하는 수상들의 동상이 세워져서 명실공히 영국 정치 1번지로써의 상징성을 강하게 드러낸다.
21세기에 접어들어서 팔라먼트 광장에 넬슨 만델라 동상을 세운 것은 보다 넓은 차원에서 열린 세계로 향하는 런던의 의지를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비록 넬슨 만델라가 전 세계인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다 할지라도 런던에서 가장 강한 상징성을 지닌 공간에 외국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당연히 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매우 컸다. 그러나 런던 시의 생각은 확고했다. 만델라 동상을 세우기 전까지 팔라먼트 광장에는 아브라함 링컨을 제외하면 모두 영국 수상들의 동상뿐이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팔라먼트 광장에 국적 및 인종을 초월하여 전 세계가 존경하는 살아 있는 인물의 동상을 세움으로써 세계로 향하려는 런던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역사상 인류가 가장 다양하게 건립하는 것 중의 하나가 동상이다. 그 만큼 동상이 우리 사회의 큰 부분으로 자리함을 의미한다. 동상 제막식 날 당시 런던 시장인 켄 리빙스턴은 “먼 훗날 우리는 모두 잊혀질 것이다. 그러나 만델라는 세계에 진실을 가르친 인물로 기억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먼 이국 땅의 팔라먼트 광장에 우뚝 선 만델라 동상이 런던의 격을 높였다 해도 지나친 과장이 아닌 이유다.

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도시사회학 박사)
director@jhkurbanlab.co.uk

저서 :
<작가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유럽의 발견>(2010)
<산업유산의 재탄생>(2012 발간 예정)

활동 :
런던대학 UCL 지리학과에서 도시 연구
김정후 도시건축정책연구소 운영
도시 및 건축법 수립과 정책 연구 참여
한겨레신문 문화칼럼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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