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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69 관계애착이론
코리안위클리  2017/01/18, 08:16:18   
▲ 엄마가 주위 세상의 신호를 왜곡하고 양육시에 너무나 과보호하는 경우에는 자녀들의 세상에 대한 견해와 심리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Dynamic Maturation Theory란 말을 어떻게 번역해야 하나 한참을 망설였다. 기존의 애착이론은 양육 환경에 많은 촛점을 두고 있다. 즉 아기의 애착 신호에 엄마가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따라서 아기가 안정적 애착을 가지거나 불안정한 애착을 가진다는 이론이다. 그런데 이 이론에서 한 가지 부실한 것은 모두가 인지하다시피 아기와 엄마의 관계는 서로의 ‘궁합?’(영어로는 fit 정도?)이 개인의 기질보다 중요한 경우가 많다. 모든 인간관계가 그러하듯이 관계란 상대적인 것으로서 서로의 관계에서 핀트가 어긋나거나 기질이 맞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관계 애착이론의 핵심은 모든 아기의 애착 행동과 엄마의 애착 반응은 그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원래 애착이론의 창시자인 John Bowlby가 강조한 것은 진화론에 바탕을 둔 생물학적 이론이었다. 하지만 관계애착 이론에서는 아기의 애착행동은 어머니의 애착 반응에 따라서 생존하기에 적합하게 적응하는 과정에서 변화하고 만들어진다는 것이고 그 어머니의 애착 반응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애착 모델에 영향을 받아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즉 어머니는 자신이 어렸을 때 어떻게 자기 부모에게 애착 신호를 보내고 자신의 엄마가 그 신호에 대해서 어떻게 애착 반응을 보였는지에 따라서 자신의 애를 키울 때 그 기억된 모델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애착이론의 핵심은 종species의 보존에 있고 새끼들을 위험속에서 보호하기 위해서는 밀림의 위험속에서 위험신호를 빨리 알아차리고 새끼들이 어떻게 이런 신호를 알아차릴 수 있는지를 가르치는 것이다.
코끼리들은 엄마 코끼리와 떨어지는 것은 사자같은 육식동물의 먹이가 될 확율이 높기 때문에 엄마 코끼리는 새끼 코끼리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빨리 반응해서 자기에게로 데리고 오든지 보호를 해주거나 자신에게로 오지 않으면 야단을 쳐서 다음엔 혼자서 멀리 못가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종족유지가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엄마 코끼리가 어렸을 때 사자에게 물린 적이 있어서 위험 신호에 너무나 과민하게 반응할 때 그 새끼 코끼리는 세상을 너무나 위험한 곳으로 인식하고 자신의 역량을 다른 곳에 쓰지 못하고 오로지 주위에 위험이 있나 없나만을 둘러 보다가 에너지를 다 쓰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밖에는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자신이 배운 세상 그리고 자신이 생존하기 위해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새끼 코끼리는 엄마 주위를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고 자기가 호기심이 있어서 다른 곳을 둘러보거나 그래서 엄마가 어디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을 게을리 한다면 호되게 야단을 맞는다.
얼마전 클리닉에 엄마를 칼로 찔러서 경찰에 체포된 중2 학생이 의뢰가 되었다. 물론 이 학생은 의사소통에 장애가 있는 자폐아동으로서 엄마에 대한 공격행동이 오랜 기간 동안 문제가 되었던 학생이었다. 하지만 학교를 다닐때는 별다는 행동 문제가 관찰되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던 상황이었다.
한번은 그 엄마랑 면담을 했는데 이 엄마는 과거 공산주의 나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자기 엄마가 아빠에게 심각한 폭행을 당해서 죽음직전까지 간 경험이 있었고 자신도 결혼해서 남편에게 폭행을 당해 견디다 못해 아들만 데리고 영국으로 도망치듯 이민을 온 인생을 이야기 한다. 이 어머니가 아들의 행동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견해는 몹시 엄격했는데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것에 대해서 너무나 불안해 했고 그럴 때마다 아들을 야단쳤다. 이 어머니의 입장에서야 세상이 위험하고 엄마 말을 안들으면 위험에 빠진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것이겠지만 영국에서 자라고 있는 아들의 입장에서 이런 어머니의 훈육이 잘 먹히겠는가. 그러면서 아들의 행동을 고분고분하게 하고 자신의 말을 잘 듣게 하는 약을 처방해 달라고 나에게 요구한다. 아들의 나이가 어렸을 때는 고분고분하게 하지 않으면 엄마가 싫어하니까 아주 얌전한 아이로 있다가 점점 청소년 시기로 다가 오면서 완전히 돌변하다시피 해서 엄마가 보기에는 아들이 심각한 정신적 장애가 생겼다고 생각할 만큼 공격성이 심해지고 말을 듣지 않는다.
하지만 관계적인 측면에서는 아들이 어렸을 때는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엄마가 자꾸 우울증에 빠지고 자신을 돌봐 주지도 않으니 까 스스로 나서서 엄마를 돌보고 말도 잘 듣는 그러한 행동들을 보였겠지만 이제는 자신이 어느 정도 자랐기 때문에 스스로의 안정성에 대해서 엄마의 돌봄이 그렇게까지 절실하지는 않다.
또한 자폐스펙트럼을 가졌다는 자체가 엄마의 훈육에 대해 제대로 융통성 있게 알아듣고 수용하기 보다는 그야말로 문자 그대로 100% 똑같이 행동을 하려다 보니 현실적으로는 한계에 부닥치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결과적으로 이 어머니는 공격성이 많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으로부터 아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경주해 왔는데 반대로 아들이 이제는 자신이 두려워하는 공격적인 사람이 되어 자기가 아들에게서 폭력을 당해야 하는 신세로 되었다.
이렇게 엄마가 주위 세상의 신호를 왜곡하고 양육시에 너무나 과보호?를 하는 경우에는 자녀들이 엄마와 가지는 애착 관계에 영향을 주어서 세상에 대한 견해를 가지는데 영향을 끼치고 이것이 그들의 심리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가지 충격적인 것은 그 소년을 경찰서에서 면담하는데 자신이 경찰서에 체포되어 있다는 것에 대해서 무척이나 안심해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소년은 자신이 그렇게도 두려운 폭력적인 사람이 되어가는 것에 대해서 자신도 불안해졌을 것이고 거기서 자신을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은 어쩌면 경찰에 체포되어 있는 것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또한 자신이 이제는 어머니로부터 애정을 받지 못하고 어머니가 싫어하는 사람이 되어 간다는 사실이 심각한 불안을 일으켜서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과도한 요구를 하거나 더욱 더 폭력적이 될 수 있다. 이렇듯 주변 상황에 특히 대인관계에 있어서 왜곡된 신호를 받아 들이는 사람들은 자녀와의 애착 형성에 심각한 장애를 겪을 수 있고 이것은 또한 자녀들의 행동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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