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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 산책 18 유럽의 여름 예술 축제들⑥ - 에딘버러 축제(2)
코리안위클리  2012/09/26, 04:43:22   
▲ 서서히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고 축제 분위기가 에딘버러 성을 넘어 찾아오기 시작하면 스코틀랜드 백파이프 군악대의 행진으로 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매년 20만 명 관람하는 ‘군악대 축제’
스코틀랜드 전통 백파이프 연주 ‘축제 하일라이트’


에딘버러의 8월을 수놓는 축제가 프린지라고 해도, 사실 하일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군악대 축제이다. 세계 군악대 축제중에 가장 큰 규모의 행사이며, 무엇보다도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문화인 백파이프 군악대의 모습을 현장에서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딘버러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전통 백파이프 군악대를 본다는 것만으로도 생에 오래오래 남을 추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에딘버러 군악대 축제의 역사는 60년이 조금 넘었다. 1950년에 공식적으로 시작된 이 축제는(비공식적으로는 1949년에 열린 Princess Street Garden에서 열린 행사부터라고 한다) 원래 일종의 군대 점호에서 시작된 행사로, 용어 Tattoo에서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있다. 이 단어는 오스트리아 계승 전쟁 때, Doe den Tap toe라는, 맥주의 수도꼭지를 잠근다는 네덜란드어에서 유래가 되었다. 이후 영국으로 들어와서 군인들이 자유로운 시간을 즐기다가 이들 군악대들의 점호 소리를 듣고 맥주 마실 시간이 끝나고 막사로 집합했다는 데에서 유래하여 이들 군악대의 연주를 타투(Tattoo)라고 불렀다고 한다.
실제로 이 군악대 축제는 세계 각국의 여행 가이드북을 통해서 평생 죽기전에 한 번은 꼭 봐야만 하는 행사로 알려질 정도로 유명하다.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관광상품이 될 수 있을 만큼 매우 잘 만들어진 하나의 문화상품인데, 영국에서 두번째로 관광객 방문 순위가 높은 에딘버러 성 앞에서 자신들만의 문화를, 다른 국가들의 군악대들과 함께 잘 어울려 보여주니 그럴만하다 생각이 든다.
실제로 매년 20만명이 넘는 인원이 관람하러 오고, 그 중에 70% 가량이 외국 방문객들이라고 하니, (아예 유럽 밖에서 오는 인원만해도 35%) 단 한달 동안 펼쳐지는 행사임에도 어지간한 다른 관광 상품을 능가하는 관광 수입을 벌어들이는 문화상품인 것은 분명하다. (2011년 기준, 7600만 파운드의 수입이 티켓으로만 들어왔다고 한다. 역대 13번째로 높은 수입)
하지만, 이런 수치만으로 이 군악대 축제를 설명하기는 뭔가 부족하다. 사실상, 에딘버러 8월 축제들의 하일라이트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규모와 분위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무엇보다도 스코틀랜드에 와서 잉글랜드와는 다른 어떤 것을 느끼고 가기에는 다른 어떤 축제보다도 군악대 축제가 가장 확실한 문화행사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 축제는 에딘버러 성과 그 앞마당에서 펼쳐지는 스코틀랜드 특유의 서정성을 지닌 백파이프 연주대의 행진만으로도 싸늘한 스코틀랜드의 밤바람을 뜨겁게 달구어버린다. 군악대는 단지 흥겹고 힘차고 박력있다고만 느꼈던 지난 편견이 여기서 한번에 무너지는 순간이다. 오히려 약간은 구슬프다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의 백파이프 연주는, 그래서 더 스코틀랜드인들의 역사와 오버랩되면서 이들의 애국심이 참으로 눈물겹다고 느껴질 만큼 감동으로 전해져 온다.

▲ 간혹 토요일 심야 공연에는 성대한 불꽃놀이로 군악대 축제를 마무리한다.
▲ 간혹 토요일 심야 공연에는 성대한 불꽃놀이로 군악대 축제를 마무리한다.

 
에딘버러 군악대 축제를 보러가는 행렬은 축제 시작 약 한 시간 전부터 로열마일을 가득 채운 인파로 시작한다. 아무래도 군사행사이다보니, 경비도 삼엄하고 프린지에서 느낀 자유분방함과는 또 대조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꾸역꾸역 인파들 사이에 끼어 행사장 안에 들어가면 탁 트인 성 앞의 공연장에 벌써부터 설레임이 가득하기 시작한다. 자리를 찾아 앉게되면, 어디선가 날아오는 곡물 볶는 냄새(위스키 만드는 냄새)와 함께 저녁노을이 지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면, 축제는 시작된다. 보통은 첫 공연으로 스코틀랜드 군악대가 서고, 중간중간 해외에서 참여한 팀들이 나오면서 그 사이에 이 곳의 전통 무용단인 하일랜드 댄서들도 볼 수 있게 된다. 이후 잉글랜드의 군악대가 나오고, 곧 출연한 모든 팀들이 한데 모여서 합주를 한다. 보통은 이런 수순으로 행사를 진행한다. 각 공연팀마다 해설자가 어떤 팀인지 설명해주고, 그리고 테마에 맞춰서 간략한 이야기를 해주기도 한다.
특히 스코틀랜드 팀이 나올때는 자신들의 역사와 함께 설명해주는데, 귀기울여 듣고 공연을 감상한다면 그 감동이 배가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장병들을 위해 묵념하는 시간에서는 이 나라의 보수성의 근간이 단순히 슬로건이 아니라 행동을 통해 국가에 대한 의무를 높이 사는 데서 비롯됨을 느끼고 뭔가 모를 숙연함을 느끼게 된다.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지막의 홀로 선 백파이프 연주자의 독주 장면이다. 어떠한 소리 없이 혼자 성 꼭대기에 서서 부르는 마지막 백파이프 연주는 매우 희미하게 들려오는 소리이지만, 늙은 노병의 외롭지만 자부심 가득한 나라와 민족에 대한 자긍심, 그리고 그 의지의 표현이 서정적으로 표현되어 작은 소리임에도 오히려 그 어떤 소리보다 강하게 울려온다.
혹시라도 토요일 심야 시간대의 공연을 보신다면, 아마도 화려하게 한 주를 마무리하는 불꽃놀이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들과 함께 에딘버러에서의 추억을 담아 로열마일로 내려와서 펍 한가운데에서 위스키 한잔을 마신다면, 당신의 아름다운 8월의 축제 추억은 완성이 될 것이다.

글쓴이 박 서 재
plibrary@daum.net

워릭대학교 Theatre Studies 박사과정
University of Bristol (MA/Mphil)
유럽 17개국, 100여개 도시
이벤트·축제 방문 리서치
다수 공연작품 연출·조연출·스태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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