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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 산책 12 예술가이자 학자인 그와 함께 걷다 - 스위스 바젤(3)
코리안위클리  2012/06/27, 06:57:31   
▲ 각 퍼레이드 집단의 다양한 분장과 퍼레이드 카의 디자인, 그리고 연주하는 음악 등이 바젤 사람들의 독특한 개성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도시를 가득 메우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매우 재미있다.

분노와 광기의 천년 역사를 가진 바젤 카니발, 화합과 광란의 축제로 승화

한때는 인육을 먹던 이교도의 잔인한 일탈적 광기에서 시작된 카니발은 지금은 오랜 전통의 시간을 거쳐 각각의 지역색을 독특하게 담은 유럽 도시들의 중요한 행사 중 하나가 되었다. 특히, 이교도들의 축제라는 특성에 맞게 당시 신분을 감추거나 풍자와 한을 풀어내는 장치였던 가면이나 분장, 또는 각각의 다양한 우회적 표현방식들은 지금에 와서는 매우 다채로운 축제의 요소로서, 그리고 더 나아가 재미있는 예술적인 행위로 진화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와 매력적인 추억거리로 다가서고 있다. 현대사회에 들어서면서, 이제는 도시문화가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집중받게 되자, 이들 축제들, 특히 카니발은 더욱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경제적으로 또 정치적으로도 무시할 수 없는 이슈까지 되었으며, 최근에는 이들 축제들만 돌아다니는 축제헌터들이 생겨났을 정도가 되었다.
스위스 바젤은 이러한 축제헌터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도시중에 하나이다. 여름에 열리는 바젤 아트페어와 함께 매년 2월말 또는 3월초에 이루어지는 바젤 카니발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약 2주~한달가량의 시간을 두고 넉넉하게 펼쳐지는 다른 지역의 카니발들과 달리 이곳 바젤 카니발은 3박 4일이라는 짧은 기간 (2012년에는 2월 26일에서 29일에 열렸다)동안 집중적으로 펼쳐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바젤 카니발은 독일어 문화권의 특색을 담고 있으면서 동시에 스위스 카니발의 지역적 독특함까지 섞여있는, 그리고 그 형태를 가장 오랜세월동안 간직해 온 축제중에 하나이다. 퍼레이드형 카니발로서는 독일의 쾰른, 프랑스 니스와 함께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로 손꼽히며, 그렇기 때문에 카니발 기간 내내 밤새 놀아 지쳐 아침에는 좀 조용한걸 빼면 거의 3박4일간 미친듯이 놀아댈 수 있는, 정말 도시 전체가 순식간에 광란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도 유럽 최고 수준의 축제다.

독일어 문화권의 특색과 스위스 카니발의 지역적 독특함까지 섞여 있는
바젤 카니발은 그 형태를 가장 오랜 세월동안 간직해 온 축제중에 하나이다.

바젤 카니발은 먼저, 카니발이 시작되는 날 새벽에 펼쳐지는 빛의 행렬을 통해 그 해 카니발의 시작을 알린다. 이 행렬은 바젤 카니발의 퍼레이드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행사인데, 실제로 이 행렬만 보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매우 개성 있고 유명한 행사다.
빛의 행렬은 새벽 4시에 도심의 모든 불빛이 암전되고, 곧바로 드럼과 피콜로 소리와 함께 시내 곳곳에서 갖가지 카니발 등불이 등장하면서 시내를 밝히는 퍼레이드다. 다른 지역 카니발과는 차별된 바젤만의 가장 독특하고 전통적인 행사로, 이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3박4일의 일정이 시작됨을 알린다. 이 퍼레이드를 밝히는 크고 작은 랜턴들은 매년 그 시대의 이슈들을 그려넣거나, 그 지역의 역사나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공동체의 특색을 보이는 그림들을 밝힌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림마다 각각의 개성이 있고, 이야기가 있어보이며, 그 다채로움이 이 카니발을 더욱 화려하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하나의 단점은 엄청난 인파와 어둠인데, 소매치기들이 동시에 극성을 부리는데다 경찰의 통제도 어려우니 방문을 계획할 경우 꼭 참고해야 한다.
이 새벽 퍼레이드가 끝나고 진정한 카니발의 날이 시작되면, 또 다시 수시로 퍼레이드가 펼쳐지는데, 이때는 각 퍼레이드 집단의 다양한 분장과 퍼레이드 카의 디자인, 그리고 연주하는 음악 등이 바젤 사람들의 독특한 개성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도시를 가득 메우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매우 재미있다.
기본적으로 악단은 피콜로를 베이스로(거의 도시 전역에서 피콜로 소리를 들을 수 있다)하는 소규모 가족이나 친구들그룹으로 운영되는 팀의 행렬로 시작해서 관악오케스트라 규모의 행렬그룹까지 그 규모도 다양하며, 어린 아이부터 지역의 어르신까지 모두 함께 참여하기에 그 표현방식이나 외관을 하나하나 따라가보는 것도 매우 재미있다. 특히 이 바젤 카니발은 3박 4일 내내 스위스 전역에 실황중계가 될 정도로 매우 유명한데, 실제로 와 보면, 이들 퍼레이드 그룹을 하나하나 소개하고, 그 이야기들을 담으며, 또 방문한 사람들의 감동을 전하는데에는 그 시간 내내 다 표현해도 모자랄 방송 컨텐츠가 됨에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 바젤 카니발 기간 동안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카니발 장식(사진 왼쪽)과 밤의 렌턴 행렬.
▲ 바젤 카니발 기간 동안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카니발 장식(사진 왼쪽)과 밤의 렌턴 행렬.


특히 3박 4일의 마지막 밤이 찾아오면, 그때는 이 도시의 광란이 극에 달한다. 밤새 도심에서는 작게는 드럼과 피콜로소리부터 크게는 오케스트라의 연주까지 들려오며, 다들 분장한 채로 거리를 활보하고 이 밤의 광란을 즐기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가끔 길거리 곳곳에서 쉬면서도 맥주와 와인, 그리고 바젤 카니발의 대표 수프인 밀가루 수프(갈색 밀가루와 양파, 버터를 섞어 끓인 수프)를 즐기는 사람들도 보인다. 먹고, 마시고, 그리고 흥겹게 즐기는 밤이다. 겨울밤이 이토록 매력적이고 재밌는 것인줄 이곳 스위스 바젤에서 처음 느껴보게 된다.
누구든 이 시간에는 친구가 될 수 있으며, 함께 즐기고 함께 나눈다. 이교도들의 억눌린 분노와 광기를 풀어내던 천년 역사의 이 행사는 이제는 바젤을 대표하는 화합의 축제가 되어있다. 재밌게도 이 밤이 지나면, 바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데, 마치 카니발이 꿈이었는 듯, 그때는 다시 조용하고도 예술적이면서 학문적인 바젤이 되어있다. 하지만, 마치 그들 안에 그런 흥겨움이 남아있 듯,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자신의 주머니 안에 카니발의 종이 꽃가루가 남아있는 것을 보면, 그 순간이 결코 꿈이 아님을, 그리고 다시 만날 수 있는 추억임을 새삼 다시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카니발을 방문하는 가장 큰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 카니발의 주인공은 언제나 어린 아이들이다.
▲ 카니발의 주인공은 언제나 어린 아이들이다.

글쓴이 박 서 재
plibrary@daum.net

워릭대학교 Theatre Studies 박사과정
University of Bristol (MA/Mphil)
유럽 17개국, 100여개 도시
이벤트·축제 방문 리서치
다수 공연작품 연출·조연출·스태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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