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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룡의 미디어창 - 김종빈 검찰총장님께
코리안위클리  2005/09/29, 02:16:51   
MBC ‘브로커 홍씨’ 사건 자체 징계 보셨습니까  

김종빈 검찰총장님께.
안녕하십니까.
지면관계상 용건만 간략하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X파일 사건’과 관련하여 검찰조직이 지나치다 싶을만큼 많은 비판과 상처를 받았습니다. 아마 누구보다 김총장께서 이 점을 가장 안타까워 하리라 믿습니다. 또한 언론의 일방적이고 반복적인 비판·비난 보도에 내심 속도 상하고 많이 불편했으리라 미루어 짐작합니다.
일선 평검사는 물론이고 간부급 검사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 불만은 언론의 비난성 보도에 주로 기인했지만 이를 반영한 여론에 비친 ‘떡값’ 검사상, 불신과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한 검찰상에 대한 안타까움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심지어 한 부장검사는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무작위로 CCTV를 설치하여 한번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울분을 쏟았습니다. 일부의 정치적 사건과 일부의 의혹 사건이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 성실한 검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정당한 권위마저 훼손하는 듯하여 심각한 문제로 여겨졌습니다.
일부 ‘삼성장학생’ 의혹을 받는 검사들 때문에 많은 검사들이 도매금으로 신뢰감을 잃는다는 것은 부당합니다. 일부 ‘떡값’ 검사들로 인해 조직 전체가 불신과 질시 속에 국민적 지탄과 비판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는 검찰조직 전체를 욕되게 하는 것이고 나라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이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바로 현직 검찰총장에게 있다고 믿습니다.
저에게 ‘MBC 금품 및 향응수수’ 관련자에 대한 자체징계 이야기와 함께 검찰조직이 올바른 이미지를 정립할 수 있도록 몇가지 건의를 드릴 수 있도록 잠깐 시간을 좀 주십시오. 이는 말없는 다수 검사들의 바람이기도 하다고 믿습니다.
현재 검찰조직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으며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대화의 첫 출발점이 돼야 합니다. 이것은 X파일 사건과 관련하여 특종 취재를 하고도 보도하지 못하다 뒤늦게 <조선일보>가 보도하니 따라서 뒤늦게 보도한 용기없는 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검찰조직이나 공영방송사나 국민의 신뢰와 정당한 권위를 잃어버리게 되면 설자리가 없어지고 다른 조직이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럼 현시점에서 검찰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 검찰내부에 재벌 삼성으로부터 ‘뇌물성 자금’(저는 떡값이라는 표현을 앞으로 이렇게 부르겠습니다)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검사들의 내역을 밝히고 필요하다면, 옷을 벗겨야 합니다.
의 경우 ‘브로커 홍씨’로부터 수백만원대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관련자 3명에 대해서는 해고라는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가서 술값 수백만원 정도 나온 것 때문에 옷을 벗었다면 당사자들의 경우 분명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방송역사상 이런 전례가 찾기 힘들 정도의 강력한 자체 징계입니다. 최종 수사결과와는 무관하게 조직의 신뢰를 회복하고 자체 정화의 차원에서 취한 불가피한 조처였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난 7월 X파일이 보도됐을 때 검찰은 삼성의 뇌물성 자금에 연루된 의혹검사들에게 대해서는 어떻게든 내부조사를 벌이겠다고 김총장께서 말씀하신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그런데 9월이 오기까지 소식이 없습니다. 내부조사도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고 확인이 오래 걸리는 것입니까. 말못할 내부사정이 있는 것입니까. 시간을 끌수록 검찰에 불리해질 것입니다.
-검찰이 관련된 X파일에 대한 진실을 공개하지 못하니 2차, 3차문제가 파생되고 있으며 검찰의 뇌물성 자금 수수가 기정사실화되고 있습니다. 즉각 자체조사 결과를 공개하셔서 더 이상의 불필요한 사회적 소란과 권위 실추를 막아야 합니다.
문광부가 최근 언론중재위원을 추가로 선임하는 과정에 삼성의 뇌물성 자금을 받은 인사가 포함됐다며 전국언론노동조합에서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거부의사를 밝혔습니다. 문광부는 ‘문제없다’는 식으로 공방전을 펼치고 있지만 자칫 언론중재위원회마저도 ‘X파일’ 사건에 연루될 것 같습니다. 자체조사, 감찰까지 벌인 검찰이 더 이상 침묵으로 일관한다는 것은 무책임하거나 비겁한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습니다.
-삼성의 뇌물성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인사 7인’의 진실을 밝혀서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는 검찰상을 심어줘야합니다. 검찰조직이 한국 사회에서 최고의 수사기관임은 주지의 사실이며 검찰의 발표는 진실로 믿습니다. 노회찬 현역 국회의원이 이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삼성 내부자의 제보에 의해 명단을 작성했다며 밝혔고 이를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이들의 일부는 이미 노의원을 상대로 민·형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혹의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삼성장학금’을 부인하고 있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의원은 ‘나를 고소하여 진실을 밝히라’고까지 호언장담하고 있습니다. 검찰의 수사는 이제 불가피한 상황으로까지 왔습니다. 현재의 사안은 자체감찰 결과를 내부적으로만 쉬쉬할 때가 아니라고 봅니다. 사실이 아니라면 이들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도 공개해야 하고 사실이라면 검찰조직을 위해서라도 밝혀야 합니다.
-자율규제시스템이 살아움직이고 있다는 믿음을 주셔야 합니다. 검찰조직만큼 국민의 절대적 신임과 최소한의 권위를 요구하는 조직도 없습니다. 검찰 내부에는 자체적으로 조사, 징계할 수 있는 감찰조직이 있지만 ‘제식구 감싸기’란 비난을 더 많이 받아왔습니다. 한국처럼 온정주의가 만연한 곳에서 감찰부의 존재란 사실 그 한계를 곳곳에서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검찰조직뿐만 아니라 행정부 대다수 조직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점입니다.
그러나 검찰조직은 다릅니다. 법집행을 수행하는 최고기관에서 위법, 탈법, 불법한 일을 벌였을 때 누가 수사하고 누가 징계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자체 감찰과 징계의 질서는 어느 조직보다 엄정하게 이루어져야 하지만 보시다시피 자체 감찰로 파면, 해고당한 검사가 몇이나 됩니까. 검사들이야 옷을 벗어도 변호사를 할 수 있는 특권이 있습니다. 그러나 해고당한 기자들의 경우 갈 곳이 없습니다. 따지고 보면 얼마나 가혹한 자체 징계조처를 취했는지 짐작이 갈 것입니다. 그것도 검찰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대가성없는 떡값’ 수준의 금품일 뿐입니다.
-더 이상 검찰조직의 이미지가 훼손당하지 않도록 홍보전략이 필요합니다. 기억하십니까. 김대중 대통령 시절 ‘옷로비 사건’으로 김태정 검찰총장이 흰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던 당시의 일그러진 검찰상. 진실을 밝히겠다던 검찰이 손을 댔다고 하면 의혹이 더 커지던 시절의 불신받던 검찰상. 그러나 참여정부가 들어서고 송광수 검찰총장이 실추된 검찰상을 바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모습.
송총장 취임 후 대검찰청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수사는 부실수사로 지탄을 받았던 나라종금 로비의혹사건. 검찰은 당시 대통령의 최측근이던 안희정씨와 염동연씨를 기소, ‘독립검찰’로 나가는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조직으로 발돋움한 것은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거치면서였습니다. 역대 정권에서는 감히 생각할 수조차 없었던 ‘살아있는 정권’에 대한 대대적 사정이 이뤄진 것이지요. 국민이 송총장에게 꽃다발과 환호를 보내던 추억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검찰총장도 검사도 존경받고 신뢰를 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권위가 서고 조직원들도 힘들지만 보람있게 근무에 임할 것입니다.
더 이상 소수의 폐악이 조직 전체의 위상을 흔들고 이미지를 실추시키도록 침묵으로 일관해서는 안됩니다. 언론의 일방적 보도에 불만이 쌓여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송총장의 바톤을 이어받은 김총장님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쥬’를 실천하지 못하는 자에게는 단죄를, 억울한 자에게는 정의의 환호를 보낼 수 있는 신뢰와 권위의 조직으로 위상을 재정립하시기를 진심으로 빕니다.
감사합니다.


김창룡 교수
인제대학교 언론정치학부
cykim2002@yaho.co.kr

김창룡교수는 영국 런던 시티 대학교(석사)와 카디프 대학교 언론대학원(박사)을 졸업했으며 통신 서울특파원과 국민일보 기자,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 인제대학교 언론정치학부 교수 겸 국제인력자원연구소 소장으로 재직중이다. 1989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1991년 걸프전쟁 등 전쟁 취재경험이 있으며 <매스컴과 미디어 비평>등의 저서와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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