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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움받는 코피노’ 더 이상 없었으면
코리안위클리  2011/02/16, 13:24:28   
본지 2월 3일자(1004호) 14면에 실린 <한인 유학생 아빠에 버림받은 ‘코피노들의 설움’>를 읽고 박경희 씨(Kay Beatton·켄트 거주)가 보내준 투고입니다. 박씨는 어린이들을 위한 글과 그림을 그리며 칠드런스북www.childrensbooks.uk.com이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책임 느끼고 금전적인 도움 줘야 … 한국인에 대한 국가적·민족적 분노 우려

저는 정말 오랫만에 런던근처에 있는 한인 동네 뉴몰든에 남편이랑 같이가서 김치도 사고 간장도 사고 김밥도 사 먹으면서 가계 앞에 잔뜩 쌓여 있는 한인 신문을 하나도 빼지 않고 다 가져왔지요.
고국 소식을 한글로 읽으며 저는 마치 큰 휴가라도 받은 것처럼 세상 모든 걱정이나 문제는 잠시 잊고 그저 아무도 없는 하얀 모래 사장에라도 누워 파도소리를 즐기듯 우리 집 소파에 누워 하나 둘 신문 기사들을 읽기 시작했답니다.
요즘 안그래도 조카와 제가 일하는 병원에 다니는 네팔 아가씨가 준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그동안 녹슬었던 한국말이 점점 살아나 기뻐하던 중이라 하나하나 읽는 한국신문은 정말 정겨웠어요. 그래서 밤 늦도록 기사의 이것 저것하며 여러 광고들까지 놓치지 않고 읽고 있었지요. 제가 즐거워하는 것을 본 남편도 행복해 하면서, 제가 늦게까지 깨어있을 것을 짐작하고 먼저 잠자리에 들어갔지요.
참 좋은 남편을 만난 저는 삶이 주는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도 항상 행복한 마음으로 살고 있지요.
그렇게 신문을 읽다가 ‘코피노’ 라는 기사를 보고는 경악했답니다.
어쩌면 우리는 역사의 아픔을 통해 배운 것 하나 없이 재 반복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제가 알기로는 옛날 일제시대 때 치욕을 받은 언니들께서 아직도 그것을 잊지 못하고 일본 사람들의 사죄를 받기 원한다는 말을 들었고, 멀지 않은 옛날, 미국 군인들과 관계를 가진여인들은 ‘양년’이라는 모욕을 받으며 자랐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튀기’라는 이름으로 사회의 멸시를 받고 자랐지요.
그래서 제가 외국인과 결혼할 거라고 했을 때 우리 어머니는 울며 불며, 저를 말리려고 하셨지요, “얘야, 차라기 한국인 거지가 외국놈 보다 낫다!” 라고 하시면서요.
하지만 저와 결혼한 크리스는 진정으로 많이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남편이자 너무도 자상스런 아이들의 아빠랍니다. 우리가 결혼한지 벌써 28주년이 넘었는데도 우리의 사랑과 서로에 대한 존경은 날로 더해지는것 같아서 우리는 이제 둘도 없는 연인이고 부부이자 가장 친한 친구랍니다.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는 엄마와 아빠를 보고 자라면서 자신들도 그런 사랑의 동반자를 만나리라 생각하고 있지요.
큰딸은 벌써 영국인과 결혼해서 지금은 둘다 한국에서 원어민 선생님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구요. 시간이 나면 서울에 계시는 할머니를 찾아가 서로 통하지도 않는 말을 떠듬떠듬 몸짓, 손짓까지 해가며 인사드리고 해 주시는 밥도 먹고 하니, 그렇게 외국사위를 얻어 부끄러워 하시던 우리 어머니가 이제는 말도 안 통하는 손녀와 사위가 보고 싶으시다며 언제 또 내려올 것이냐고 물으시지요.

코피노라는 이름의 아이들을 남겨두고 책임은 커녕,
고국에 돌아와서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사는 사람들이
일제시대의 군인들이나 지금도 간음을 일삼는
콩고의 무지식한 사람들과 뭐가 다를까요.
단지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삶에 아픔과 증오심 만을 심어준다는 것과
또 한국이라는 나라의 이름에 똥칠을 하는 것일 뿐이지요

제가 이글을 쓰는 것은 제 자랑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코리안위클리에 실린 코피노에 대한 소식이 유학생들과 외국 출장 자주 나가시는 분들에게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욕심같아서는 한국 정부나 일반인에게도 더 많이 알려져서 그런 일이 가능한 없어지고, 또 그 아이들을 낳은 아빠들이 어떻게든 코피노의 엄마와 아이들을 금전적으로나마 도와줄 수 있는 방법도 알아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해요.
코피노라는 이름의 아이들을 남겨두고 책임은 커녕, 고국에 돌아와서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사는 사람들이 일제시대의 군인들이나 지금도 간음을 일삼는 콩고의 무지식한 사람들과 뭐가 다를까요. 단지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삶에 아픔과 증오심만을 심어준다는 것과 또 한국이라는 나라의 이름에 똥칠을 하는 것일 뿐이지요.
식민시대에 살지 않았던 우리 세대도 일본인에 대한 잠재적인 증오와 분노를 아직도 갖고 있듯이 자기나라 여인들과 엄마들을 아프게 하고 상처를 주고도 모른 체하는 한국인에 대한 국가적, 민족적인 분노가 생길 것이 염려되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저는 현재 영국 공립정신병원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대부분의 성인들은 어렸을 때 받은 박해나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힘들게 살다가 병들어 치료를 받으려 하나 그 멍들고 부서진 마음과 영혼은 거의 치유가 어렵답니다.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나 할머니가 되어서도 옛날 일본 식민시대의 아픈 모욕을 말씀하시는 우리 언니와 누나, 어머니들처럼 말이지요.

코피노 (KOPINO)는
한국인과 필리핀인 사이에 태어난 아이란 뜻의 ‘코피노’(KOPINO·Korean+Phillippino)는 이제 필리핀에서 버려지는 아이들이란 뜻으로 쓰이고 있다. 7, 8년 전 1000여명에 불과했던 코피노는 최근 1만명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10년 약 70만명의 한국인이 필리핀을 찾았고 한국은 필리핀 방문 1위국이 됐다. 특히 필리핀이 어학 연수 메카로 자리 잡으면서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 유학생이 코피노 아버지인 경우도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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