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까지 나선 성차별 비난에도 “남자회원들만의 사적인 클럽”
“아무리 항의를 하셔도 여자 회원은 받아들이지 않겠습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의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골프대회를 주최하는 명문 골프장 오거스타내셔널이 여성회원 가입 허용 요구를 끝내 일축했다. 이 골프장의 후티 존슨 회장은 최근 잇따른 미국 언론과의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로서는 여성 회원을 받아들일 용의가 없다”고 말했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지난 7월 마사 버크 미국 여성단체연합회장이 “이 골프장이 여성 회원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명백한 성차별”이라고 비난한 후 각계로부터 지금까지 고수해온 ‘금녀 정책’을 포기하라는 압력에 시달려 왔다.
특히 마스터스를 3회 우승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까지 여성 단체들의 입장을 지지해 더욱 곤혹스런 처지가 됐었다.
그러나 존슨 회장은 “오거스타 내셔널은 남자들만의 사적인 골프클럽”이라고 주장하고 성차별 논란에 대해서도 “보이스카우트에서 여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성차별이란 주장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존슨 회장은 마사 버크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그를 가리켜 ‘이 여자’ ‘저 여자’ 등으로 표현하면서 “그는 도대체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웃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언론의 접근을 기피하던 과거의 폐쇄적인 관행을 깨고 최근 미디어 자문역을 고용하고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등 여성단체의 압력에 대해 역공을 취하기 시작했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최근 워싱턴DC에 위치한 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전체의 60%에 이르는 응답자가 현재의 ‘금녀 정책’을 고수해야 한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존슨 회장은 사상 처음으로 회장실까지 기자들에게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존슨의 방에는 그와 40년 동안 이 클럽 회장을 맡았던 클리퍼드 로버츠의 사진, 그리고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그린 ‘구성’ 보비 존스의 그림 등이 걸려있었다고
통신이 전했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1934년 존스와 저명한 금융인 로버츠가 함께 지은 골프장으로, 미국 백인들의 보수성을 대변하는 곳으로도 명성이 높다.
1975년 마스터스에 출전한 최초의 흑인인 리 엘더에게 정문 출입을 금지해 주 방위군이 동원된 적도 있었으며, 90년 ‘흑인을 출입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인종차별로 명백한 위헌’이라는 판결을 받은 후에야 흑인 회원을 받기도 했다.